하루 / 신용목
눈앞에 어둠이 있으면 어둠의 나이를 묻는다,
넌 아기 같구나
하루가 보면 꼰대 같다고 하겠지만
아기 같은 어둠이라면
참지 못하지,
꼭
아기 같은 슬픔
아기 같은 절망
같아서
해맑은 밤의 얼굴이 보고 싶어서 불을 지피면 금세
늙어서
하얗고 가는 어둠의 손가락이 끝없이 자라나 별 하나를
지우는 것을 본다
악몽의 문지기들이 저 날카롭고 뾰족한 생기로 지키고
있는
아침이
냉동고 문을 열듯 하루를 꺼낸다
- 시집 <우연한 미래에 우리가 있어서> (문학과지성사,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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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용목 시인
1974년 경남 거창 출생, 고려대 국문과 및 동 대학원 졸업
2000년 《작가세계》 등단.
시집『그 바람을 다 걸어야 한다』『 비에 도착하는 사람들은 모두 제시간에 온다』『우연한 미래에 우리가 있어서』등
산문집『우리는 이렇게 살겠지』
2008년 시작문학상 수상, 2015년 노작문학상, 2017년 백석문학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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