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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닥의 말 / 오영숙

작성자군불|작성시간26.06.22|조회수9 목록 댓글 0

 

바닥의 말 / 오영숙

 

나를 밟지 않고 가는 이 아무도 없을 겁니다

태초부터 내 몸은 바닥이었으니까요

 

깊은 생각에 잠긴 듯

묵묵히 앞만 보고 걸어가는 수행자도 있고

괜스레 애꿎은 돌부리를 걷어차는 이도 있지요

토해내지 못한 응어리가 울컥 솟구치던 걸까요

 

휘파람을 불며 활기차게 걷는다면

나 또한 경쾌한 봄의 리듬을 탈 텐데

고개를 푹 숙인 채 눈물 뚝뚝 떨어뜨리며 가는 이

무슨 말 못 할 사연이 있는 걸까요

 

수많은 사람 제각기 다른 무늬로

암호처럼 새겨놓은 발자국들

그들의 가슴 속에 품고 있는 침묵, 

 

나는 절대로 누설하지 않을 겁니다

기쁨과 슬픔, 이 한 몸에 간직한 채

더불어 살아갈 것입니다

끊임없이 

 

 

시집『바닥의 말』(현대시학,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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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영숙 시인

경북 김천 출생, 한국방송통신대 국문학과 졸업

2016년『시문학』등단.
시집 『꿈꾸고 싶어요. 나는 아직도』『바닥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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