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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이 시 속에서 / 문정희

작성자군불|작성시간26.06.23|조회수11 목록 댓글 0

 

지금 이 시 속에서 / 문정희

 

지금 이 시 속에서 흘러나왔으면

푸른 음률 안단테 칸타빌레

소나기 소리 여름 새소리

 

먼 산으로 넘어가는 해

그 아래에 한 시인이 돌 속에 촛불 하나 새기고

상처를 반짝이는 시간

 

지금 이 시 속에서 흘러나왔으며

맑은 거울

물방울 굴러 나왔으며

 

거기 울고 있는 짐승에게

숲은 침묵을 가르쳐주고

우물을 들여다보듯이

당신이 이 시를 환히 들여다보았으면

 

시인이 돌에 새기다만 촛불은

아직 봉헌되지 않았지만

강물 속 천사의 그림자처럼

나무들이 춤출 때

눈을 뜬 나방들은 그리움이라는 병을

사방사방 퍼뜨렸으면

 

날카롭게 꺾인 절벽이 내려앉은 몸 위에

레코드판처럼 바늘 하나 얹으면

웃음소리 햇살 소리 알레그로 비바체

지금 이 시 속에서 흘러나왔으면

 

 

-『문학청춘』 2026년 여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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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정희 시인
1947년 전남 보성 출생. 동국대학교 국문학과 및 동 대학원 졸업, 서울여자대학교 대학원 문학박사
1969년 《월간문학》 등단.
시집『작가의 사랑』『눈송이처럼 너에게 가고 싶다』『그 끝은 몰라도 돼』늑대처럼 싱싱하게 울고 싶었다등 
시선집 『지금 장미를 따라』.
영역시집 『Wind Flower』 외 .
1996년 소월시문학상, 2013년 육사시문학상, 2015년 목월문학상, 대한민국문화예술상, 2023년 공초문학상 수상.
동국대 석좌교수, 고려대 문창과 교수 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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