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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찬일의 시

의령 부자 길과 정 암 나루 트레킹.

작성자경주남산|작성시간26.06.18|조회수24 목록 댓글 0

의령 부자 길과 정 암 나루 트레킹.

인간의 욕망은 무한하며 빅뱅이다. 도저히 헤아릴 수 없는 미지의 우주 지금도 엄청난 속도로 팽창하고 있는 우주의 어마어마한 힘 속에 인간의 욕망도 섞여 있는지 모른다. 그런 인간의 끝 간데없는 욕망 중 가장 원하는 욕망의 뼈대는 부귀와 영생이다. 인간의 처절한 다툼은 부귀를 향한 욕망이 서로 충돌하여 빚어지는 것이다. 부귀는 인간 스스로가 만드는 것이고 부귀를 향한 기도나 기원도 인간 스스로가 만드는 환상적인 힘이고 믿음이다.

의령 정곡면에 있는 월령 천변을 따라 만든 월척 기원 길은 의령 부자길 들머리다. 조금 걸어가면 누런 월령 천물이 얼마나 마음을 따뜻하게 한다. 여기저기에 낚시하는 태공들도 보인다. 왠지 여유롭고 풍요로운 감정이 돋아난다. 풍수에서 물은 돈이고 재물이다. 저렇게 누런 흙물이 갈대를 키우고 피리 붕어 갈겨니 버들치를 기른다. 쇠백로 왜가리가 한가로이 먹이를 뒤적이는 저 작은 강은 먹이사슬의 톱니바퀴로 흐른다. 강바람이 불어오자 강가에 자라는 수초가 아름답게 몸을 흔든다. 바람은 수초를 눕혀다가 일으키고 강물에 곰보 유리알 같은 무늬를 그리며 빠져나간다. 둑 방을 벗어나 들판 길에 든다. 하늘이 방목하는 대지를 뜯어먹고 되새김질하면서 햇빛은 들판에 누웠다. 들판 길은 진짜배기 맛이 나는 길이다. 자기로 돌아갈 수 있는 텅 빈 길이다. 저 들판에는 무언가가 있다. 어떤 무형의 숨겨진 환영이 있다. 쉬지 않고 내 속의 욕망을 빼앗아가는 그런 약탈의 에너지가 있다. 황금의 벼를 추수하고 들판이 제 모습을 드러내듯이. 내 속의 황금빛 욕망이 사라질 때 나의 제 모습이 드러난다. 허허로운 이 길은 자기를 찾을 수 있는 참 마음의 부자 길인지 모른다.

월척 기원 길이 끝나고 금강교 다리를 건너 오르막을 오르면 이내 탑 바위가 나타난다. 데크로 전망대를 만들어 놨다. 유장하게 흐르는 남강과 함안 법수 방향 더 넓은 평야가 시야에 들어온다. 가슴이 탁 트이는 해방감과 생활의 사슬에서 풀려나는 카타르시스를 느낀다. 이것만해도 부자가 된 기분이다. 임진왜란 시 진주성 의암에서 왜 돌격장 게야무라 로쿠스케를 안고 푸른 남강에 몸을 던진 주 논개의 붉은 혼을 담아 흐르는 저 남강. 그때 마침 작은 배 한 척이 강을 지나고 있다. 오전의 햇살을 되쏘며 산하를 굽이굽이 돌아 흐르는 저 강은 한 폭의 동양화다. 강 건너 법수 너른 들녘의 수려한 풍경에 감탄을 금치 못한다. 정성껏 빌면 하나의 소원은 꼭 들어준다는 탑 바위는 매우 특이하여 마치 떡시루를 쌓아놓은 것 같다.

탑 바위에는 다음과 같은 전설이 전해온다. 옛적 탑 바위에는 암 바위 수 바위로 두 개의 바위가 있었다. 그런데 탑 바위에서 보면 강 건너인 함안 백산마을에서 장애아가 자꾸 태어났다. 견디다 못해 마을 사람들이 어느 도인을 찾아 가 물었다. 도인은 강 건너 있는 의령의 두 개 탑 바위 때문이라고 하였다. 탑 바위 하나를 부수어야 재앙이 없어진다고 했다. 이에 백산마을 장정 일곱 명이 강을 건너와 탑 바위 하나를 부수었다. 그 후 탑을 부순 장정 중 두 명은 강물에 빠져 죽고 다섯 명은 병으로 죽은 후 백산마을에 장애아가 태어나지 않았다. 는 것이다. 두 개의 탑 바위가 서로 상충할 때는 재앙이 나타나다가 하나의 탑바위만 남자 영험이 나타났다는 이야기다. 왜 이런 도깨비 노름 같은 알록달록한 전설이 마을에 남아 전해오는지 아무튼 하나의 소원은 꼭 들어준다는 안내판의 설명을 본다. 탑 바위를 되돌아 나와 비구니 수도 도량인 불양암에 간다. 암벽으로 된 절벽 공간에 제비집처럼 아슬아슬하게 불양암이 있다. 탑바위와 불양암은 영험이 있는 기도처로 인근에 알려져 있다. 불양암 탐방을 마치고 지척에 있는 호미 산성을 오른다. 호미산성은 남강 변의 자연 절벽을 효과적으로 이용하여 산봉우리를 중심으로 9부 능선에 흙과 잡석으로 쌓은 테뫼식 산성이다. 지금은 정상 언저리에 200미터 가량 흔적이 남아있다. 가야의 산성일 거라고 추측을 한다. 임진왜란 때는 곽 재우 홍의장군이 유격전을 펼쳐 왜적의 서부 경남 진출을 저지한 유서 깊은 산성이다. 남강과 월령 천을 양쪽 해자로 이용하여 요새를 만들어서 이 고장을 지킨 호미 산성. 늦가을 햇살이 전신을 토닥여 주는 호미산은 골고다 언덕처럼 소담하고 경건하다. 산성은 악으로부터 선을 지키는 사랑이다. 무덤이 즐비한 호미 산성은 사랑과 죽음이 스크랩을 짠 공간이다. 성과 무덤이 상징하는 사랑과 죽음은 인간의 영원한 키워드다. 다시 걷는다.

산줄기 끝자락에 있는 호미 마을에는 당산나무 그리고 할배 돌과 할매 돌이 있다. 마을에 길흉이 있을 때 당산나무 할배 돌에는 돼지머리 위 뼈를 마을에 있는 할매 돌에는 돼지머리 턱뼈를 묻어 제를 지내고 마을의 안녕과 번영을 기원한다. 마을에 제단까지 있고 지금도 제를 지낸다고 한다. 호미 마을을 지나 들머리였던 월현 천 반대 제방으로 해서 돌아나간다. 띄엄띄엄 낚시꾼들이 보인다. 물고기를 낚는 것은 세월을 낚는 것이다. 꿈속의 단막극 같은 인생에서 세월을 미끼로 세월을 낚는 기회가 몇 번이나 있겠는가. 당신이 낚아 올린 고기는 세월의 분신이고 그 끝은 소멸이다. 생사고락도 세월의 강물 따라 떠내려가고 오늘의 트레킹 이 또한 지나가리라. 어느덧 날 머리가 아삼하게 보인다.

의령 부자 길은 한 바퀴 돌고 나면 흐뭇하고 마음이 부자가 되는 즐거운 길이다. 이 길에는 월현 천의 철새와 낚시꾼 탑 바위 불양암 호미 산성 호미마 을이 있다. 걸어오는 등 뒤에서 호미 산이 뒷덜미를 당기는 것 같다. 마치 대 속의 피가 스민 골고다 언덕 같은 호미산은 신의 부재로 고통받는 우리에게 성육신인 그리스도의 환상을 느끼게 한다. 호미산은 갓 푼 햅쌀밥에서 모락모락 피는 김 같은 생명력을 가진 종교적인 몽환이 있다. 정곡마을에 돌아와 호암 이병철 회장님 생가를 관람한다. 호암 이병철 회장님은 거인이시다. 오로지 나라와 민족을 사랑하고 경제로서 국은에 보답한 경세제민을 이룩한 역사의 큰 인물이다. 이쯤에서 이 십리 길에 있는 정암 나루로 이동한다.

정암 나루에 가면서 의령군청 소재지에 있는 종로식당에 자리해 점심을 먹는다. 늦가을 선선한 바람 헤집고 하얀 김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시골 장터 왁자지껄하게 입이 바쁜 그 집 종로식당은 본가 이대 50년 전통의 쇠고기 국밥집이다. 국산 누렁이 황소 갈비살 양지살 뱃살 삶아 국거리와 수육 더 넣어 가마솥에 팔팔 끊여내는 벌 얼건 국밥을 뚝배기에 담아내면 먹기도 전에 침이 먼저 목구멍에서 요동친다. 오일장 보고 시장한 뱃구레에 구시한 국밥 냄새가 쫄래쫄래 허리띠를 졸라매는데 숫제 환장할 지경이다. 상이 나오자 말자. 입천장 데어가며 후루룩 후루룩 마구잡이로 퍼먹는데 정신을 차리지 못한다. 그 옛날 장터 그 집은 과거 박정희 대통령 전두환 대통령이 오셔서 구수한 국밥을 뚝딱 뚝딱 게 눈 감추듯이 자시고 가셨다고 대통령 국밥집이라 부르기도 한다. 쇠고기 국밥은 의령의 3대 음식 반열에 올랐고 늦가을의 서늘함을 잠재우는 맛의 강펀치를 가지고 있다. 게트림하며 식당 밖으로 나오니 늦가을 해가 벙긋벙긋 웃는다. 여기서 3km 승용차로 5분 거리인 정암 나루로 간다.

남강 나루터인 정암 나루는 의령의 관문으로 역사적인 숨결이 있다. 1592년 임란에 곽 재우 홍의장군과 의병이 침공하는 왜적을 격퇴한 승전의 명소다.그러나 안내판에는 이렇게 적고 있다.

곡식 재물을 뜻하는 정 암(솥 바위)은 세 개의 발 같은 기둥이 있다. 이것으로 정승에 버금가는 세 사람의 큰 부자가 태어난다는 전설이 있다. 이에 화답하듯이 정암에서 이 십리 길에 이병철 삼성 그룹 회장이 시오리 길에 엘지 구인회 회장이 십리 길에 효성그룹 조홍제 회장이 태어났다. 의령군민은 정암을 큰 보물 솥단지로 여긴다. 이쯤이면 어찌 전설이 백일몽 같다고 하겠는가. 새 에너지로 충전된 하루가 간다. 재물 부자는 걱정을 짊어지고 가고 마음 부자는 행복을 짊어지고 간다. 부자 길은 마음의 부자가 되는 길이기도하다. 재물 부자도 좋지만, 마음 부자가 더 좋다고 전해라. 의령 백세인생이다. 소망과 꿈을 품고 황금의 늦가을 의령 부자길 트레킹을 부자 마음으로 마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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