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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사는 이야기

내 인생의 시나리오

작성자이생기심|작성시간26.06.09|조회수31 목록 댓글 1

[ 내 인생의 시나리오 ]

 

1975년 3월 24일 미국 오하이오주 리치필드 콜리세움에서 세계 헤비급 타이틀 매치가 열렸습니다. 챔피언은 무하마드 알리(Muhammad Ali)였고 도전자는 척 웨프너(Chuck Wepner)였습니다.

 

당시 33세였던 알리는 조지 포먼을 꺾고 세계 헤비급 챔피언 타이틀을 되찾은 직후여서 전성기와 맞먹는 기량을 갖추고 있었습니다. 이에 반해 36세의 웨프너는 낮에는 술 외판원으로 일하며 밤에만 링에 오르는 무명의 클럽 파이터(club fighter)였습니다.

 

도박사들의 예상대로 처음부터 경기는 알리의 우세 속에 진행되었습니다. 알리는 ‘나비같이 날아 벌처럼 쏘며’ 웨프너의 얼굴을 붉게 물들였습니다. 웨프너는 무수한 펀치를 맷집으로 견뎌내며 알리를 계속해서 거칠게 몰아붙였습니다.

 

일방적으로 흘러가던 경기에 반전이 일어난 것은 9라운드였습니다. 9라운드 중반, 웨프너가 전진하며 알리의 옆구리에 강력한 오른손 보디블로를 꽂아 넣었습니다. 이 순간 알리가 중심을 잃고 뒤로 넘어졌습니다.

 

알리의 통산 네 번째이자 마지막으로 당한 다운이었습니다. 잔뜩 자존심이 상한 알리는 독이 오른 상태에서 특유의 번개 같은 콤비네이션을 웨프너에게 퍼부으며 경기를 끝내려고 했습니다.

 

웨프너는 코뼈가 부러지고 양쪽 눈덩이가 찢어져 얼굴이 피범벅이 되었음에도 정신력으로 버티며 계속 반격을 시도했습니다. 무명 복서의 상상을 초월한 투지에 관중들은 열광하기 시작했습니다.

 

드디어 15라운드의 벨이 울렸습니다. 마지막 3분을 버티기 위해 웨프너는 최선을 다했습니다. 하지만 경기 종료 19초를 남겨두고 웨프너의 턱에 알리의 펀치가 정확히 꽂혔습니다. 웨프너는 초인적인 의지로 다시 일어서려 했으나 심판 토니 페레즈는 그가 더 이상 경기를 지속할 수 없다고 판단하여 경기를 중단시켰습니다.

 

이렇게 해서 복싱 역사상 가장 극적이고 인간미 넘치는 명승부의 하나가 탄생하게 됩니다. 척 웨프너는 비록 경기 종료 직전에 TKO로 패했지만 전 세계 복싱 팬들에게 엄청난 감동을 안겨주었습니다.

 

 

이날의 경기를 TV를 통해 지켜본 스물아홉 살의 배우 지망생이 있었습니다. 그는 무수히 많은 오디션을 봤으나 배우 경력에는 아무런 진전이 없었습니다. 그의 통장에는 106달러밖에 남아 있지 않았고, 사료를 살 돈이 없어서 자신이 키우던 개를 팔아야 할 처지에 놓여 있었습니다.

 

그 역시 알리와 웨프너의 복싱 경기를 보고 엄청난 감동을 받았습니다. 별 볼 일 없는 복서가 역사상 가장 위대한 복서들 중의 한 사람에 맞서 끝까지 싸운 것입니다. 이 놀라운 인간 정신의 승리에 감동 받은 이 배우는 단 사흘 만에 영화 대본을 완성하게 됩니다.

 

여느 때와 같이 배우 오디션에서 퇴짜를 맞고 문을 나서던 어느 날, 그는 느닷없이 몸을 돌려 방 안에 있던 영화 프로듀서들에게 자신의 영화 대본 얘기를 했습니다. 그의 얘기에 흥미를 느낀 프로듀서들은 그의 시나리오를 읽어보고 2만 5천 달러에 판권을 사겠다는 제안을 했습니다.

 

하지만 그 배우는 자신을 그 영화의 주연으로 출연시켜 주어야만 판권을 팔겠다고 고집을 부렸습니다. 프로듀서들은 그 배우의 요구 조건을 협상 전략으로 오해했고 더 높은 판권 인수 비용을 제안했습니다. 판권 가격은 10만 달러, 25만 달러, 마지막으로 36만 달러까지 올라갔지만 그 배우는 요지부동이었습니다.

프로듀서들은 결국 그 배우의 고집을 꺾지 못하고 적은 예산을 들여서 그 배우가 주연을 맡는 영화를 제작하기로 했습니다. 그 배우는 제작비를 줄이기 위해 자기 아버지와 형, 아내 등 가족은 물론이고 심지어 돈이 없어서 팔려고 했던 애완견 버커스까지 영화에 출연시켰습니다.

 

단 28일 만에 촬영이 끝난 이 영화는 모두의 예상을 뒤엎고 세계적인 성공을 거두었습니다. 흥행 수입은 2억 2,500만 달러에 달했고 1977년에 아카데미 최우수 작품상 등 3개 부문을 석권했습니다. 그 영화의 이름은 ‘록키’이고 그 배우의 이름은 '실베스터 스탤론(Sylvester Stallone)'입니다.

 

이 세상에는 자신이 구상한 시나리오의 주연으로 삶을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이 많지 않습니다. 대부분의 사람은 그저 남이 쓴 시나리오의 조연으로 살아갈 따름입니다. 물론 성실한 조연으로 살아가고 있는 일반인들의 삶 자체가 잘못되었다고 얘기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자신이 쓴 시나리오의 주연이 되고 싶은 꿈을 여전히 버리지 못하고 있는 분들도 많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 꿈을 포기하지만 않는다면 내가 주인공이 되는 ‘내 인생의 시나리오’는 언젠가 완성될 수 있을 것입니다. 정년퇴직 전이든, 정년퇴직 이후이든 간에 그 꿈은 반드시 이루어질 거라고 굳게 믿습니다.

 

(사)지역산업입지연구원 원장 홍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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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이산오 | 작성시간 26.06.09 흥미롭게 읽었습니다. 감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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