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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사는 이야기

▷한가위와 달(月)◁

작성자이생기심|작성시간20.10.03|조회수46 목록 댓글 1

 

▷한가위와 달(月)◁


"보름달이 내뿜는 천상(天上)의 푸른빛은 모든 인류 역사를 통틀어 열정과 탐사를 불러일으켰습니다.

달은 국가마다 개별적으로 역사 문화 종교적 의미를 지니면서도 우리 모두를 연결시켜 줍니다."
 /루크 제람(영국 설치미술가)

달이 가진 인류의 보편적 정서를 잘 설명한 문장이다. 일년 중 달의 존재가 가장 잘 드러난 때가 한가위다.

그럼 달이 어떻게 인류와 긴밀하게 흘러왔는지 살펴보자.

▷문학속에서

문학에서 달의 존재는 절대적이다. 문학의 반은 文이고, 文은 곧 달, 문(Moon)이다.

文은 글월 문, 즉 글로 된 달(月)이니까. 이렇게 글(文)과 문(Moon:月)은 긴밀히(?) 연결돼 있다.
전통적으로 한국 문학에서 달은 삶의 어둠과 미혹(迷惑)을 쫓는 밝고 도덕적인 존재로 나타난다.

백제 가요 정읍사(井邑詞)나 신라 향가 원왕생가(願往生歌)가 좋은 본보기다.

여기서 달은 사람이 그리는 이상세계인 서방 정통와 사람 사이를 연결해주는 사자(使者) 또는

구원자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다. 달의 그런 이미지는 달빛 때문이다 .

달빛은 어두운 밤에 뿌려지기 때문에, 늘 어둠과 미혹에 싸여 길을 잃기 쉬운 사람들에게는

소중하고 신성한 존재로 받아들여졌다.

“까마귀 눈비 맞아 희는 듯 검노매라

야광 명월이 밤인들 어두우랴

임 향한 일편단심이야 고칠 줄이 있으랴”

 - 朴彭年(박팽년)

박팽년은 이 시조에서 달은 밝고 높은 절개의 상징으로 그렸다.

한편 현대시에서 달은 밝고 높은 신성한 존재로 묘사했다.

“구름에 숨어서도

웃음 잃지 않는

누이처럼 부드러운 달빛이 된다(ㆍㆍㆍ)맑고 높이 사는 법을

빛으로 출렁이는/겨울 반달이여”
-이해인 ‘오늘은 내가 반달로 떠도’

 

“도덕의 원천이신 달이여” -정현종

달에 대한 이런 인식은 이웃 일본도 비슷하다.

“특정한 의지력을 띤 달은, 항간의 얘기에 귀 기울이고, 심성이 극히 비열한 자들과,

특별나게 세상살이에 능한 자들과, 인내심만 키우면 된다고 믿는 자들과, 인파에 휩쓸림으로써

실의를 잊고 싶어하는 자들과, 자칫하면 국가의 근간을 위태롭게 만들 자들의 썩어

가는 정수리를 비춘다.(ㆍㆍㆍ)달은 그렇게 해서 무언(無言)의 실황 방송에 힘쓴다.”
/마루야마 겐지『봐라 달이 뒤를 쫓는다』에서

물론 달도 일방적인 찬사만 들은 것은 아니다.

“외박하고 들어서는 딸애같이/못마땅한 달” -김원길 ‘달’

 

“달아, 취기에 가눌수 없는 달아/반만년이 넘도록 취해서/문드러진 너의 얼굴(ㆍㆍㆍ)

개숫물 같은/팔공산 껍데기의 빈 세상을/너 혼자 취해 있구나” -윤여흥 ‘달2’
“세상이 이리 어두워지면/너는 더 훤해지고(ㆍㆍㆍ)마을이 온통 비에 젖고

/우리의 벽에 눈물자국처럼 곰팡이가 필 때는//너는 아예 오지 않는다//

네 이름이 왜 달이라더냐/하필이면 누가 달이라 지었다더냐” -강창민 ‘비 속 풍경3’-

한편 서양에서는 끊임없이 변신하는 달의 모습에 주목했다.

“오! 달에 의해 판단하지 말지어다. 그 둥근 모양이 달마다 변화하는 불안정한 달에 의해 판단하지 말지어다.

그대 사랑이 또한 그렇게 변해 버릴까봐 두렵구나” -세익스피어 ‘로미오와 줄리엣’에서

또한 정신 이상을 뜻하는 'Lunacy'나 미치광이를 뜻하는 ‘Lunatic' 이 달을 의미하는 라틴어 'Luna'에서 비롯된 데서 알 수 있듯이 달은 광기(狂氣)의 근원으로 생각되었다. 狂人은 ’달에 사로잡힌 사람‘인 것이다.
그러나 달에서 비롯되는 광기는 시나 예술 창작에 밑거름을 제공했다. 시인 정지용은 ’달과 자유‘에서 시를 ’신적(神的) 광기의 소산‘이라 정의하면서, 달과 광기의 깊은 연관성에 주목했다.
서양 문학에서 달이 광기의 상징으로 등장한 대표적 예가 서머싯 몸의 ’달과 6펜스‘를 꼽을 수 있다. 프랑스 후기 인상파 화가인 고갱의 삶을 소재로 한 이 소설은 런던의 증권회사 직원인 스트릭랜드라는 중년 남자가 갑자기 가족을 버리고 파리로 건너가 화가가 되고, 다시 타히티 섬으로 가서 원주민 여자와 같이 살면서 대작을 남기고 마침내 나병으로 죽기까지의 생애를 다루고 있다. 여기서 달은 예술에 대한 주인공의 광기에 가까운 열정을 의미하고, 6펜스는 그가 과감하게 던져 버린 세속의 가치를 뜻한다.

▷민족에서

우리 시에서 달의 요소를 제거한다면 남아날 시가 있을까 싶다. 오죽했으면 시율(詩律)을 읊는 것을 ‘음풍농월(吟風弄月)’이라 했을까? 우리나라 집 구조에 통풍을 위한 창(窓)을 달빛을 들이는 月窓이라 불렀음도 달 문화가 얼마만큼 생활화됐는지를 보여준다.

“뉘 둥근 달이 하늘 위에 있다 하뇨/처다보니 술잔 밑에 분명히 있네/잔을 기우니 달 또한 나의 창자 속에 드는구나/몸 안팎의 유광(幽光)이 서로 오가니 그 아니 좋은가” -尙震(상진:1493~1564)-

달을 즐기다 못해 먹어버리는 그리하여 그 그윽함으로 육체의 윤곽마저 녹아버리는 이토록 농도 짙게 달을 좋아하는 민족이 있을까? 달을 미치도록 좋아한 李太白도 여기에는 미치지 못하리라.
시 속에서 상징적으로 달을 먹었을 뿐 아니라 구체적으로 달을 먹는 풍습도 있었다. 시집갈 날받이를 한 처녀는 보름달 보고 달의 정기(精氣)를 흡입하는 심호흡을 3ㆍ7기통, 곧 스물 한번 흡입하는 분량을 한 삼태기라 하고 도합 세 삼태기를 마심으로써 달이 갖고 있는 음력(陰力), 곧 산력(産力)을 충전시켰던 것이다. 월정(月精)을 삼태기로 퍼다 마셨으니 얼마나 시적인가?
서양인들은 달 속에서 ‘man's cantour' 곧 사람 얼굴을 보고, 아랍 사람들은 낙타를 보며, 중국 사람들은 두꺼비를 본다. 불교 문화권에서는 토끼를 보고. 한데 우리 민족은 천년 만년 들어가 살 초가 삼간을 달속에서 보았다. 이처럼 우리 민족은 달과 인생을 동일시했다.
오스만투르크(현 터기)의 조각달은 허허 벌판에 유랑하는 유목민족에게 도표(道標)의 상징이다. 사막 종교에서 차지하는 초승달의 비중으로 이것은 어디까지나 실용성의 달이지, 우리처럼 심정성(心情性)은 아니었다. 몽골 민족은 보름달을 싫어해서 보름달밤이면 문을 닫고 외출을 삼갔다. 仲秋날 한(漢) 민족이 수박을 먹으면서 그 씨앗 한 톨만 남기는 풍속이 있는데, 이를 두고 몽골인들은 몽골 민족의 마지막 한 사람만 남기고 모조리 멸망하도록 저주하는 행위로 추석 보름밤을 여긴다.
이에 비해 우리 민족에게 만월(滿月)의 보름은 명절 아닌 달이 없다. 정월 대보름인 上元, 백중인 7월 中元, 10월 下元을 비롯, 2월 보름은 고려 때까지 최대 축제였던 연등(燃燈)날이요, 4월 보름은 천하 승니(僧尼)들이 결하(結夏)하는 날이며, 5월 보름은 새 보리를 가묘(家廟)에 바치고 감사하는 하수(夏收) 감사절이다. 그리고 6월 보름은 유두(流頭), 8월 보름은 추석 명절인 것이다.
1년 열두 달 보름 가운데 춥지도 덥지도 않은 음력 8월, 그리고 오곡백과가 무르익어 신곡(新穀), 신과(新果)가 싱그러운 팔월 보름이야말로 으뜸가는 보름이다. 이날밤의 滿月은 1년 열두달 만월 가운데 가장 한국인의 마음을 사로잡는 달인 것이다.

 

(출처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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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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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현강玄岡 | 작성시간 20.10.03 달에대한 동서양을 막론하고 많은 의미가 있는 가운데 .
    현재의 인류기술은 달의 정복을 위해서 힘쓰고 있는가 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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