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보다 깊은 아름다움
김병원
햇살 한 줌 온몸에 받아
자기 향기를 세상에 건넨 꽃
얼굴을 가꾸고 빛을 덧칠하고
주름을 감추려 애쓰는 사람
아름다움은 눈썹의 곡선에
입술의 색깔에만 깃들지 않는다
행복은 거울에 덧칠하는 빛이 아니라
우물 바닥에서 길어 올린 맑은 물이다
빈 그릇에서 새 한 마리 날아오를 때
얼굴은 저절로 환해지고
기쁨이 가슴에 샘물처럼 솟아날 때
눈동자는 별빛을 품는다
은혜는 세월이 빚어낸 영혼의 향기다
그래서 벌들은 안다
꽃잎 때문에 날아오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얼굴 때문에 사람이 아름다운 것이 아니라는 것을
향기를 남기고도 말없는 꽃처럼
빈손이어도 기쁨에 젖어 있을 영혼
다시 사랑을 건네는 삶
세월이 빼앗지 못하는 아름다움
바람이 시들게 하지 못하는 아름다움
꽃보다 오래 피어 향기를 남기는
참된 사람의 아름다움이다
거울 속 꽃은 저녁마다 시들지만
누군가를 위해 켜 둔 작은 등불 하나는
얼굴보다 늦게 늙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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