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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김의리더십

사도 바울의 리더십

작성자홍교수님|작성시간18.09.28|조회수2,023 목록 댓글 0

2009.11.10. 평화한국 리더십아카데미

 

이방나라에까지 주의 말씀을

전한 사도 바울의 리더십

 

 

박형순 (강남대학교 교수 및 목사)

 

 

사도 바울은 초기 기독교의 성장과 정착에 가장 큰 영향력을 끼친 지도자라고 할 수 있다. 이 글에서는 신약성서의 사도행전 27장과 바울 서신서를 중심으로 사도 바울의 리더십의 특징을 간략히 살펴보기로 한다.

 

1. 사도행전의 바울 리더십

 

신약성서의 리더십의 본질과 특성을 관찰하고 평가하는데 있어서 구체적인 자료를 포함하고 있는 책은 바울 서신서를 제외하고는 초대교회의 역사를 기록한 신약성서의 사도행전이다. 사도행전에 나타나는 바울의 행적은 누가가 제삼자의 입장에서 객관적으로 기록한 자료라고 하는 점에서 또 다른 중요성을 지니고 있다. 사도행전의 기록 중에서 27장에 기록된 사건은 위기상황에 대처하는 바울의 리더십의 특성을 구체적으로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라고 할 수 있다. 그러므로 27장의 사건 내용을 중심으로 바울의 리더십의 대표적 특성들을 살펴 보기로 한다.

 

1) 지도자의 신뢰성 (사도행전 27:1-3)

 

바울은 로마로 압송되는 죄수의 신분이었지만 로마군의 백부장 율리오는 바울을 신뢰하고 그에게 특별한 관심과 혜택을 베풀었다. 바울에 대한 신뢰성은 그의 영적 권위와 성숙한 인격에서 비롯된 것인데 그러한 자질들은 자신의 사역에서 전적으로 하나님의 주권을 인정하고 순종하는 자세와 하나님의 종(servant)으로서의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확신에서 기인하는 것이다. 바울의 신뢰성은 그의 험난한 사역에서 위기를 극복하는 원동력이 되었다. 그가 신학적 오해와 탄압을 받을 때마다 초대교회의 성도들은 바울에게 확고한 지지와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2) 판단력 (사도행전 27:4-10)

바울은 그들 일행이 백부장과 선주의 주장대로 즉시 출항하게 될 경우 그 해역에 돌발적으로 발생하는 계절풍을 만나 매우 위험한 상황에 처할 수 있음을 예견하였다. 그래서 바울은 죄수의 신분이었지만 그를 압송하는 백부장과 지휘관들에게 계절풍의 위험을 알리고 항해를 중단할 것을 적극적으로 권유하였다. 그가 자신의 신분과 상황에 구애 받지 않고 자신이 옳다고 확신하는 일에 대해서 적극적인 자세로 임하였던 것은 자신의 개인적인 이익보다 함께 하는 일행의 안전과 생명을 사랑하는 섬김의 자세(서번트 리더십) 때문이었다. 그러나 그러한 바울의 간곡한 충고는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결국 바울의 예견과 판단이 적중하여 일행은 항해 중 계절풍을 만나 파선하게 된다. 지도자는 미래의 상황을 예견할 수 있는 능력과 그에 근거한 정확한 판단력을 통해 조직의 방향성과 안전성을 보장할 수 있어야 한다.

3) 동기부여 능력 (사도행전 27:21-25)

 

파선이라고 하는 절대 위기 상황 속에서 바울은 일행에게 하나님이 그들을 안전하게 살려 주실 것이라는 소망의 메시지를 전함으로 극도의 불안과 공포에 사로잡혀 있던 일행에게 마음의 평정과 소망을 심어 주었다. 공동체에게 있어서 진정한 위기는 위기 자체가 아니라 위기에 대처하는 지도자와 구성원들의 자세이다. 지도자는 어떤 상황에서도 영적 권위와 확신을 가지고 구성원들에게 그 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믿음과 소망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이것은 지도자가 하나님의 주권에 대한 절대적 신뢰와 구성원들을 진심으로 사랑하고 섬기는 자세에서 발휘할 수 있는 리더십이다.

4) 목표와 비전 제시 능력 (사도행전 27:26)

 

절체절명의 위기에 처한 276명의 일행이 평정을 되찾고 생존을 위한 적극적 노력을 기울이게 된 결정적 요인은 바울이 제시한 구체적인 비전 때문이었다. "이제는 안심하라 너희 중 생명에는 아무 손상이 없겠고여러분이여 안심하라 나는 내게 말씀하신 그대로 되리라고 하나님을 믿노라우리가 한 섬에 밀려가 닿게 될 것이다"(27:22-26). 서번트 리더는 언제나 공동체의 구원과 안전을 제일의 목표로 삼는다. 평상시는 물론이고 위기상황 속에서 지도자의 분명하고 확실한 비전 제시는 상황을 변화시키는 원동력이다.

 

5) 모델링 (사도행전 27:35)

 

14 동안 공포의 바다에서 사투를 벌이느라 굶주린 일행에게 바울이 음식을 권하며 자신이 먼저 먹기 시작하자 모든 일행이 비로소 안심하고 함께 음식을 먹었다. 죽음의 공포에 사로잡혀 있던 일행에게 바울이 먼저 소망의 행동을 모범으로 보였을 일행은 변화되기 시작하였다. 결과적으로 바울의 모범(modeling) 통한 동기부여는 모든 일행에게 소망과 용기를 주었고 그들은 마침내 필사의 노력으로 섬에 상륙하여 구원을 받게 되었다. 이제 바울은 이상 압송되는 죄수가 아니라 그들의 진정한 지도자로서 나타나고 있음을 본문은 보여준다.

 

2. 서신서와 바울의 리더십

 

바울의 서신서들 속에는 로마제국의 정치, 종교, 문화적 환경 속에서 갓 태어난 기독교 교회들을 정착시키고 성장시키는 사도 바울의 리더십의 특성들이 잘 나타나있다. 서신서에 나타나는 바울의 리더십의 대표적 특성들을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1) 필요(needs)에 반응하는 리더십

 

바울은 지도자의 역할을 자녀를 돌보고 양육하는 부모 또는 유모에 비유하였다. 부모나 유모가 아기들의 필요에 따라 반응하고 행동하는 것처럼 지도자는 구성원의 필요를 정확히 인식하고 판단하여 그들의 필요에 반응하는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 바울은 초대교회 성도들에게 영적으로 필요한 것이 무엇인가에 민감하였으며 그들의 필요를 충족시키는 일에 있어서 언제나 그들을 섬기는 자세로 임하였다.

 

2) 사랑의 리더십

 

"내가 예수 그리스도의 심장(사랑)으로 너희 무리를 어떻게 사모하는지 하나님이 내 증인이시니라."(빌립보서 1:8)

기독교 지도자의 가장 기본자세는 인간에 대한 사랑에서 출발한다. 기독교 리더십의 핵심 원리는 하나님 사랑, 인간 사랑이다. 그리스도의 아가페 사랑은 조건 없는 희생적 섬김을 의미한다. 사도 바울이 희생적인 사랑으로 초대교회를 섬겼던 것은 그들을 향한 아가페 사랑의 열정이 충만했기 때문이다. 기독교의 리더십은 의무감이나 강요에 의한 것이 아니라 사랑의 동기에 의해 구성원들을 섬기고 양육하는 사랑의 리더십이다.

 

3) 삶의 모범

 

지도자는 자신이 먼저 모범(model)이 되어 공동체를 이끌어 가는 사람이다. 바울의 리더십의 특징 중 하나는 신앙과 삶이 함께 가는 것이다. 지도자의 모범(modeling)은 모든 상황에서 구성원을 움직일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힘이다. 지도자가 구성원을 단지 추종자로 간주하고 자신을 그들과는 구별된 존재로 생각한다면 추종자들의 진정한 지지를 기대할 수 없다. 지도자가 구성원들과 자신을 동일시하고 그들이 주체가 되어 조직을 움직여 나갈 수 있도록 그들을 섬기려고 하는 겸손함의 자세 속에서 지도자의 리더십이 최대의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

 

4) 소명의 확신

 

사도 바울의 리더십은 시종일관 그의 확고한 소명의식에 기초하고 있다. 다메섹 도상에서의 예수와의 만남은 그의 삶과 사역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해 주었고 그 사건은 바울의 전 생애를 통해 위기와 역경을 극복할 수 있는 능력의 원천이 되었다. 일반적인 리더십에서 지도자의 소명의식은 필요조건이지만 기독교 리더십에 있어서 소명 의식은 필수 조건이다. 기독교 리더십에서 소명 의식은 리더십의 목표와 방향성을 지켜주며 리더 자신에게 지속적으로 사역의 동기를 부여하는 원천이 되기 때문이다. 지도자는 자신의 소명의식은 물론 구성원들에게 교육과 훈련을 통해 사명의식을 가르쳐야 할 책임이 있다.

5) 관계중심의 리더십

 

성서는 교회를 유기적 조직체로서 그리스도의 몸으로 표현한다. 예수 그리스도는 교회라고 하는 몸의 머리이며 성도들은 그 몸의 각 지체들이다. 인간의 몸은 수많은 지체들이 긴밀한 유기적 관계를 유지해야만 생존할 수 있는 존재인 것처럼 교회 역시 머리이신 그리스도와 각 지체로서의 성도들이 서로 간에 긴밀한 유기적 관계를 유지해야 존재 할 수 있는 신앙 공동체이다. 이러한 성서의 원리는 기독교 리더십에서도 조직의 기본 개념으로 적용된다. 즉 조직은 인간의 몸과 같은 유기체로서 리더와 구성원들 상호간의 긴밀하고 유기적인 상호 관계성이 조직의 생존과 성숙의 필수 조건이 되는 것이다.

서신서에 나타나는 바울의 리더십은 따라서 초대교회 구성원들과의 긴밀한 유기적 관계 를 중시한다. 그러나 바울과 초대교회의 관계는 지배나 통제적 관계가 아니라 섬김과 봉사의 관계이다. 바울은 자신의 사도로서의 권위와 카리스마를 교회 조직을 통제하고 지배하는 수단으로서가 아니라 오히려 그들을 섬기고 봉사하는 수단으로서 활용하였다. 사도 바울이 초대교회의 수많은 문제들과 역경을 극복할 수 있었던 비결 중 하나가 그러한 탁월한 관계 지향적 리더십에 기인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6) 배움의 자세 (신약성서, 에베소서 4:13)

 

"우리가 다 하나님의 아들을 믿는 것과 아는 일에 하나가 되어 온전한 사람을 이루어 그리스도의 장성한 분량이 충만한데 까지 이르리니"

 

겸손과 섬김의 특성을 지닌 리더의 특성은 항상 배우려는 자세를 견지한다는 사실이다. 그들은 모든 상황과 자료들을 통해 항상 배우려는 자세를 견지함으로 다양한 기술과 경험을 습득하게 된다. 사도 바울은 구약성서와 예수 그리스도의 가르침으로부터 지속적으로 그의 사역에 필요한 영적, 신학적 지식을 충전 받았으며 성도들과의 긴밀한 교류와 대화를 통해 각 지역 교회의 상황과 문제들의 핵심을 파악하고 이에 적합한 조치를 강구 하였다.

 

바울은 자신의 사도직의 주권을 전적으로 하나님께 의지하고 순종하는 리더였다, 그는 사도로서의 자신의 정체성을 하나님의 종(God’s servant)’으로, 자신의 사도로서의 리더십의 본질을 서번트 리더십(Servant Leadership)’으로 확신하였다.

 

 

3. 바울과 서번트 리더십

 

1) 서번트리더십의 원리

 

신약의 바울 서신서들과 사도행전에 나타나는 바울의 리더십의 패러다임은 그 원형이 예수 그리스도이다. 바울의 삶의 목표는 예수를 닮아 가는 삶이었다. 그에게 있어서 예수 그리스도는 메시아이며 동시에 위대한 스승이고 목회자이며 지도자였다. 목회자로서의 바울에게 예수 그리스도의 리더십은 곧 목회 리더십의 성서적 원형이었다. 그러므로 신약성서에 나타나는 바울의 리더십의 유형들은 곧 예수 그리스도의 리더십의 실천(praxis)라고 할 수 있다. 성서에 등장하는 대표적인 지도자로서 구약에서는 모세를 신약에서는 사도 바울을 지목할 수 있는데 이 두 위대한 지도자들의 대표적인 특징은 그들이 자신과 타인에 의해서 '하나님의 종'으로 불리었다는 사실이다. 기독교에서 가장 권위 있는 영어판 성서인 킹 제임스판 성서(the King James Bible)에는 지도자(leader)’라는 단어가 6회밖에 나오지 않으며 그 외에는 지도자를 의미할 때에는 대부분 종의 역할의 의미로 사용되고 있다. 구약성서에서 모세에 대한 언급은 언제나 나의 지도자 모세가 아니라 나의 종 모세로 나타난다. 그것은 정확히 예수 그리스도의 가르침과 일치한다.) 바울은 스스로 자신을 '하나님의 종'이라고 불렀을 뿐 아니라) 또한 모든 그리스도인들이 서로에게 종이 되어야 한다고 가르쳤다. 사도 바울의 이러한 가르침은 그리스도의 가르침에 기초한 것이다. 신약성서 마가복음에는 예수 그리스도의 위대한 리더십의 중심원리가 기록되어 있다:

 

“...너희 중에 누구든지 크고자 하는 자는 너희를 섬기는 자가 되고 너희 중에 누구든지 으뜸이 되고자 하는 자는 모든 사람의 종이 되어야 하리라. 인자의 온 것은 섬김을 받으려 함이 아니라 도리어 섬기려 하고 자기 목숨을 많은 사람의 대속물로 주려함이라.”(마가복음 10:43-45)

 

위의 구절을 주님의 으뜸가는 원리(Master's Master Principle)"라고 부른다. 리더십에 관한 예수 그리스도의 가르침은 역설적이고 혁명적이다. ‘이라고 하는 단어는 당시는 물론 현대 사회에서도 낮고 천한 신분의 상징이다. 인간은 본능적으로 그런 신분과 역할을 기피한다. 그러나 예수에게 있어서 이란 단어는 위대함과 동의어이다. 섬기는 자가 위대한 자이고 종의 자세로 살아가는 자가 진정한 지도자라고 하는 예수의 가르침은 현대사회의 리더십에 대한 통념을 기초부터 뒤집어 놓은 혁명적 리더십 개념이라고 할 수 있다.

 

2) 서번트리더십의 본질과 특성

 

 

한국 기독교는 정보화의 시대라고 하는 21세기의 초입에서 급속한 가치관과 체제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 서있다. 21세기는 정보의 다양성으로 인한 가치관의 다양성과 각 분야의 특성화가 급속히 확대되고 있기 때문에 과거의 전통적 리더십만으로는 사회 조직을 효과적으로 이끌어 나갈 수 없게 되어 가고 있다. 따라서 미래 사회는 다양성과 조화, 통일성이 균형을 이루며, 지속적으로 변화를 추구하는 유기적인 공동체를 형성해야만 평화와 안정된 사회를 이룰 수 있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서번트 리더십은 기독교 조직 뿐 아니라 한국사회가 다양성과 조화와 통일성을 지닌 변화 지향적 사회로 나아가는데 있어서 가장 적합한 리더십 패러다임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미국에서는 이미 그린리프(Greenleaf Institute) 리더십 연구소를 통해서 서번트 리더십개념이 차세대 리더십 패러다임으로 소개되어 북미 사회 각 분야, 특히 기업인들에게 큰 관심을 끌고 있다. 시대적 변화를 주도하는 원동력은 변화지향적 리더십으로부터 나온다. 한국 기독교는 한국사회를 변화시키는 리더십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서 서번트 리더십을 한국사회에 제시하고 정착시키는 역할과 사명을 수행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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