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석 詩碑 앞에서
잃었던 바다를 다시 찾아도
시(詩)가 찾아오지 않는다
맑은 물 넘쳐 올랐던 정당샘
욕쟁이 할매는 소리만 쟁쟁 남기고
흔적이 없다
백석은 애절한 사랑 고백만 남겨두고
다시 통영을 찾지 않았다
백석을 버린 통영
통영을 버린 백석
사랑이란 늘
고백과 함께 떠날 채비를 한다
`너는 나에게 무엇이냐`
그렇게 묻지 말아야 한다
그럼에도
이곳에 오면 사랑이 되살아날 것 같았다
백석처럼 절절 하지는 못하더라도
사랑이 아니라면
시(詩)라도 찾고 싶다
처녀들의 수줍음이 사라진 거리
얄궂은 세월만 탓하다가
동백나무 바라보는 백석 시비 앞에서
담배를 피워 물었다
그는 준수한 얼굴로 앉아
떠나버린 사랑을 기다리고 있다
* 김기정 (통영시 항남동 출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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