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이 시작되고 있다. 하지만 새해라는 희망보다 미래에 대한 걱정이 앞선다. 미래를 대
비하기보다는 과거의 잘못을 심판하는데 시간과 노력을 집중하는 정국이 우리의 발목을 잡고
뒷걸음질 치고 있다. 어제와 같은 오늘임에도 새해라는 의미가 주는 것은 과거를 버리고 새
출발의 기회로 삼고자하는 지극히 사람다운 노력 때문이다.
해방 후부터 현재까지 정치사를 돌아보면 정치인들만큼 사회와 국민의 삶에 깊은 영향을 미
치는 존재도 없었기 때문이다. 지금 우리 곁에 성숙한 정치인이 있었는가! 국민을 진실로 존
경하고 공감하며, 기쁜 마음으로 기꺼이 자기희생을 감수하도록 하는 건강한 리더십이 있었는
가? 한편의 드라마처럼 진한 감동과 여운을 남기는 아름다운 정치가 있었는가? 진저리를 치
게 하는 악취가 아닌 향기로운 약초 같은 정치는 있었는가?
역대 대통령 중 좋은 점을 갖게 하는 인물은 없었다. 대한민국대통령은 모두 불행했다. 역
설적으로 대통령을 하면 불행하다는 등식이 성립되고, 그렇다고 대통령을 선출하지 말자는 극
단적 말은 아니지만 쓴맛이 풍기는 미각은 고개를 돌리게 한다.
선거는 말의 유희遊戲다. 세상이 미쳤다. 세상에 말 공해가 자욱하다. 소란하고 혼란스럽다.
단 하루도 더 견딜 수 없다는 아우성이 곳곳에서 터져 나온다. 결코 나쁜 말은 하지도 듣지도
말라는 것이다. ‘말로써 말 많으니 말 많을까 하노라’라는 옛 시조 한 구절이 생각난다. 사람이
말을 않고 살 수는 없듯 요사스러운 말장난이 아닌 청정한 말을 원하고 있다. 그 마음의 결기
들이 모여 오는 3월 초 태풍이 될 것이다. 그 희망에 그나마 오늘을 버티며 산다.
이제 대선이 55일 남았다. 여러 후보들은 자기만이 할 수 있다고 열변을 토하지만 작금의
이 나라, 이 시대는 혼란스럽기만 하다. 보수와 진보의 급한 대립이 있고, 부동산정책에서 심
화된 양극화로 계층 간 골이 패여 있고, 방향타를 상실한 채 허우적거리고 있다. 정치현장은
대화와 타협을 모르는 독설毒舌과 아집으로 특히 개인의 야망을 위해서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못하는 행태의 정치속성을 식자識者들은 동의하지 않는다.
정치인들은 여전히 퇴행의 길을 걷고 있다. 대한민국이 퇴행적으로 나아가는 것은 누구도
원치 않을 것이다. 우리자신을 위해서 이 국가에 만연한 병적현상을 극복해야 하며, 퇴행적
현상에 대한 원인을 정치에서 찾는다.
그들은 갈등을 치유하고 해결하기보다는 정치적 이익을 위해 침묵하고 때로는 갈등을 확대
재생산하는 쪽에서 움직여왔다. 부드러운 미소를 입가에 머금고 오늘도 구세주라도 된 양, 두
팔을 벌려 애처로운 눈길을 던지며, 다가와 달콤한 말과 특효약이 있는 것처럼 국민들의 귓전
에 속삭인다. 시류에 영합하는 정치, 소신도 신념도 없는 정치, 전망 없는 정치를 준엄하게 꾸
짖는 국민이 있다는 사실을 그들은 자각하여야 한다. 후보자는 역사적 소명의식, 세상에 대한
깊은 통찰력, 인간적인 맛, 냉정한 현실인식을 기초로 하여,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는 이
나라를 구할 처방을 내놓아야한다.
이 대선은 자신의 철학에 충실하고 그에 따른 확고한 국가관과 정치적 신념이 있어야하며,
인간중심의 세상을 만들어야 하고 인간중심의 정치가 있어야한다. 오로지 국민의 삶을 풍요롭
게 바칠 깜냥은 정녕 없는 것일까? 남은 기간 고민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