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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인성

《뒹굴뒹굴 총각이 꼰 새끼 서 발》_20260511

작성자마포 조인성|작성시간26.06.07|조회수19 목록 댓글 0

행복을 찾는 우리들에게

 

속이 터진다. 복장이 터진다. 단전 깊은 곳에서부터 부아가 끓어오른다.

“그럴 거면 하지 마!”

아이가 하는 게 영 성에 차지 않아 마음에도 없는 악다구니를 쓴다. 열심히 해도 성공할까 말까인데 설렁설렁 그따위로 한다고 태도를 문제 삼는다. 그러므로 나는 처음부터 이 뒹굴뒹굴 총각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잘못했어요’ 하며 정신 차리고 벌떡 일어나 열심히 살아야지, 엄마가 나가랬다고 “이다음에 만나요” 하며 능글맞게 나가는 꼴이라니! 그런데 이 총각은 자기가 꼰 새끼 서 발로 부자가 되어 색시까지 데리고 금의환향한다. 아, 이런 운 좋은 사람을 보았나. 게으름뱅이에게 성공을 보상하다니! 나의 상식으로는 도저히 말이 안 되는 얘기였다.

 

그런데 도리어 아이가 크면서 이 책이 묘하게 위로가 되고 나를 잡아준다. 그동안 나는 아이의 능력치를 도대체 어디까지 잡았던 걸까? 몸과 마음이 건강하기만을 바랐던 첫 마음은 어디로 가버렸을까? 도리도리 짝짜꿍만 해도 잘한다 잘한다 했던 그 마음을 떠올려본다. 하하하 웃으며 새끼 서 발이라도 꼬면 다행이라고, 헤헤헤 천진난만한 그 웃음으로 둥글둥글 살아갈 수 있으면 되었다고. 내 눈엔 새끼 서 발만큼의 하찮은 결과물로 보일지라도 아이의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고. 오히려 내가 가늠할 수조차 없는 능력자일지도 모른다고. 또다시 스멀스멀 욕심이 들어서는 부모 마음을 어찌할 수는 없지만, 아이를 보는 눈빛이 부드러워지고 마음이 한없이 평온해진다.

 

있으나 마나 한 사람. 어른이 되어버린 우리들이 가장 무서워하는 것. 요즘 방영되는 드라마 <모두가 자신의 무가치함과 싸우고 있다>를 보면서 나는 안심한다. 나만 불안한 게 아니었구나. 어느 위치에 있든 우리 어른들은 무가치할까 봐, 쓸모없는 존재일까 봐 두려워하며 끊임없이 싸우고 있구나. 그런데 이 불안과 두려움을 어린이들에게까지 전이시켜야 할까? 아이들은 무엇으로든 바꿀 수 있는, 새끼 서 발이다. 무가치함과 무쓸모는 이제 논하지 말자. 서 발이 아니라 한 줌의 지푸라기라도 움켜쥐고 세상을 나설 수 있게만 하자. 우리 모두는 존재만으로도 아름다운 생명이니까.

그래서 틈나는 대로 뒹굴거리며 이 아름다운 옛날이야기를 들려준다. 아이에게, 나에게. 행복을 찾는 우리들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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