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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5월 15일 홍광데이케어센터

작성자이선주|작성시간26.06.16|조회수20 목록 댓글 0

『넉점반』윤석중(글) · 이영경(그림) / 창비

데이케어센터 어르신 열아홉 분과 첫 말놀이 그림책 수업을 했다.

수업 시작 전 먼저 '별따기 말놀이'를 했다. 별따기는 옛날 아이들이 한숨에 부르던 노래로, 누가 더 오래 부르나 경쟁하면서 숨을 길게 쉬고 그 안에 오래 살라는 기원을 담은 말놀이다. 처음엔 '별 하나 나 하나'로 시작했다가 살짝 어려워하시는 것 같아 '별 하나 꽁꽁'으로 바꿨다. 열아홉 분이 차례로 돌아가며 별 하나 꽁꽁부터 별 열 꽁꽁까지 불렀다. 숨을 모아 끝까지 이어가시는 어르신들의 목소리가 방 안을 돌았다.

그림책을 큰 화면으로 보여드리려 했는데 기계 연결이 되지 않았다. 할 수 없이 한 장면씩 직접 들고 한 분 한 분께 보여드렸다. 예상보다 시간이 걸렸지만, 덕분에 가까이서 한 분씩 얼굴을 마주할 수 있었다.

'넉점반'이 무슨 뜻일까 여쭤봤더니 생각보다 낯설어하시는 분들이 많았다. 네 시 반이라고 설명해드리고 나서야 고개를 끄덕이셨다. 그 순간 잠깐 멈췄다. 어린이를 만날 때는 아기, 유치원생, 저학년, 고학년이 모두 다르다는 걸 안다. 1학년과 2학년도 다르다는 걸 안다. 그런데 어르신들은 만나볼 기회가 많지 않아서, 70대와 80대와 90대가 다르다는 것을 미처 생각하지 못하고 있었다.

설명 뒤로는 수업이 자연스럽게 흘렀다. 면지의 고운 색, 아기의 예쁜 치마와 귀여운 표정이 어르신들께 잘 닿는 것 같았다. 심부름을 받고 이리저리 해찰을 부리는 아기의 모습에 다들 할머니 미소를 머금으셨다. 어릴 적 심부름하신 기억이 있으시냐고 여쭤봤더니, 아기한테는 멀리 심부름 안 시켰다고 하셨다. 그래서 아기 집과 가겟집이 바로 옆집인 장면을 찾아 보여드렸더니 웃으셨다.

"그 녀석, 심부름 참 잘했다."

이야기 속으로 함께 들어가 있었던 것이다. 그림책을 읽는 데 나이는 중요하지 않다는 것을 다시 확인하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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