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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에 읽어요]

[4월 추천도서]<대단한 무엇> - 너는 나에게 대단한 무엇이야!

작성자함지슬|작성시간21.03.28|조회수425 목록 댓글 5

너는 나에게 대단한 무엇이야!

 

<대단한 무엇> 다비드 칼리 글, 미겔 탕코 그림, 문학동네.

 

 어린 시절에는 커서 무엇이든 될 수 있는 줄 알았다. 과학자, 소방관, 대통령, 유엔사무총장에서 세계 정복에 이르기까지 누구나 노력한다면 대단한 무언가가 될 수 있다고 여겼다. 대단한 무언가에 대한 욕구는 나이를 먹어감에 따라 점점 작아지고 작아진다. 자기가 진짜 하고 싶은 것을 찾기도 하고, 현실에 부딪쳐서 다른 무언가를 하며 살아가기도 한다.

 

 그림책 <대단한 무엇>은 이러한 어른들의 기대를 소재로 한 다비드 칼리의 그림책이다. 다비드 칼리는 <적>, <나는 기다립니다>, <피아노 치기는 지겨워> 등을 쓴 이탈리아의 작가로 재치있으면서도 깊이있는 시선을 보여주는 작가이다. <대단한 무엇> 역시 유쾌하면서도 작은 반전이 있다.

 

 덧표지를 보면 <대단한 무엇>이라는 제목에, 화려해 보이는 인물 액자들이 여러 군데 붙어 있다. 덧표지를 벗겨내면 앞표지가 나오는데, 아버지와 한 아이가 언덕에 앉아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아이를 바라보는 아빠는 미소를 머금고 있다. 

주인공은 아빠와 가족사진을 보는 걸 좋아한다. 아빠가 사진을 보며 친척들의 이야기를 들려주기 때문이다. 아빠는 대단한 무언가가 된 가족들을 보여주면서 그들의 이야기를 전해준다. 경찰이었던 앙구스 삼촌, 소방관 도리스 고모, 달리기 선수 티보 삼촌 등 한 명 한 명 모두 대단해 보인다. 그러나 다비드 칼리는 실제로 그러한가에 대해 의문을 품는다. 액자처럼 된 커다란 플랩을 열면 그 친척의 진짜 이야기가 담겨 있는데, 현실 속의 인물들은 실수투성이거나 평범한 직업을 가진 사람들이다.

 

 이러한 반전은 의도적이다. ‘대단하다’는 아빠의 소개 덕분에 독자는 엄청난 상상을 하게 되지만, 실제는 그렇지 않다. 예를 들면 용감한 소방관 도리스 고모는 문제가 생기면 다들 고모의 이름을 부른다고 하는데, 알고 보면 고모가 문제의 원인이기 때문에 고모를 부르는 것이다. 불났는데, 호스를 밟고 있어서 불을 끌 수가 없어서 ‘도리스!!’하고 부르는 식이다. 아빠의 소개말이 틀린 것은 아니다. 다만 다른 의미에서 그런 것뿐이다. 같은 표현이지만 전혀 상반되는 인물들의 이야기는 매번 유쾌하게 이어진다. 플랩 안의 진실은 그림을 곰곰이 뜯어보아야 파악할 수 있다. 이렇게 그림을 하나하나 찾아보면서 독자도 주인공 가족의 인물들의 이야기에 점점 빠지게 된다.

 

 마지막으로 가족들의 이야기를 들은 아이는 “저는 나중에 뭐가 될까요?”하고 물어보는데, 아빠는 “뭐가 되든 대단한 개가 될 거야!” 하고 답한다. 그러고는 마지막 반전으로, “아참, 대단한 고양이구나!” 하고 아이를 안아준다. 그림책 내내 뒷모습만 보이던 아이가 사실은 고양이였음을 그제서야 보여주는 것이다. 개 집안의 고양이 아이는 아마도 입양된 아이일 것이다. 하지만 아빠에게는 개인지 고양이인지 착각할 정도로 사소한 일이다. 아빠는 아이가 대단한 인물이 될 거라는 믿음을 가지고 있다.

 

 여기에는 중요한 의미가 들어있다. 아빠에게는 소방관이 되든 경찰관이 되든 화가가 되든 그런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아빠에게는 아이가 무엇이 되더라도 대단해 보일 것이다. 아이를 그만큼 사랑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그 이후에는 어떤 직업을 갖느냐보다 어떻게 살아가느냐가 더 중요하다. 때로는 실수하고 때로는 기대와는 다른 일이 벌어지기도 하지만, 나름대로의 최선을 다한다면 그 삶은 소중한 것이다. 그렇게 하루하루 이어지는 삶은 대단하고도 대단하다.

 

 아빠는 아이에게 대단한 무언가가 될 거라고 장담한다. 이러한 무조건적인 믿음은 아빠이기에 가능하다. 결국 아이에 대한 애정이 바탕으로 깔려있기에 아이가 무엇이 되든 대단한 고양이가 될 거라 믿는 것이다. 같은 상황이라도 긍정적인 시각을 가지고 사람을 바라보면 누구나 그 사람을 사랑스럽고 대단하게 여기게 된다. 이러한 아빠의 마음이 보이기에 마지막 반전이 유쾌하면서도 즐겁다. 아이가 커서 말썽쟁이 사고뭉치가 되더라도, 아빠는 아마 우리 대단한 누구라고 부를 것임이 틀림없다.

 

 아빠의 말에서 오는 중의적인 뜻으로 인한 유머 감각, 플랩 겉과 속의 다른 내용에서 오는 상황의 즐거움, 나중에 커서 무얼 하더라도 대단하다고 말해줄 누군가의 소중함을 생각하게 하는 책, 그래서 심리적인 만족감을 주는 책은 바로 <대단한 무엇>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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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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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봄시내 | 작성시간 21.03.28 암요, 암요. 존재 자체만으로도
    우린 대단하고 말고요.

    일케 좋은 책을 쓴 작가도
    소개해주신 함지슬 샘도 대단,

    이 역병의 시대를 살아내고 있는
    우리 모두도 대단대단!!

  • 작성자미나리 | 작성시간 21.03.29 아~ <나는 기다립니다> 책 작가군요.
    얼른 읽고 싶어져요.
    반전, 유쾌, 유머, 존재의 소중함이
    스며든 그림책이라니... 앙~ ^^
  • 작성자그림 | 작성시간 21.03.29 대단한 무엇, 꼭 읽어보고 싶은 책이네요. 재미와 감동이 모두 느껴지는 책 같습니다. 추천해주신 책 꼭 읽어볼게요 :)
  • 작성자이립 | 작성시간 21.03.29 정말 대단한^^
    (반전이 압권이군요^^) ㅎㅎ
  • 작성자짱이 | 작성시간 21.04.04 색감도 이쁘고 유머도 마음에 들고 반전도 멋진 책이라 저도 인상깊게 읽었어요. 그냥 지금 이 순간의 나를 대단하게 만들어주는 대단한 그림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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