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트로
최이랑 지음
2026년 5월 11일
145*210mm │ 184쪽 │ 값 14,000원
ISBN 979-11-94439-68-4 (43810)
다른 내일을 만드는 상상
책담은 ‘사유하는 교양인’을 위한 ‘오래 읽히는 책’을 만듭니다.
주소 서울시 마포구 월드컵로 96 영훈빌딩 5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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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 02-2001-5828, (팩스) 0303-3440-0108
편집 02-2001-5822, shinga@eduhansol.co.kr
키워드: #청소년 #현장실습 #노동#인권 #연대 #정의 #특성화고
주제 분류: 국내도서 > 청소년 > 청소년 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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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마음이 무너지는 건? 그것도 참아야 해?”
방법을 찾고 싶었다. 여기에서 그냥 물러나는 쪽을 선택하면
같은 일은 또 벌어질 거였다. 어리고 힘없는 학생이라는 이유로.
― 열아홉, 우리들의 인트로를 위하여!
미디어 고등학교를 다니는 미아는 졸업을 석 달 앞두고 작은 영상 제작 프로덕션으로 현장 실습을 나갔다. 미아의 목표는 특성화고 입학을 결정했을 때부터 빠른 취업, 빠른 돈벌이였다. 중학교 3학년 때 화물차 기사로 일하던 아빠가 사고로 돌아가신 뒤, 엄마와 미아는 할머니 집으로 들어가게 되었고 그때부터 미아는 하루빨리 돈을 벌고 싶었다.
대학 진학을 선택한 ‘단이’와 미아처럼 취업을 위해 현장 실습을 선택한 ‘수지’. 같은 반에서 하루 종일 함께하던 세 친구는 이제 서로 다른 자리에서 저마다의 하루를 보내게 되었다. 그런데 밝고 자신감이 넘치던 수지가 점점 시들어 갔다. 결국 수지는 자퇴를 하겠다며 폭탄선언을 하고 사라지는데…. 대체 수지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호텔 셰프였던 삼촌은 부당해고에 맞서 농성을 벌이고, 아빠의 죽음이 단순한 졸음운전 사고가 아닐지도 모른다는 의문까지…. 미아는 모든 상황이 혼란스럽기만 했다. 미아가 직면한 사회는 생각보다 더 혹독하고 부조리하고 뻔뻔했다. 하지만 여기서 그냥 물러난다면 지금 같은 일은 또 벌어질 거였다. 미아는 친구들과 함께 지금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더 나은 방향을 찾아 맞서기로 결심했다.
출판사 리뷰
이제 막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청소년 노동자들을 응원하며.
― 모든 노동자들의 인권과 그것을 위한 연대에 대한 이야기
《소여동의 빛》에서 평범한 중학교 3학년 예림의 이야기를 통해 청소년들에게 ‘사회 참여’에 대한 화두를 던졌던 최이랑 작가가 신작 《인트로》에서 특성화고 현장 실습생 미아와 수지의 이야기를 그려 내며 ‘노동자의 인권과 그것을 위한 연대’라는 주제를 담았다.
작가는 어느 날 동네 책방에서 《굴뚝신문》이라는 제호의 신문을 발견했다. 1면에 큼지막하게 실린 석 장의 사진에는 하늘 높이 솟아 있는 철제 구조물과 공장 옥상 그리고 CCTV 철탑 안에서 긴 시간 외롭게 싸우고 있는 노동자들이 담겨 있었다. 부조리와 불합리에 맞서 싸우고 있는 사람들이 우리 사회 곳곳에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는 걸 너무 오래 잊고 살았다는 생각에 가슴이 철렁했고 너무나 미안했다. 그리고 그 마음이 《인트로》의 시작이 되었다.
청소년들에게 노동 현장의 부조리를 굳이 드러내 보일 필요가 있을까? 작가는 혼자서 오랫동안 고민을 했다. 하지만 청소년 또한 이 사회의 구성원이고 머지않은 시기에 저마다 노동 현장으로 뛰어들 사람들이니까 조금 불편하더라도 알아야 한다고 판단했다. 그리고 더 나은 노동 현장을 만들기 위해 미리 준비를 해 줬으면 좋겠다는 욕심도 있었다.
“시계는 여덟 시 사십 분을 가리켰다. 수많은 사람이 일터로 향하는 시간이었다.
본격적으로 하루가 시작되는 시간. 수지와 미아의 시간도 지금,
이맘때에 해당하는 것 같았다. 학생을 넘어 사회인으로 돌입하기 직전의 시간.
진짜 멋있는 사회인으로 첫발을 잘 디디려면 생각을 단단히 붙잡고,
우렁우렁 목소리에 힘을 넣으며 지금, 인트로의 시간을 잘 채워야 할 거였다.”
본문 중에서
곧 성인이 될 미아가 먼저 마주한 사회는 너무나 부조리하고 냉혹했다. 현장 실습을 나간 프로덕션에서 수지는 폭언과 불합리한 지시에 시달렸고 성추행까지 당했지만 아무도 도와주는 사람이 없었다. 학교도 아이들을 지켜 주지 못했다. 수지의 비밀을 알게 된 미아와 단이는 친구를 위해, 또 자신들을 위해 어른들에게 맞서기로 했다. 같은 과 친구들도 힘을 보탰다. 수지 혼자만의 일이 아니라 앞으로 그 현장에 갈 모두의 일이었으니까. 미아와 아이들이 앞으로 겪게 될 과정이 험난할 것이라 예상되지만, 책장을 덮고 나서도 그들이 결코 지지 않을 거라는 믿음이 생기는 건 든든하게 함께할 친구들이 있고 좋은 어른들이 곁에 있기 때문이다.
사회의 어둡고 부조리한 면이 좀처럼 사라지지 않는 것처럼 보이지만,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려는 의지와 행동, 연대에서 우리는 희망을 발견하고 느리더라도 분명히 긍정적인 변화가 일어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이 책은 저마다의 자리에서 시작을 준비하는 청소년들은 물론, 우리 모두의 인트로를 응원한다.
차례
현장 실습 / 어리밥상 / 서로 다른 길 / 허드렛일 / 삼촌의 일 / 수지의 눈물
수지 실습 일지 / 학교 입장 / 새로운 취재 / 겹쳐지는 장면 / 사라진 엄마
답이 없는 하루 / 우정의 벽 / 어지러운 마음 / 무단결근 / 함께하는 사람들 / 인트로
책 속으로
일정한 속도로 꾸역꾸역 흐르는 한강 위로 가을 햇살이 하얗게 부서졌다.
‘나는 강일까, 햇살일까.’
뜬금없는 생각이 미아 머릿속에 흘러들었다. 마음 같아서는 스스로를 강이라 일컫고 싶었다. 하지만 어림없었다. 자신은 너무나 나약했다. 작은 이야기에도 강물 위에 쏟아져 내린 햇살처럼 파르르 몸과 마음이 흔들렸다. 단이에게 몇 마디 주워들은 이야기로 학교 생각이 내내 맴돌고 있는 것만 봐도 그랬다.
대학은 눈곱만큼도 생각이 없노라고, 처음 미디어 고등학교를 선택할 때부터 졸업 후 취업의 길을 걸을 거라고 큰소리친 게 무색했다. 미아 자신도 알 수 없는 마음이었다.
-- 42쪽
선생님은 버럭 화를 내고는 까칠한 낯으로 수지를 보았다.
“네가 이렇게 일방적으로 그만둬 버리면 판타스틱이랑 우리 학교 관계는 끝이야. 너 때문에 앞으로 판타스틱에서 실습하고 싶어 하는 아이들 모두 기회를 놓치는 거라고. 그 정도 인지도 못 하고 이렇게 생떼를 쓰는 거야?”
선생님은 수지에게 실망이라는 둥, 후배들한테 미안하지도 않냐는 둥 힐난을 퍼부었다. 수지 손끝이 파르르 떨렸다. 다시 마음이 무너지는 듯 보였다. 미아는 수지 손을 힘껏 잡으며 선생님을 보았다.
“선생님, 아무리 그래도…….”
“가서 조금 더 견뎌. 견디는 것도 배우는 거야.”
-- 87쪽
“아몬드호텔 경영진은 해고된 노조 직원을 만나 주십시오.”
익숙한 목소리가 튀어 올랐다. 그때 한 피디가 카메라를 들고 호텔로 뛰어 들어왔다. 시작이었다. 그러니까 미아도 촬영을 해야 했다. 미아는 백팩에서 액션캠을 꺼냈다. 그런데 조금 전 들렸던 목소리가 미아의 정신을 흐트러뜨렸다. 뭐지, 왜 익숙하지? 갖가지 크기의 물음표가 미아의 머릿속을 흔들었다.
“저는 오 년 동안 이곳 레스토랑에서 보조 셰프로 일했습니다.”
익숙한 목소리 주인은 삼촌이었다. 액션캠에 전원을 넣어야 하는데 정신이 마비된 것만 같았다. 미아는 액션캠을 든 채로 홀린 듯 사람들 곁으로 다가갔다.
-- 102쪽
“세상에 힘들지 않은 일은 없대.”
미아가 덤덤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러면 수지에게도 위로가 되리라 생각했다.
“야!”
수지 목소리가 홱 솟구쳤다.
“넌 할 만하지? 그래서 그렇게 태평하지?”
수지 목소리에 날이 섰다. 미아는 얼떨떨했다.
“야, 서수….”
“몰라. 실습이고 뭐고 다 그만둘 거야!”
“야, 우리 아직 한 달도 채….”
“그래. 그러니까 너는 열심히 하라고! 나는 더는 못 하겠다고!”
-- 138쪽
“너, 여기에서 그냥 가 버리면 끝이야.”
드라마제작국장도 엄포를 놓았다. 수지는 고개를 돌려 우두커니 서 있는 어른들을 천천히 훑어보았다. 국장과 팀장의 직함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었지만, 그들의 직함이 우스워 보였다. 앞으로도 이런 사람들과 일을 해야 한다면, 차라리 끝내고 싶었다. 수지는 냅다 몸을 돌렸다. 그러자 제작 3팀장이 수지 손을 거칠게 잡았다.
-- 165쪽
미아는 방법을 찾고 싶었다. 여기에서 그냥 물러나는 쪽을 선택하면 같은 일은 또 벌어질 거였다. 어리고 힘없는 학생이라는 이유로 나쁜 어른들에게 무작정 휘둘려야 하는, 거지 같은 일이 말이다.
“알리자!”
미아가 짧게 말을 끊고는 수지와 단이를 둘러보며 말을 이었다.
“우리가 전공한 게 뭐야. 방송 미디어, 영상 제작이잖아.”
“좋아. 학생이 현장 실습 나가서 터무니없는 일을 당하는데도 방관만 하고 있는 학교 쪽 얘기도 사람들한테 알리자.”
-- 167쪽
“아빠 유품 말이야.”
엄마가 잠시 뜸을 들이다가 어렵게 입을 열었다. 미아는 눈을 반짝이며 엄마를 보았다.
“화물 운송하시는 분들한테 드리려고.”
“왜?”
“네가 아까 그랬잖아. 함께하는 사람이 있으면 힘이 날 거라고. 그리고 잘못된 일은 바로잡아야 한다며.”
“아빠 돌아가신 것도 바로잡아야 할 일이었던 거지?”
질문을 던지는데 미아 목소리가 떨렸다. 어쩌면 그럴지도 모른다고 어렴풋이 생각했었다. 아빠는 어마어마한 화물을 싣고 일주일에 나흘 이상 장거리를 운전했다.
-- 171쪽
작가 소개
최이랑
방송 작가, 동화 작가로 오랫동안 활동했다. 책과 함께 성장해 가는 어린이를 따라가며 청소년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최이랑’이라는 이름으로 《소여동의 빛》, 《교서동 아이들》, 《너에게 꼭 할 말이 있어》, 《얼룩》, 《1분》을 출간했다. 내가 쓴 소설이 청소년에게 필요한 이야기, 따스한 위로를 건네는 이야기이기를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