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 저문 포구에
일엽편주가
말없이 닻을 내리고
물결은 낮은 목소리로
배의 옆구리를 어루만지며
낡은 밧줄은
하루의 바람을 붙들어 매둡니다
돌아온 갈매기는
하늘의 빛을 접어
방파제 끝에 내려놓으면
바다는 먼 곳이 아닌
고요히 등을 기댈 수 있는
어머니의 품이 됩니다
일엽편주는 어디까지 갔다 왔을까
파도보다 깊은 침묵을 싣고
별빛보다 가벼운 꿈을 싣고
이 좁은 포구에 돌아와
밤의 첫 숨결을 듣는다
등대는 졸린 눈으로
어둠의 문턱을 지키고
마을의 불빛은
젖은 물 위에 떨어진다
아무도 서두르지 않는 곳
떠남도 머뭄도
같은 숨으로 쉬는 곳
일엽편주가
작은 포구에 닻을 내린다
세상의 큰 물결이 지나온 듯
조용히 가라앉지 않은 마음처럼.
다음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