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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일엽편주가 닻을 내린 작은 포구

작성자넓은호수 이석영|작성시간26.06.10|조회수13 목록 댓글 0

해 저문 포구에

일엽편주가

말없이 닻을 내리고

 

물결은 낮은 목소리로

배의 옆구리를 어루만지며

낡은 밧줄은

하루의 바람을 붙들어 매둡니다

 

돌아온 갈매기는

하늘의 빛을 접어

방파제 끝에 내려놓으면

바다는 먼 곳이 아닌

고요히 등을 기댈 수 있는

어머니의 품이 됩니다

 

일엽편주는 어디까지 갔다 왔을까

파도보다 깊은 침묵을 싣고

별빛보다 가벼운 꿈을 싣고

이 좁은 포구에 돌아와

밤의 첫 숨결을 듣는다

등대는 졸린 눈으로

어둠의 문턱을 지키고

마을의 불빛은

젖은 물 위에 떨어진다

 

아무도 서두르지 않는 곳

떠남도 머뭄도

같은 숨으로 쉬는 곳

 

일엽편주가

작은 포구에 닻을 내린다

세상의 큰 물결이 지나온 듯

조용히 가라앉지 않은 마음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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