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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공 2026 詩작품집]

가면 마술사 / 김숙영

작성자copyzigi|작성시간26.06.22|조회수109 목록 댓글 2

가면 마술사


그는 늘 웃는 가면을 챙겨 들고 다녔다

표정을 꺼낼 때마다 가면 속에서
하얗게 빛나는 새 한 마리가 튀어나왔다

날개가 은빛으로 번쩍일 때
가면이 순식간에 바뀌었다

사람들이 박수를 치며 환호했다
나는 그저 표정의 온기를 찾고 싶어 앉아 있는데
새가 재빨리 흩어졌다

깃털을 주워 귀에 대면
모두 다른 목소리로 들려왔다

아버지의 목소리
친구의 목소리
어제 만난 행인의 목소리까지

그러나 그중 어디에도
그의 진짜 목소리는 없었다

사람들이 떠나고 텅 빈 무대 뒤에서
가면을 벗은 그가 나타났다

나인 줄 알고 있었구나?
그건 내가 아닌데
가면 속엔 내가 아니야
아니, 이미 없었어

목소리의 파편들이 내 목을 조여왔다
대답하지 못하도록 목소리를 앗아갔다

제발, 돌려줘 하나는 내 거였잖아
그가 비웃으며 웃는 가면을 뒤집어썼다

새가 펼쳐졌다
내가 걸어온 방향으로 날아갔다

난 단 한 번도 내 안의 것을 꺼내지 못했다  


 
김숙영_2019 열린시학 등단. 2021 바다문학상 대상. 2022 천태문학상 대상. 시집 『별들이 노크해도 난 창문을 열 수 없고』

《거꾸로 내리는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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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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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꼬까신 | 작성시간 26.06.23 잘 읽습니다~~^^💐
  • 작성자상큼한 계절 | 작성시간 26.06.24 난 단 한 번도 내 안의 것을 꺼내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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