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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씨시의 성 프란치스코 대축일 강론

작성자이병우|작성시간10.10.04|조회수193 목록 댓글 3

#. 먼저 아씨시의 성 프란치스코를 주보로 모시고 있는 우리 본당 모든 형제자매님들에게 축하의 인사를 드립니다.

   그리고 오늘 축일을 맞이하신 형제자매님들에게도 축하의 인사를 드립니다.

   제가 어제 산청 성심원에서 재속회 회원들에게 했던 강론을 카페에 올립니다.

 

 

 

<세라핌적 우리 사부 성 프란치스코 대축일>                                                        2010년 10월 4일

 

‘복음의 단순성 안에서 바보가 된 성 프란치스코!

 

평화를 빕니다!!!

오늘은 우리 사부 성 프란치스코 대축일입니다.

우리 사부를 통해서 교회와 세상에 새로운 영적 지평을 열어주신 하느님께 찬미와 감사를 드립니다.

그리고 그의 초대로 이 영적여정을 함께 하고 있는 우리 프란치스칸 모든 형제자매들에게도 감사와 축하의 인사를 드립니다.

 

우리는 1182년경 평화로운 아씨시의 작은 마을에서 태어나시고, 1226년 10월 3일 44살의 나이로 하느님 품으로 돌아가신 분. 그리고 3년 후인 1228년 교황 그레고리오 9세에 의해 성인품에 오르신 아씨시의 성 프란치스코를 ‘우리의 사부’로 모시고 살아갑니다.

즉, 프란치스코가 ‘우리의 스승이요, 아버지’라는 것입니다.

 

그분의 축일을 기념하고 있는 오늘, 우리가 그분의 진정한 제자요, 진정한 아들․딸들 이라면승이요 아버지이신 그분의 삶을 다시한번 기억하고, 우리의 삶을 반추해(성찰해)보는 것, 그래서 다시금 사부님의 모습으로 되돌아가는 것. 이것이 우리의 당연한 제자됨, 아들됨의 도리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1206년 주님께서는 프란치스코 형제에게 나병환자와의 만남을 통해 결정적으로 회개의 생활을 시작하도록 해주셨습니다. (역겨웠던 그것, 쓴맛 → 단맛)

이렇게 시작된 그의 회개여정 안에서 ‘프란치스코의 주된 바람과 열망’은 복음의 단순성 안에서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가르침과 발자취를 따르는 것이었습니다.(1첼라84)

사부님의 회칙 제2회칙 1장 1절에서 프란치스코는 형제들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작은형제들의 회칙과 생활은 순종 안에 소유없이 정결안에 살면서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거룩한 복음을 실행하는 것입니다.”

 

프란치스코에게 있어서 ‘복음’은 그의 ‘삶의 최고 규범’이었고, ‘단순하게 복음을 사는 것’,

‘복음을 해석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행동으로 실행하는 것’ 그것이 그의 삶의 전부였습니다.

 

프란치스코가 복음 안에서 발견한 영적보화는 바로 ‘성자 예수 그리스도의 비하 즉, 육화의 사건’이었고, ‘우리를 위해 수난하시고 십자가의 못박히신 그리스도의 사랑’이었습니다.

이 지극한 겸손과 사랑에 프란치스코는 완전히 매료되었던 것입니다.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 지극한 겸손과 사랑이 프란치스코를 바보로 만들어버렸습니다.

오직 복음만을 고집하는 거룩한 바보가 되고 말았습니다.

프란치스코는 그리스도 때문에 가난하셨고, 그리스도 때문에 겸손하셨으며, 그리스도 때문에 하느님의 모상인 형제자매는 물론 자연의 모든 피조물에게까지도 형제적 사랑을 나누어주셨습니다.

그는 그리스도 때문에 벌거벗은 모습으로 회개생활을 시작하셨고, 벌거벗은 모습으로 자매인 죽음을 기쁘게 맞아들이셨습니다. “나의 자매인 죽음이여, 어서 오십시오”(2첼라 217)

 

우리 사부 성 프란치스코께서는 우리에게 영적인 선물인 ‘작음’(가난과 겸손, Minoritas)과 ‘형제애․형제체’(사랑, Fraternitas)를 유산으로 남겨주셨습니다.

 

저는 며칠 전부터 사부님께서 저에게 물려주신 이 영적인 유산을 얼마나 삶으로 잘 관리해 왔는지 제 자신의 모습을 성찰해 볼 수 있었습니다.

참으로 마음이 아팠습니다. 그것은 스승이요 아버지이신 프란치스코의 가르침에 따라 충실하게 살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그분은 그리스도와 완전한 합일을 이루는 삶을 사셨는데, 저는 또 올 한해도 그렇게 살지 못했습니다.

그분은 그리스도만을 지니고 사셨고 그래서 참으로 가난하셨는데, 하지만 저는 오만 잡동사니를 다 지니고 살았고, 그래서 가난하지도 못했습니다.

그분은 참으로 겸손하고 작은 이였는데, 저는 교만하고 큰 사람이 되려하였기에 부끄러울 따름입니다.

그분은 분노와 흥분은 가난하지 않은 사람의 특징이라고 하셨는데, 저는 쉽게 분노하고 흥분하였기에 절대로 가난하지도 못하였습니다.

그분은 모든 피조물 안에서 하느님을 발견하셨는데, 저는 피조물을 나에게 필요한 도구로만 이용하였습니다. 자연의 피조물들이 신음하고 있는데도 구경하고만 있었습니다.

그분은 모든 인간을 하느님의 자녀로 받아들이고, 그 안에서 하느님의 모상을 발견하셨는데,

저는 그러지를 못했습니다. 불편한 형제자매들을 사랑으로 품어 안지를 못했습니다.

 

사부님은 우리에게 어디에 머무르든지 항상 나그네와 순례자 같이 소유 없는 생활을 하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한 곳에 정주하기를 좋아하고, 자꾸만 소유하려고 합니다.

재산을 소유하고, 직책과 일을 소유하고, 사람과 사랑을 소유하려고 합니다.

그리고 머무는 곳에서 종이 아닌 주인이 되려고 합니다.

이것이 우리를 복음으로부터 멀어지게 합니다.

 

요즈음 세상 사람들 안에서 회자(膾炙)되고 있는 것이 바로 ‘소통의 문제’입니다.

그런데 이것이 이제는 더 이상 세상의 문제만이 아니라 우리의 문제가 되어버렸습니다.

우리 안에서도 점점 갈수록 소통이 어려워지는 현실을 보게 됩니다.

소통의 가치가 바로 평화의 사도이신 우리 사부 성 프란치스코가 남겨준 아름다운 가치임에도 불구하고, 점점 이 가치가 어려운 짐으로 우리에게도 다가오는 현실입니다.

그 이유는 우리가 참으로 복음으로부터 멀어져 있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입으로는 그리고 머리로는 복음을 말하고, “우리가 복음의 본질로 돌아가야 한다.”라고 말하지만 정작 나의 가슴은 복음으로부터 멀어져 있고, 나 자신을 그 외침으로부터 유보시켜 놓았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너를 바라보아서는 지금 우리 앞에 당면한 이 소통의 문제를 풀 수가 없습니다.

자꾸 너의 허물만 이야기해서는 우리의 문제를 해결할 수 없습니다.

사부님께서 권고 5번에서 “아무도 교만에 빠지지 말고 주님의 십자가만을 자랑할 것입니다.”라고 권고하십니다. “우리가 자랑할 수 있는 것은 곧 우리의 연약함이며, 매일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거룩한 십자가를 지는 일입니다.”라고 권고하십니다.

 

각자가 나 자신 안으로 들어가야 합니다.

그래서 정말 우리가 얼마나 단순하게 복음적인 삶을 살고 있는지, 먼저 성찰해보아야 합니다.

내가 정말 나의 연약함을 자랑하고 있고,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를 매일 지고 있는지 성찰해 보아야 합니다. 이 성찰만이 우리가 다시 기쁘게 살 수 있는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이것이 우리가 진정한 평화의 사도가 되는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사부님의 관점에서 보면 이 세상에는 두 부류의 사람이 존재합니다.

한 부류는 ‘회개하는 사람’이고, 또 한 부류는 ‘회개하지 않는 사람’입니다.

회개의 사람이 되도록 합시다.

끊임없이 우리가 해야 할 일은 회개하는 것뿐입니다.

회개는 바로 그리스도에게로 돌아가는 것입니다. 복음으로 돌아가는 것입니다.

 

사부님께서는 생애 말년에 형제들에게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형제들이여! 우리가 지금까지 한 것이 하나도 없으니 다시 시작합시다.”

사부님의 이 말씀을 귀담아 들읍시다. 그리고 성찰과 회개 안에서 다시 시작하도록 합시다.

다시 너 보다 더 가난한 자가 되고, 다시 너 보다 더 겸손한 자가 되고, 다시 너 보다 더 사랑이 충만한 형제자매들이 되도록 합시다.

나 자신이 회개한 것만이 나와 너와 우리 모두가 함께 사는 길임을 잊지 말아야 하겠습니다.

 

우리 사부 성 프란치스코의 축복이 여러분 모두에게 충만하게 내리시기를 기원합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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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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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영미(세실) | 작성시간 10.10.05 늘 사부님 축일 때는 참석하려 하는데 어제는 정말 몸이 경직되어서 움직일수가 없었어요~T.T 많이 아쉽지만 사랑으로 함께 하겠습니다. 그래도 이렇게 강론을 함께할 수 있으니 너무 좋아요 신부님~ㅎㅎ
  • 작성자★갑순이★ | 작성시간 10.10.05 말씀을 읽고 많은 생각을 해봅니다. 나는 어떠하였는지?
  • 작성자둥근해가 떴다 | 작성시간 10.10.06 복음적 삶을 살지 못함을 고백합니다... 주님 ! 저에게 자비를 베풀어 주십시요...OTL OT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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