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FE

오늘의 복음

20260615.연중 제11주간 월요일

작성자손정학 성우안토니오|작성시간26.06.15|조회수26 목록 댓글 0

복음
<나는 너희에게 말한다. 악인에게 맞서지 마라.>
+ 마태오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5,38-42
그때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38 “‘눈은 눈으로, 이는 이로.’ 하고 이르신 말씀을 너희는 들었다.
39 그러나 나는 너희에게 말한다. 악인에게 맞서지 마라.
오히려 누가 네 오른뺨을 치거든 다른 뺨마저 돌려 대어라.
40 또 너를 재판에 걸어 네 속옷을 가지려는 자에게는 겉옷까지 내주어라.
41 누가 너에게 천 걸음을 가자고 강요하거든, 그와 함께 이천 걸음을 가 주어라.
42 달라는 자에게 주고 꾸려는 자를 물리치지 마라.”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복음 묵상
눈은 눈으로, 이는 이로 갚기 위해서 얼마나 몸에 힘을 주고 있었을지 생각하니 마음이 짠합니다. 아마 하느님 눈에도 그러실 것 같습니다.

질투 때문이든 복수 때문이든 상대방에게 칼날을 들이밀기 위해서는 눈을 부릅뜨고 있어야 합니다. 이를 악물고선 주먹을 꽉 움켜쥐고 있어야 합니다.

그럴수록 몸은 경직되고 호흡은 가빠집니다. 압은 높아지고 피는 더디게 순환합니다. 딱딱하게 굳어진 몸에서 생각은 좀처럼 자유롭게 떠다니지 못하고, 감정은 땅이 꺼질 듯한 한숨으로만 표출됩니다.

“악인에게 맞서지 마라. 누가 네 오른뺨을 치거든 다른 뺨마저 돌려 대어라”는 말씀은 ‘망각의 은총’에 기댄 채 무관심으로 대응하라는 뜻이 아닙니다.

오히려 몸과 마음에 힘을 빼라는 뜻일 겁니다. 몸이 물에 뜨기 위해선 근육의 긴장을 풀어야 하듯, 감정이 올라올 때는 팽팽해진 마음의 근육을 깊은 호흡과 함께 좀 느슨하게 할 필요가 있습니다. 사실 영성생활도 마찬가지입니다.

몸에 힘이 잔뜩 들어간 마르타는 중요한 것을 놓치는 반면, 몸에 힘을 뺀 마리아는 꼭 필요한 하나를 얻는데, 그것은 어떤 순간에서도 하느님의 말씀을 청해 듣는 신앙인의 태도입니다.(루카 10,38-42 참조) 영성생활에서도 일상생활에서도 “힘 빼기”는 우리가 그동안 보지 못한 것을 보게 하고, 느끼지 못한 것을 느끼게 합니다.

성령께서 활동하실 공간을 열어 주어 그분께서 주시는 뜻밖의 선물을 얻게 합니다. 몸과 마음과 생각에 주고 있던 힘을 살짝 풀고서 하느님의 인도하심에 기대어 보았으면 합니다.

오늘의 묵상
예수님께서는 이른바 ‘동태 복수법’을 다시 이야기하십니다. 이 율법은 받은 상처를 똑같이 되돌려주려는 제도가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복수가 점점 커지는 것을 막기 위한 울타리였지요. 범죄와 형벌 사이의 균형을 지키고, 폭력이 늘어나는 것을 막으려는 최소한의 정의였습니다.

법은 대체로 잘못한 만큼 벌을 받게 합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거기에서 나아가 법정의 논리를 넘어, 인간 마음의 깊은 자리로 우리를 이끄십니다.

“악인에게 맞서지 마라”(마태 5,39). 이는 악에 저항하지 말라는 뜻이 아닙니다. 오늘 복음에서 말하는 ‘악인’은 일상에서 우리를 모욕하고 상처 주는 사람을 가리킵니다.

마태오 복음사가가 굳이 “오른뺨”(5,39)을 이야기한 것은, 그것이 단순한 폭행이 아니라 남을 모욕하는 행위이기 때문입니다.

오른손잡이가 상대의 오른뺨을 때리는 것은 손등으로 치는 것으로, 당시 노예나 하인을 향한 모욕과 하대의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그 순간에도 “다른 뺨마저 돌려 대어라.”(5,39)라고 하십니다. 이는 굴욕을 받아들이라는 말이 아니라, 모욕이 우리 안에서 증오가 되어 커지지 못하게 하라는 초대입니다.

모욕을 사랑이나 선의로 꺾어 버리겠다는 결심을 하라는 말씀입니다.

속옷을 가지려는 자에게 겉옷까지 내주라는 말씀도, 천 걸음을 가자는 이에게 이천 걸음을 가 주라는 말씀도, 굴복이 아니라 사랑과 자비와 선의를 끊임없이 드러내라는 말씀입니다.

억압의 한 걸음을, 사랑의 두 걸음으로 지워 버리라는 말씀입니다. 우리 인간은 그러합니다. 아무리 잘못해도 용서받고 위로받으며 인정받기를 바랍니다.

우리 신앙인은 그런 인간의 마음을 어루만지고자 예수님을 따라서 예수님처럼 삽니다.
(박병규 요한 보스코 신부)

다음검색
현재 게시글 추가 기능 열기

댓글

댓글 리스트
맨위로

카페 검색

카페 검색어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