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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복음

20260621.연중 제12주일

작성자손정학 성우안토니오|작성시간26.06.20|조회수29 목록 댓글 0

복음
<육신을 죽이는 자들을 두려워하지 마라.>
+ 마태오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10,26-33
그때에 예수님께서 사도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는 사람들을 26 두려워하지 마라.
숨겨진 것은 드러나기 마련이고 감추어진 것은 알려지기 마련이다.
27 내가 너희에게 어두운 데에서 말하는 것을 너희는 밝은 데에서 말하여라.
너희가 귓속말로 들은 것을 지붕 위에서 선포하여라.
28 육신은 죽여도 영혼은 죽이지 못하는 자들을 두려워하지 마라.
오히려 영혼도 육신도 지옥에서 멸망시키실 수 있는 분을 두려워하여라.
29 참새 두 마리가 한 닢에 팔리지 않느냐?
그러나 그 가운데 한 마리도 너희 아버지의 허락 없이는 땅에 떨어지지 않는다.
30 그분께서는 너희의 머리카락까지 다 세어 두셨다.
31 그러니 두려워하지 마라. 너희는 수많은 참새보다 더 귀하다.
32 그러므로 누구든지 사람들 앞에서 나를 안다고 증언하면,
나도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 앞에서 그를 안다고 증언할 것이다.
33 그러나 누구든지 사람들 앞에서 나를 모른다고 하면,
나도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 앞에서 그를 모른다고 할 것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복음 묵상
하느님을 믿는다하여 고통과 두려움이 사라지는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어떨 때에는 두려움이 더 선명하게 보이고 고통은 극심하게 다가옵니다.

그럼에도 신앙은 두려움과 흔들림 속에서 무엇을 붙잡을지 안내해 줍니다.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사랑하시는 하느님이 계시기에 고통은 영원하지 않고 두려움은 두렵지 않습니다.

예수님 시대에 팔레스티나 지역에서 참새는 가장 흔하고 값이 나가지 않는 짐승이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참새 두 마리의 값으로 제시된 한 닢은, 가장 가난했던 일일 노동자 일당인 한 데나리온의 16분의 1에 불과한 돈이었습니다.

올해 기준으로 최저 일당이 82,560원이니 한 닢은 대충 5,000원쯤 됩니다. 하찮아 보이는 것도 다 마음에 품고 계신다는 비유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참새 두 마리를 통해 하느님 섭리의 세심함을, 그 섭리는 누구도 제외시키지 않는다는 것을 알려 주십니다.

하느님이 계시기에 신앙은 두려움을 삶의 주변부로 밀어내고 그 자리에 하느님을 모시게 합니다. 신앙인은 두려움과 고통이 없는 사람, 죄가 없는 순백한 사람이 아니라 이런 상황 속에서도 믿음을 굳게 하여 하느님을 선택하는 사람입니다.

“그러니 두려워하지 마라. 너희는 수많은 참새보다 더 귀하다.”(마태 10,31)

오늘의 묵상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세 차례나 같은 말씀을 되풀이하십니다. “두려워하지 마라”(마태 10,26.28.31). 이 말씀은 공허한 위로처럼 들리지 않습니다.

이미 피부에 와닿는 두려움을 느끼는 사람들, 박해와 거절을 실감하는 제자들에게 건넨 말이기 때문입니다.

“숨겨진 것은 드러나기 마련이고 감추어진 것은 알려지기 마련이다”(10,26). 귓속말로 들은 것을 지붕 위에서 선포하라는 말씀은, 비밀을 폭로하라는 것이 아니라 침묵을 뚫고 나오라는 초대입니다.

고통 속에서 배운 말, 상처를 통하여 들은 말은 혼자 듣고서 감내할 것이 아닙니다. 그래서 복음은 상처받은 영혼들이 세상 한가운데로 나아갈 용기를 줍니다.

“육신은 죽여도 영혼은 죽이지 못하는 자들을 두려워하지 마라”(10,28). 몸은 상처 입고 쓰러질 수 있지만, 하느님 앞에 선 나의 참된 가치에는 감히 인간의 위력이나 억압이 닿지 못합니다.

우리는 인간의 위협보다 끝까지 우리를 지키시는 하느님의 약속을 더 무겁게 여겨야 합니다.
참새 두 마리가 한 닢에 팔립니다.

이처럼 값싸게 여겨지는 생명의 죽음조차 하느님의 시선 밖에 있지 않습니다. 우리의 머리카락까지 세어 두신다는 말씀은 세상에서 가장 사소하게 여겨지는 것들조차 하느님께는 결코 사소하지 않다는 선언입니다.

버려지는 것, 잊히는 것, 이름 없이 사라지는 것들까지 모두 기억하시는 분이 바로 하느님이십니다.

그리고 그 하느님께서 인간으로 오셨습니다. 우리를 향하여 거침없이 오셨습니다. 고통은 우리를 침묵하게 하지만, 신뢰는 우리 입을 열어 주고 우리를 행동하게 합니다.

두려움의 가장 깊은 자리에서, 우리는 선택해야 합니다. 세상의 소음에 굴복할 것인지, 아니면 우리를 기억하시는 하느님을 믿고 세상을 향하여 끝내 나아갈 것인지. 그 선택이 우리의 슬픔을 다른 빛으로 바꿉니다.
(박병규 요한 보스코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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