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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시마 유키오의 금각사 1

작성자마리마리|작성시간13.08.23|조회수379 목록 댓글 3

 안녕하세요. 충북소설 회원 김승일입니다. 

오늘부터 충북소설의 카페에 좋은 소설들을 하나씩 소개해 볼까 합니다.

첫 작품은 제가 제일 존경하는, 또한 제일로 좋아하는 소설인, [미시마 유키오]의 [금각사]입니다.

 

이 [금각사]라는 소설은,

우리나라의 황순원의 소나기(1953년, 신문학)와 같이, 일본 고등학교 국어 교과서에 실린 작품으로, 일본 요미우리 신문의 요미우리 문학상(1956년, 8회)을 받은 걸작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 금각사라는 소설을 지은 미시마 유키오(본명 히라오카 기미타케)에 대해,

우경 군국주의자라는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으나, 그러한 정치적인 논리를 떠나, 그의 심오한 마음 속을 지그시 바라 볼 수 있다면, 신선한 충격으로 탐미주의라는 새로운 문학세계에 한발짝 발 내디딜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금각사의 소설의 첫부분은 회고로부터 시작합니다. 따라서 소설의 주인공의 과거의 행적을 약간이나 짐작할 수 있게 합니다.

 일본어의 문체는 한국어와 거의 같습니다. 중국어와 영어와 달리 어순이 같기 때문에 생각의 속도도 비슷할 것이고, 또한 과거 일본 식민지 시절의 경험과, 지리적으로 가까이 있는 관계로 일본 문화도 특별히 다르게 느껴지지가 않습니다. 더욱기 제가 어렷을 적에 본 TV 만화영화는 거의가 일본만화 영화였고, 지금 이 시절에도 거의 일본만화 영화가 일색이기 때문에 정서적으로 큰 차이를 느끼지 못합니다.

 

자. 그럼 소설로 들아가, 그의 독특한 문체를 살펴 보도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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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장

 

 어려서부터 아버지는 나에게 자주 금각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 주었다.

 내가 태어난 곳은 마이즈루 동북쪽의, 일본해로 튀어나온 쓸쓸한 곶이다. 아버지의 고향은 그곳이 아니라, 마이즈루 동쪽 근교에 위치한 마을이다. 절간에 입양되어 승적에 오른 후, 외딴 곶에 위치한 절의 주지가 되었고, 그곳에서 신부를 맞이하여 나를 낳았다.

 나리우 곶의 절 부근에는 마땅한 중학교가 없었다. 이윽고 나는 부모님 슬하를 떠나 아버지 고향에 있는 숙부 집에 맡겨지게 되어, 그곳에서 히가시마이즈루 중학교에 도보로 통학하였다.

 아버지의 고향은 햇빛이 유별나게 눈부신 곳이었다. 하지만 1년중, 11월이나 12월 무렵에는 구름 한 점 없어 보이는 쾌청한 날씨에도, 하루에 너덧 차례나 소나기가 지나갔다. 나의 변하기 쉬운 성격은 그 땅에서 형성된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5월 저녁 무렵이면, 학교에서 돌아와 숙부 집 2층에 있는 공부방에서 건터편의 산을 바라보곤 하였다. 신록으로 덮인 산중턱이 석양을 받아, 벌판 한복판에 금병풍을 세워 놓은 것처럼 보였다. 그것을 볼 때마다 나는 금각을 상상하였다.

사진이나 교과서에서 현실의 금각을 이따금 접하기는 하였지만, 내 마음 속에서는 아버지가 들려 준 금각의 환상이 훨씬 멋진 것처럼 여겨졌다. 아버지는 결코 현실의 금각이 금빛으로 빛나고 있다는 식으로 말하지 않았지만, 아버지의 말에 의하면 금각처럼 아름다운 것은 이세상에 없었고, 또한 금각이라는 글자, 그 음운으로 부터 내 마음이 그려 낸 금각은 터무니없이 멋진 것이었다.

 멀리서 논의 표면이 햇빛에 반짝이는 광경을 보거나 하면, 그것을 보이지 않는 금각의 투영이라 생각했다. 후쿠이 현과 이쪽 교토부의 경계를 이루는 기치자카 언덕은, 바로 동쪽에 위치한다.

 그 언덕 언저리에서 해가 솟는다. 현실의 교토와는 반대 방향이지만, 나는 산간의 아침 햇살 속에서 금각이 하늘에 솟아 있는 것을 보았다.

 이처럼 금각은 곳곳에 모습을 나타내었으며, 더구나 그것이 실제로 보이지 않는다는 점에서 이 지방의 바다와도 흡사하였다. 마이즈루 만은 사라쿠 마을에서 서쪽으로 15리쯤 떨어진 곳에 위치하고 있었지만, 바다는 산에 가려서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이 고장에는 언제나 바다의 예감과도 같은 것이 떠돌고 있었다. 바람에서도 때때로 바다 냄새가 풍겼고, 바다가 거칠어지면 수많은 갈매기들이 피신하여 근처의 논에 내려 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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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여기까지 입니다. 이 얼마나 서정적인 글이 아니겠습니까! 글 중에 '터무니없이 멋진 것이었다.'라는 표현과, '언제나 바다의 예감과도 같은 것이 떠돌고 있었다'라는 표현. 그리고 마지막 구절인,

'바람에서도 때때로 바다 냄새가 풍겼고, 바다가 거칠어지면 수많은 갈매기들이 피신하여 근처의 논에 내려 앉았다.'라는 묘사.

정말 거장다운 면모가 느껴지는 대목입니다. 중간 부분에 소나기를 통해 앞으로의 주인공의 성격을 대변하는 대목도 나타나지요.

 

미시마 유키오의 문체는 쭉 이렇습니다. 서정적이면서도 치밀한 아름다움. 이것을 일명 탐미주의라는 문학이라 일컫는답니다.

(그리고 여기서 한마디 덧붙이자면, 일본의 불교는 우리와 다르게 승려들이 결혼을 할 수 있답니다. 또한 자녀에게 세습이 가능하고요. 때문에 주인공의 아버지가 절간에 입양되어 승적에 오른 후, 외딴 곶에 위치한 절의 주지가 되어 주인공을 낳았다라는 대목이있었습니다.)

 

글의 저작권 문제로 인해, 금각사 소설 내용 전부를 소개할 수는 없지만, 며칠동안 금각사 소설의 앞부분 조금만 연재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지금 발췌한 글은 (주)웅진닷컴에서 [금각사]라는 제목으로 발행한 것으로, 허호(1954년생)님이 번역한 것입니다. 허호님은 한국외대 출신으로, 쓰쿠바 대학 박사과정을 수료했으며, 미시마 유키오에 관한 논문을 쓴 것으로 나와 있습니다. 그래서 미시마 유키오와 그의 글을 잘 이해하고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실제 일본에 있는 금각사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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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김창식 | 작성시간 13.08.23 좋은 글 감사드립니다. .
  • 답댓글 작성자마리마리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3.08.23 언제나, 카페에서나마 인사드려야지 하고 생각했습니다만, 이런 식으로 이제야 인사를 드립니다.
    김창식 선생님 몸 건강하십시오.
  • 작성자김창식 | 작성시간 13.08.23 네 감사합니다.......자주 찾아 주시고 좋은 글 올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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