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9년 이상춘의 '조선옛글 사전'249p에는 '후리다'란 말이 있다.
'후리다'는 15세기 중세 국어 문헌부터 형태와 의미의 큰 변화 없이 그대로 이어져 온 순우리말이다.
1. 역사적 문헌 기록
'후리다'는 조선 초기 문헌부터 등장하며,
당시에도 지금과 유사하게 '휘몰아치다', '노략질하다(빼앗다)'의 의미로 널리 쓰였다.
석보상절(1447년): "須彌山ㅅ 기슬글 후려 龍王ᄋᆞᆯ 자바 ᄆᆡ야 오려 ᄒᆞ더니"
(수미산 기슭을 후려쳐서 용왕을 잡아 매려 하더니)
훈몽자회(1527년): 한자 '掠(노략질할 략)'과 '搶(앗을 창)'의 우리말 뜻을 '후릴 략', '후릴 창'으로 풀이했다.
2. 학계의 어원 추정.
세종한글고전.
어근 '훌-' 유래설: 손으로 거칠게 휘두르거나 훑어내는 동작을 나타내는 의태적 어근 '훌-'에 접사 '-이-'가 붙어
동사화된 것으로 본다. 이는 '훑다', '훌치다'와 성격상 통한다.
'흐리다'와의 연관성: 매력으로 남을 유혹하여 '정신을 흐리게 만든다'는 뜻에서
모음이 변형되어 분화되었을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3. 의미의 확장 과정
- 물리적 휘두름: 채찍이나 매를 휘둘러 때리거나 베는 행위 ("뺨을 후려치다").
- 약탈과 독점: 그물로 물고기를 한 번에 휩쓸어 잡는 '후릿그물(후리)'의 뜻에서 유래하여
- 남의 물건을 몽땅 빼앗아 가지는 행위.
- 심리적 유혹: 사람의 마음이나 정신을 휘몰아쳐서 앗아가는 행위 ("이성을 후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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