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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동의 글/글방

왜 작은형은 울컥증에 걸렸는가?

작성자거정|작성시간26.06.19|조회수3 목록 댓글 0

작은 형은 형제들을 만날때마다 '울컥증'을 보였다.

울컥증은 감정이 갑자기 치밀어 오르고 눈물이 나는 증상을 뜻한다.

왜 작은 형은 울컥증이 있었을까?

형제들은 서독광부로 나가 고생해서 그렇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큰형은 그 모습을 보고 진절머리가 난다고 했다.

큰형은 무언가 알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

 

우리는 7형제다.
엉망진창인 환경속에 태어난 나의 부모님이 할 수 있는 것은 

그저 자식들의 배고픔을 면하게 해주는 일 뿐이셨다.


첫딸을 낳았다.
아들을 낳야겠다고 생각했지만 몇번이나 유산했다.
하여 어머니는 절로 불공드리러 다니셨다.

마침내 9년만에 아들을 낳았다.
얼마나 경사스런 일인가?

그런데 이게 왠일인가?
태어난 아들의 손이 이상하였다.
오른쪽 4번째와 끝 손가락이 붙은 것이다.
날벼락이었다.
아들이 병신이라니!

일본 생활을 정리하고 돌아온 할아버지는 큰형을 안아 보지도 않았다.
아무 죄없이 태어난 큰형은 태어날 때부터 철저히 외면 당했다.
더군다나 둘째 형이 태어나서부터 더 했다.
이상없이 잘 생긴 둘째형이었다.
집안이 온통 둘째형 뿐이었다.
할아버지는 두 손자를 가게에 데리고 가서도 과자를 둘째만 사주었단다.-큰형의 기억.

큰형은 얼마나 큰 상처를 받았을까?

그리고 상대적으로 동생이 얼마나 미웠겠는가?
어쩌면 동생이 없어져 버렸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으리라.

부모님의 걱정은 

혹시 유전이 아닌가 했지만 둘째형 밑으로 나와 남동생까지 낳았지만
역시 이상이 없었다.

큰형은 큰형대로, 작은형은 작은형 대로 문제가 심각했다.
최악의 상태였다.
아무 잘못도 없이 그들이 서로 억울하게 서로 미워해야만 했다.

시작부터 잘못이었다.

큰형은 그 때부터 빗나가기 시작했다.
피해는 온통 나와 둘째형이었다.

전쟁이 끝나고도 큰형의 두 손가락은 여전했다.
아주 간단한 수술인데
왜 수술을 하지 않았는지 이해 불가였다.


병신소리 들으면서 빗나가기 시작한 큰형이었다.
좋치않은 친구들과 어울려 나쁜 짓만 하고 다녔다.
전쟁으로 초등학교 4년을 마친 후 야간 중학교에 갔지만 그것도 흐지부지였고
마침내 돈으로 고등학교에 들어갔다.
이미 삐뚤어진 성격이 어디 가는가?
친구들에게 조차 놀림을 당했으니...
더 이상 버틸 자신이 없던 큰형은 졸업하자마자 
스스로 찾아가 수술했다.
20년만에 수술했으니 얼마나 기뻣겠는가?
부모님을 얼마나 원망했을까?

그동안 손가락 때문에 얼마나 상처를 많이 받았겠는가?

그동안 큰형은 온갖 나쁜짓을 다 하고 다녔고 부모 말도 안 듣고

집에서는 동생들을 마구 괴롭혔다.
어쩌면 가장 미운 작은형에게는 더 했으리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큰형은 동국대학교 철학과에 합격했다.
반면에 작은형은 중학교때 축구를 해서 서울 명문 배재고등학교에 스카웃 되었다.
그 때는 아버지 가게가 잘 돼서 공장까지 할 정도였다.
공부가 평생 원이셨던 부모님은 서울에 집을 샀고 동생들까지 모두 서울로 올려보냈다.
대학,고등학교,중학교 둘, 초등학교. 그리고 사촌누이.모두 6명이었다.
심지어 5살인 막내여동생까지였다.
딱 한사람 8살 여동생만 남겨놓고.
이게 보통 일인가?
전쟁이 끝나고 겨우 자리를 잡았는데 서울로 6명을 유학시킨다는 것은 
상상할수 없는 일이었다.
더군다나 소도시에서.
만만치 않은 생활비와 학비였다.

서울로 올라간 우리들은 모든 운영권을 가진 큰형에 좌지우지였다.
오죽하면 당시 큰형의 별명이 '폭군 네로'였는가?
자기 멋대로였다.
얼마나 신났겠는가?
더군다나 결혼할 여자와 동생까지 불러 들였으니.
설상가상으로 친구들까지 수시로 데리고 와 그 피해는 온통 우리에게 돌아왔다.
가장 큰 피해를 본 사람은 축구선수였던 작은형이었다.
전혀 뒷바라지를 해 주지 않았다.
가뜩이나 미웠던 둘째인데 무관심이었다.
작은형은 항상 힘들어 하는 모습을 보았다.  

얼마나 큰형이 미웠겠는가?

어쩌면 원수같았을 것이다.

 

졸업할 즈음 연세대학교에서 스카웃 제의가 왔지만 왠지 거절했다.-무슨 이유인지 모른다.

그러다 건국대 동국대에 들어가 축구선수로 뛰다가 그만두고 군에 입대해 육군선수로 뛰었다.

그리고 그 후 축구를 집어 치웠다.

한계에 부딪쳤는지 모른다.

 

그러다 이 직업 저 직업 전전하다가 서독광부를 지원해 독일로 갔다.

힘들었지만 돈이 모이기 시작했고 거기에서 간호사로 가 있던 형수와 동거해 아들과 딸을 낳았다.

둘이 벌으니 수입에 괜찮았다.-직장인의 8배를 주었다고 한다,나의 첫봉급이 겨우 4만원할 때였다.

 

동거하기 전에 위조사건에 휘말렸다.

광부로 간 사람 대부분이 가짜 결혼 증명서로 수당을 챙겼는데 둘째형도 그렇게 했다.

들째형이 해달고 해서 한 것은 아니었고 큰형과 작은 형 친구와 했다.

나라에서도 모르는 척 했다.

결국 들통나 돈 다 물어주고 큰형은 공문서 위조죄로 감방에 들어갔고 연관된 공무원은 파면됐다.

그게 작은형에게는 족쇄가 되었다.

'너 때문에 감방에 갔다'는 것이 큰형의 논리였다.

 

그런 속에 또 다른 문제가 일어났다.

아이들 문제였다.

작은형네는 둘이 직장에 나가야 하는데 둘을 어떻게 보는가?

한사람이 그만 두어야 하는데.

생각하다 결국 부모에게 집을 사드리고-당시 150만원-3살짜리 아이를 맡기는 것이다.

마침 집엔 막내여동생까지 있으니 걱정이 없었다.

양육비까지 드렸다.

그런데 문제는 손자를 너무 애지 중지한 것이다.

아이도 엄청 따랐다.

그러다 귀국하였는데 아이는 부모보다는 할머니와 고모만 따랐다.

그 때부터 어머니와 형수사이가 틀어지기 시작했다.

둘째형수는 결국 강제로 떼어 데리고 갔으니 ....

관계가 악화되었다.

아마 중간에서 작은형은 참으로 난처했을 것이다.

그리고 얼마 있다 집을 팔겠다고 했다.

핑계는 돈이 없다며.

부모님은 매우 낙심했으리라.

아들이 사준 집에서 노년을 편히 보내려고 생각했는데....

 

두 분은 월세방으로 가셨다.

그 후 아버지는 소화에 문제가 있어 병원에 입원하셨는데 더 큰 병원으로 가라고 해서

원주 기독교병원에 갔더니 간경화로 판명되었다.

그 때는 이미 시기를 놓쳐 퇴원하라고 해서 큰형집으로 가셨다가 20여일만에 돌아가셨다.

 

과연 돈이 없어 작은형은 집을 팔았을까?

아니면 작은형수 때문이었을까?

 

더 황당한 일은 돌아가신 아버지를 자기가 가지고 있던 2500평의 조그만 야산으로 모신 후였다.

터가 좋지 않다고 하여 산소에 가서 굿까지 했고 자식들의 이름도 개명까지 했다고 한다.

그러니 산을 팔겠으니 이장하라고 했다.

자기네들에게 좋치 않다는 것이 이유였다.

결국 대출받아 내가 샀다.

 

그런 속에도 작은형은 거의 200평 되는 집을 샀고 

또 다시 큰형과 이러저러하게 연관을 했다.

당시 큰형밑에는 작은형친구들이 많이 모여 있었다.

자세힌 내용은 모르나 아마 얼키고 설켰다.

얼마나 연관되었는지는 모른다.

큰형은 작은형을 그냥 두지 않았을 것이다.

그 때부터인가.

작은형은 집안은 물론 친구들까지도 도외시했다.

아들과 딸을 두번씩이나 대학공부시켜 아들은 L.G에,딸은 힘든 시험에 합격시켜

좋은 직장엘 들어가 결혼시켰다.

우리 형제중에 자식농사를 가장 성공했다는 평을 받았다.

그럼에도 작은형은 형제들을 만나면 '울컥증'이 있었다.

무슨 이유인지는 몰랐다.

단지 우리는 서독광부시절 고생을 너무해서가 아닌가 추측했을 뿐이다.

 

문득 자기가 부모에게 한 행동때문이 아닌가 생각되어 졌다.

아니면 큰형 때문이 아닐까 생각됐다.

한달에 한번씩 만나는 형제들 모임에도 나오지 않았다.

 

그러다 결국 2023년 2월에 뇌종양으로 1년 반 고생하다 죽었다.

거기에 끝나지 않았다.

백혈병인 딸이 자기 어머니와 오빠에게 이식수술을 받았지만 

2년 만에 죽었다.

50살이었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었다.

 

왜 작은 형은 그렇게 살다가 갔을까?

그 중심엔 큰형이 있었던 것은 아닐까?

형제라도 악연이었던가?

 

시작부터 그들은 악연이었던가?

끝내 트라우마를 극복하지 못하고 죽은 작은형이 안타까웠다.

물론 큰형은 큰형대로 이해가 가고, 작은형은 작은형대로 이해가 갔다.

 

이제 작은형은 갔고 큰형은 87세이다.

조금 일찌기 서로 풀고 갔더라면 좋았을 것을.....

참으로 아쉽고 안타깝다.

 

작은형이여!

이제 그만 우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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