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협회나 병원 마크를 보면 지팡이에 뱀이 칭칭 감긴 심볼이 많이 등장하는
데, 이런 이유가 의사들이 뱀탕을 좋아해 즐겨 끓여 먹어서 그런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의사들이 부업으로 뱀을 잡는 직업을 가진 것때문 아니다.
에덴동산 시절부터 등장하는 사악한 뱀이 어떻게 의료계의 심볼이 되었는가에
대한 재미있는 신화가 있다.
즉 그리스 신화에서 아폴로는 아들 "아스클레피오스"를 머리는 사람이고 몸은
말의 형상을 한 "인마의 신"에게 의술을 배우게해 결국 당대의 위대한 의신으로
만들었다. 생사를 뜻대로 조절할 수 있게된 "아스클레피오스"는 항상 지팡이에 뱀
을 감고 다니며 온갖 약초를 알아내고 뱀으로 하여금 환자를 핥게 하여 다시 살아
나게 했었는데 이때부터 그리스인은 뱀을 신비의 동물로 생각했고 그 이후 뱀은
병을 치료하는 생명존중사상의 상징이 되었다.
또다른 의견
그리스 신화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리스에 아스클레피우스(Asclepius)라는 의사가 있었다.
죽어 가는 사람까지 살려 낼 만큼 실력이 출중해 ‘의학의 신’이라는 호칭까지 얻었다.
급기야 그는 이미 죽은 사람을 살려 내기에 이르렀고, 삶과 죽음에 관한 자신의 고유 권한을
침범당한 제우스(Zeus)의 분노로 죽고 만다.
그런데 아스클레피우스가 ‘의학의 신’으로 활약할 당시 항상 한 마리의 뱀이 감긴 지팡이를
가지고 다녔기에 이것이 의학의 상징이 됐다.
그렇다면 두 마리의 뱀은?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또 다른 이야기, 즉 헤르메스(Hermes)의 이야기를 살펴보자.
그는 제우스의 아들로서 아버지의 비서이자 나그네의 수호신으로 활약했다.
평소 날개 달린 모자와 신발을 신고 두 마리의 뱀이 감고 있는 카두세우스(caduceus)라는 지팡이를 지니고 다녔다.
이후 그리스에 상업이 번창하자 장사하는 이들의 수호신도 됐다. 영어로 상인이 ‘merchant’인 것도
헤르메스의 로마식 이름인 머큐리(Mercury)에서 기인한 것이다.
그는 약삭빠른 면이 있어 곧잘 남의 물건을 헐값에 사서 비싸게 팔거나 아예 남의 물건을 약탈해다가
다른 고장에 팔아먹기까지 했으므로 도둑의 수호신으로까지 불리게 됐다. 훗날 헤르메스의 날개 달린 지팡이와
두 마리의 뱀은 상업과 교역의 상징이 됐다.
따라서 엄격히 말해 의학의 상징으로 헤르메스의 두 마리 뱀은 적절하지 않다.
그런데도 오늘날 두 마리 뱀 또한 의학의 상징으로 쓰이게 된 데에는 몇 가지 설이 있다.
우선 헤르메스와 연금술과의 관련성을 들 수 있다. 연금술사들은 헤르메스의 아들이라고 일컬어졌다.
16세기 말까지 연금술학이 화학·광물학·금속학뿐만 아니라 의학·약학까지 포함하고 있었기 때문이 아니었나 생각된다.
또 한 이유로는 명확하지 않지만 1800년대 후반 미군 병원 등지에서 두 마리의 뱀이 휘장으로 등장한 데서 찾을 수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1902년 미 육군 의무병과에서 카두세우스와 두 마리 뱀을 공식 휘장으로 채택한 것이
의학의 상징으로 쓰이는 데 큰 계기가 됐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배적 의견이다.
어찌 됐든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완전히 다른 의미의 뱀이 오늘날 의학의 상징으로 혼용되고 있다.
참고로 세계보건기구(WHO)와 미국의학협회는 한 마리의 뱀이, 대한의사협회는 두 마리의 뱀이 마크에 등장한다.
그리고 서양에서는 뱀이 기독교(뱀이 사탄이라는 의견)가 창궐하기 전까지는 그다지 나쁜 이미지가 아니였습니다.
다산, 치유, 재물을 상징하기도 했죠. 물론 우리나라에서도 뱀을 기독교적 의견과는 다른 시각으로 봐 왔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