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일어나서 하는 일은 대상을 아는 일 단지 그뿐이다' 저는 마음의 고유성질을 이렇게 이해했습니다. 그리고 마음의 고유성질이 '대상을 아는 것'이라는 사실과 더불어 1초에 1200번 일어나 머물다 사라지는 찰나적 존재라는 사실을 이해하고선 난생 처음 마음이 참 가벼워지는 경험을 했습니다. 그런데 그 마음을 89개로 분류해놓은 것을 보고서 마음이 다시 어려워졌어요. 89개로 분류한 마음들은 각각 내용이 달랐고 그 각각의 내용들이 '대상을 아는 것'이라는 마음의 고유성질과 어떻게 어우러지는지 그 원리를 이해할 수가 없었습니다. '유익한(업을 짓는)마음'과 '해로운(업을 짓는)마음'은 '대상을 아는 작용'과 함께 일어날 수도 있겠구나하고 생각한다 치더라도(하지만 이것도 어디까지나 저의 가정이고 이렇게 생각하는 것이 올바른 것인지도 잘 모르겠습니다) '무기의 마음들' 특히 '과보로 나타난 마음'은 '대상을 아는 작용'과 너무나 무관하게만 보여서 머리가 아픕니다. 지금의 제 수준에서는 도저히 이해가 되질 않네요. 워낙 초보여서 질문의 수준이 많이 낮겠지만 자비로운 마음으로 제 의문에 답을 주시면 정말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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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댓글 작성자해문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22.11.07 고요2님 감사합니다. 귀한 시간 내주시고 책까지 직접 찾아봐주셔서 정말 감사해요. 덕분에 의문을 해결했습니다. 하지만 역시 초보불자여서 이게 바르게 이해한 것인지 알 방법이 없네요. 그래서 제가 의문을 해결해나간 과정을 여기에 남겨볼까 해요. 저는 위에 질문 첫 문장을 "마음이 일어나서 하는 일은 대상을 아는 일 단지 그뿐이다" 이렇게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마음의 고유성질을 저는 그렇게 이해하고 있다고 적었지요. 마음의 고유성질과 마음이 찰나적 존재라는 두 가지 사실이 초보였던 제게 너무 놀라운 사실이였고 그 사실을 아는 것만으로 마음이 참 가벼워지는 경험을 했어요. 그런데 1장의 진도를 더 나가자 수많은 찰나의 마음들을 89개로 분류하는 내용이 나왔습니다. 저는 여기서 딱 막혀버렸죠. 89개의 마음들은 각각 내용이 달랐고 제가 이해하고 있었던 마음의 고유성질과 그대로 부딪쳤어요. '마음은 일어나서 대상을 아는 일만 해야하는데 저 많은 내용들은 도대체 뭐지' 이런 생각이 저절로 들었습니다. 고민을 거듭하다가 도저히 안되겠어서 무턱대고 초기불전연구원 카페에 가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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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해문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22.11.07 그리고 제 의문을 새 법우 게시판에 올렸습니다. 하지만 하루 이틀 소식이 없었고 스스로 의문은 풀리지 않고 여기까지인가보다 낙담하고 있었는데 법우님께서 답글을 주셨습니다. 믿거나 말거나지만 법우님께서 남겨주신 조언 첫 문장에서 해결의 실마리를 찾았어요. "마음이 일어나서 하는 일은 '마음의 역할'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법우님 말씀에서 힌트를 얻었습니다. 그리고 뒤이어 적은 "'느낌들과 생각들과 의도들과 그밖의 온갖 마음속에서 일어나는 현상들'과 구분되는 마음만이 가진 어떤 특별한 성질이 바로 '대상을 아는 것'"이라는 말씀에서 제 오류를 스스로 볼 수 있었어요. 저는 마음의 고유성질을 '마음이 일어나서 하는 일은 대상을 아는 일 단지 그뿐이다' 이렇게 이해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저의 오류는 '단지 그뿐이다'였습니다. 적어놓고보니 민망할 정도로 단순하지만 제겐 이 장벽이 너무 높았습니다. 고유성질이라는 말에 너무 몰입한 나머지 성급한 결론을 내려버렸어요. 마음은 오직 '대상을 아는 일'만 한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그토록 가볍게 느껴졌겠지요. 하지만 저만해도 집안에서 아들 역할을 하지만 그게 제 전부가 아니고 살아가며 수많은 것들을 마주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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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해문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22.11.07 이렇게 저는 제가 스스로 판 함정에서 고요2님의 도움 덕분에 잘 걸어나올 수 있었습니다. 정말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오늘 덧붙여 주신 글을 보고 제 의문을 확실하게 이해하고 설명해주시는구나를 알았습니다. 그런데 한편으로 죄송한 마음도 있어요. 제가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많은 시간을 들여서 긴 조언을 해주었는데 제가 이해한 건 너무 적다는게 좀 아쉽고 머쓱하네요. 말씀해주신 욕계, 색계, 무색계, 과보의 마음 등의 내용들은 제가 아비담마의 진도를 더 나가고 공부가 깊어지면 그때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아무쪼록 감사합니다. 끝으로 의문을 푸는 과정에서 전에는 보이지 않았지만 새로운 눈으로 보니 잡을 수 있었던 아비담마 길라잡이 강의에서 각묵스님이 하신 말씀을 남기면서 답글을 맺을게요.
"세상에 아무리 많은 마음이 있다손 치더라도 대상을 안다는 것으로는 하나입니다"
초기불교tv 아비담마 길라잡이 5-1강 [과학자의 눈 부처님의 눈]에서 하신 말씀입니다. 고요2님 행복하세요 감사합니다 -
답댓글 작성자고요2 작성시간 22.11.07 예, 법우님.
제 부족한 글을 이렇게 잘 섭수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리고 잘 사유하셔서 스스로 답을 찾아가시니 장하십니다.
해문 법우님께서도 늘 건강하시고 행복하셔요. -
작성자계 정혜 작성시간 22.11.09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