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23일 개강한 [2024년 봄] 제19기 초기불전학림이 어느새 열 번째 종강 시간을 맞았습니다.
지난 3월 방송 장비를 점검하고 시험 방송하던 날 풍경입니다.
겨울 외투를 입고 시작했는데 봄 한 철이 온전히 학림 강의와 함께 흘러갔습니다.
그 사이 보리원에서는 천일결사 기도를 시작하였고 봉축법회도 여법하게 회향하였습니다.
모두들 법으로 충만된 날들을 보냈으리라 생각됩니다.
무사히 제19기 학림을 회향하게 된 많은 인연들에 깊이 감사드리며 뒤늦은 후기를 올립니다.
원장스님께 삼귀의 계와 오계를 수지하고 니까야를 독송하고
청법가로 법사스님을 모셨습니다.
잠시 입정을 거치는 사이, 각처에서 출석을 알리는 메세지가 이어졌습니다.
종강이라 여러 장로스님들의 게송을 많이 언급하시려나 생각했지만 법사스님께서는
해제 142쪽을 열어 『테라가타』 이해의 열쇠가 되는 X장 ‘장로들이 『테라가타』의 게송들을 읊은 배경’ 11가지를 꼼꼼히 되짚어 주셨습니다.
『테라가타 주석서』에서 담마빨라 스님은 259분의 장로들이 1,279개 게송들을 읊은 배경을 아래 네 가지로 정리하셨습니다.
① 감흥어를 통해서
② 자신의 증득에 머묾을 반조함을 통해서
③ 질문에 대답함을 통해서
④ 반열반할 때에 교법이 출리로 인도하는 상태를 설명함을 통해서
『테라가타 주석서』 서문
‘그들은 자신들이 증득한 대로 도와 과의 행복을 반조한 뒤
어떤 것은 감흥어를 통해서; 자신의 증득에 머묾을 반조함을 통해서; 질문을 통해서; 반열반할 때에 교법이 출리로 인도하는 상태를 설명함을 통해서 말하였는데,
그 모두는 합송할 때에 한곳에 모아서 『테라가타』라고 법을 합송하는 분들에 의해서 합송되었다’(ThagA.i.2)
법사스님께서는 해제에서 게송들을 읊은 이유를 무려 11가지로 분류하셨고, 이를 차례로 강조해 주셨습니다.
① 구경의 지혜를 천명하여 읊음(168분의 게송)
-아라한과를 체득하고 그 경지를 드러내어 읊음.
② 감흥어로 읊음(45분의 게송)
③ 사자후를 토하여 읊음(10)
“나에게는 죽음에 대한 두려움이 없고
삶에 대한 열망이 없다.
알아차리고 마음챙겨
나는 몸을 내려놓을 것이다”(아지따 장로 Th1:20)
④ 요청이나 질문에 대한 대답으로 읊음(22분)
“푸른 구름의 색깔과 아름다움,
차가운 물과 깨끗한 개울을 가졌고
인다고빠까 곤충으로 덮인
저 바위산들은 나를 기쁘게 합니다.”(와나와차 장로(Th1:13)의 게송)
- “도반이여, 숲에서 편안하게 머무셨습니까?”라는 비구들의 물음에 대한 답변으로
자신의 구경의 지혜를 밝히며 읊은 게송.
⑤ 비구들을 경책하기 위해서 읊음(15분의 게송)
⑥ 반열반할 때에 읊음(5분의 게송)
“나에게는 죽음에 대한 두려움이 없고
삶에 대한 열망이 없다.
알아차리고 마음챙겨
나는 몸을 내려놓을 것이다”(아지따 장로 Th1:20)
- 이 게송은 사자후를 토하여 읊은 것에도 해당함
⑦ 특별한 일화를 배경으로 하여 읊음(10)
“혼침에 빠지고 많이 먹고
잠잘 때는 뒤척이며 누워 자나니
마치 큰 돼지가 던져준 먹이로 살이 찌듯이
아둔한 이는 거듭거듭 모태에 든다.”(다사까 장로 Th1:17)
- 다사까 장로는 출가하였으나 게으르고 정진하지 않았으며, 부처님 법문 시간에도 코를 골고 잠을 자자 부처님께서 이 게송을 읊어서 경책하심.
다사까 장로는 이 게송을 듣고 절박감이 생겨서 위빳사나를 확립하여 아라한이 되었고, 그 이후에도 이 게송을 읊음.
⑧ 부처님을 찬탄하여 읊음
- 부처님, 대영웅, 위대한 선인, 정등각자, 스승님, 여래, 대성인, 여여한 분, 등으로 여러 곳에서 다양하게 나타남.
⑨ 장로가 직접 지어서 읊지 않음(96개의 게송-본문에 표기된 104개는 오타임)
- 부처님, 천신, 다른 스님, 합송자 등
⑩ 자연을 노래하거나 자연의 현상을 읊음(10분의 25개 게송)
중국 선불교의 禪詩와 유사함.
위 ④의 와나와차 장로(Th1:13)의 게송 등
⑪ 가족이나 친지들에게 읊음(17분의 게송이 나타남.)
가족이나 친지들에게 삼귀의계와 오계를 설하고 선업을 닦아 선처에 태어나는 공덕을 지을 것을 강조함.
- 이상의 분류를 통해 테라가타 게송의 성격 파악과 이해에 도움을 주셨고
해가 갈수록 더해지는 ‘해제 쓰기’의 어려움도 토로하셨습니다.
6개월 이상 칩거하시면서 해제에 매진하신 법사스님께 감사의 마음이 절로 우러났습니다.
이제 경전의 게송으로 들어갑니다.
2. 찟따까 장로(Th1:22)
라자가하의 부유한 바라문의 아들. 세존께서 라자가하에 머무실 때 법을 듣고 믿음을 얻어 출가.
기질에 맞는 명상주제를 얻어 숲의 장소로 들어가 수행에 전념하여 선을 성취, 그 선을 기초로 위빳사나를 증장시켜, 아라한과를 얻음.
아라한이 된 후 스승님께 절을 올리기 위해 라자가하로 갔을 때 거기서 비구들이
‘도반이여, 왜 그대는 방일하지 않고 숲에서 머뭅니까?’라고 묻자
그는 자신의 구경의 지혜를 천명하며 본 게송을 읊음.
* 행장에는 수행과 깨달음의 과정이 잘 드러남
① 자신의 기질에 맞는 명상주제를 얻음
② 숲의 장소로 들어가 수행에 전념함
③ 선을 성취함- 초선, 2선, 3선, 4선(대상에 따라 공무변처, 식무변처, 무소유처, 비상비비상처의 선)
④ 그 선을 기초로 위빳사나를 증장시킴
⑤ 아라한과를 얻음
선과 위빳사나를 구분하여 禪만으로는 깨달음에 이를 수 없음을 명확히 해주셨고
선과 위빳사나의 차이를 핵심 키워드인 ‘표상(니밋따)’과 ‘특상(tilakhana, 무상/고/무아)’으로 구분해 강조하심.
선(사마타): 표상(니밋따), 익힌 표상, 닮은 표상을 통해 근접삼매, 본삼매에 듦.
5장애(5蓋)가 사라짐, 선의 다섯 각지(구성요소)가 확립됨. 초선~4선
위빳사나: 해체해서 보기-무상/고/무아-염오-이욕-해탈-구경해탈지
보조 교재를 중심으로 본 기질에 대한 설명
기질에 대한 설명은 성전이나 주석서에서 전해 내려온 것이 아니며, 객관화 시키기 쉽지 않지만
기질에 따라 스승으로부터 받은 명상주제를 전적으로 신뢰하고 받아들여 그대로 수행할 것을 강조하신 것으로 이해.
현장에 설치된 다섯 대의 카메라가 다양한 각도에서 영상을 잡아 송출화면에 이렇게 변화를 준 것을 현장 수강생들은 눈치채지 못했습니다.
게송
22. “푸르고 아름다운 목을 하고 관모를 가진
공작새들은 까람위에서 울음소리를 냅니다.
그들은 차가운 바람과 놀고 있나니
선을 하도록 잠든 자를 일깨웁니다.”
푸르고 아름다운 목과 관모를 가지고 멋진 울음 소리를 내며 차가운 바람과 놀고 있는(선을 즐기는) 공작새들은
선(사마타와 위빳사나 둘 다를 포함)을 하도록 잠든 자를 일깨웁니다.
자연을 노래하면서 구경의 지혜를 천명한 게송.
3. 고살라 장로(Th1:23)
테라가타에는 하천한 가문, 처참한 가문 출신의 장로는 모두 11분 나타나는데 그 중의 한 분이 바로 고살라 장로이다.
감미로운 목소리 소나 꾸띠깐나 존자의 출가 소식을 듣고 출가하여 기질에 맞는 명상 주제를 얻어 삼매 수행과
위빳사나 수행을 통해 무애해체지를 갖춘 아라한이 됨.
탁발 시 매일 어머니의 극진한 공양을 받음.
23. “나는 어떤 대나무 덤불 아래에서
[어머니가 공양한]꿀을 넣은 쌀죽을 먹은 뒤
오른쪽으로 [돌아 공격을 표하고]
무더기들의 일어남과 사라짐을 명상하여
한거를 증장시키면서
[전에 머물던] 산마루로 돌아갈 것이다.
* '무더기들의 일어남과 사라짐을 명상하여'
- 취착의 대상인 다섯 무더기들(5취온)의 일어남과 사라짐을 통찰하면서, 지금 해야할 일을 다 하고,
과의 증득을 얻기 위해 위빳사나를 확립하면서라는 뜻
- 오온의 각각의 무더기에 대해 50가지(5*10) 형태로 명상
" [오온의] 각각의 무더기에 대해 무상으로, 붕괴로, 흔들림으로, 무너짐으로, 견고하지 않음으로,
변하기 마련인 법으로, 심재가 없음으로, 복리가 없음으로, 형성된 것으로, 죽기 마련인 법으로
- 이 열가지를 통해서 50가지 무상의 관찰이 있다."(Vis.XX.20)
* 한거를 증장하여
- 편안함에 의한 떨쳐버림과 과를 증득한 몸에 의한 떨쳐버림을 강하게 하면서 혹은 그것을 강하게 하는 원인이 되는 곳으로 갈 것이다라는 뜻.
- 한거, 떨쳐버림(viveka)에 대한 상세한 설명은 본서 주해) 130,131을 참고할 것
시간은 금새 흘러 고살라 장로까지 두 개의 게송으로 강의를 마무리 하셨고,
이로써 10강 동안 총 23개의 게송을 공부하였으며 다음 학림을 위한 대략적인 계획과 함께
본 학림에서의 미진한 부분에 대한 양해를 구하셨습니다.
수료식
이어 원장 대림 스님의 학림 수료증 전달과 감사 인사를 비롯한 회향 시간입니다.
마이크를 넘겨받으신 원장스님께서 가장 마음에 남는 게송으로 꿀라 장로의 게송을 언급하시며
"물대는 자들은 물을 인도하고
화살 만드는 자들은 화살대를 곧게 하고
목수들은 나무를 다루고
좋은 서계 가진 자들은 자신을 길들인다."
이어서 「앙굴리말라 경」(M86)을 인용하셨고, 앙굴리말라 게송도 함께 설명해주셨습니다.
언제 들어도 감동이 따르는 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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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그러자 앙굴리말라 존자는 한적한 곳에 가서 홀로 앉아 해탈의 행복을 맛보면서 그때 이 감흥어를 읊었다.
“전에 방일했지만 그 후로는 방일하지 않는 자
그는 이 세상을 비추나니 구름을 벗어난 달처럼.
그가 지은 삿된 업을 유익함[善]으로 덮는 자
그는 이 세상을 비추나니 구름을 벗어난 달처럼.
참으로 젊은 비구가 부처님의 교법에 몰두할 때
그는 이 세상을 비추나니 구름을 벗어난 달처럼.
나의 적들은 참으로 부처님의 가르침을 듣고
부처님 교법에 몰두하기를!
나의 적들은 참으로 법으로 인도하는
좋은 분들을 섬기기를!
참으로 인욕을 설하고
온화함을 칭송하는 분들이 있으니
나의 적들은 그들의 법을 때때로 듣고
그것을 따라 행하기를!
그러면 분명 그들은 나를 해치지도
다른 이를 해치지도 않으리라.
최상의 평화를 얻어
약하거나 강한 자들을 보호하기를!
물 대는 자들은 물을 인도하고
화살 만드는 자들은 화살대를 곧게 하고
목수들은 나무를 다루고
지자들은 자신을 다스린다.
어떤 자들은 몽둥이로 길들이고
갈고리와 채찍으로 길들인다.
그러나 나는 몽둥이도 없고 칼도 없는
여여한 분에 의해서 길들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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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앙굴리말라의 게송에서 처럼 좋은 서계를 가르쳐 주신 세존의 가르침에 의해
우리 모두 ‘잘 길들여졌으면’ 하는 강한 바램을 보이셨습니다.
원장스님 육성으로 들어보시기 바랍니다.
법구경에 등장하는 같은 게송의 사연을 들어보지 못한 것은 큰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초기불전연구원 | [2024년 봄] 제19기 초기불전학림 제10강 원장스님(수료식) - Daum 카페
이어 학림 회향에 이르기까지 헌신적 노력을 보내주신 분들과 동참하신 134분,
접속과 연결 등 학림 수강에 불편함이 없게 도움주신 까말라 봉사부장님,
고귀한 가르침을 되새길 수 있게 후기 작성에 봉사한 산띠빠다와 수단따,
스님들께 공양청 올리신 분들,
아름다운 꽃 공양으로 법회장을 환하게 밝혀주신 메따고문님께 고마움을 표하셨고,
무엇보다 법회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주신 미디어 팀, 담마와나 팀장님과 냐나닷시 법우님께도 특별한 감사를 전하셨습니다.
대표로 수료증을 받으신 신도회장님과 학림 회장님께서 감사와 각오를 담은 소감을 말씀하십니다.
공덕이 넘쳐 흐를 것 같은 미디어팀 두 분께도 소감을 들어보고 선물도 증정하셨습니다.
담마와나 팀장님은 다각도로 영상을 송출하게 된 기쁨을 좋은 장비를 많이 장만하여 보시하고 봉사하신 냐나닷시 법우님께 공로를 돌리셨고,
뒤를 이은 냐나닷시 법우님은 봉사할 수 있는 기회를 주신 두 분 스님께 감사드리는 것으로 소감을 대신한 훈훈한 자리였습니다.
원장스님께서 다섯 대의 카메라를 비롯한 많은 장비를 사비로 마련하시고 봉사해주신 법우님들의
대단한 보시와 봉사를 높이 치하하셨고, 대중들은 모두 힘찬 박수를 보냈습니다.
원장스님 마무리 말씀
‘무엇보다 본 학림의 주인공은 수강하신 134분, 여러분들이십니다.
학림의 개설과 진행, 회향에 이르기까지 여러분 모두에게 감사드리며 다음 20기 학림에서 뵐 때까지 건강하시고여러분들의 계정혜가 날로 증장하기를 바랍니다.'
원장스님의 이러한 축원에 깊이 감사드립니다.
이제 사홍서원으로 2024년 봄 제19기 초기불전학림 대단원의 막을 내립니다.
제19기 학림을 위해 애쓰신 모든 분들의 공덕과 설판재자에 동참하신 분들,
함께 공부하신 분들의 공덕이 해탈열반의 밑거름이 되기를~
부처님과 부처님 가르침과 우리 스승님에 대한 감사와 찬탄으로 모든 존재들이 다 기쁘고 행복하기를~
사-두 사-두 사-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