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음력 8월 대보름 추석이었다.
농경사회에서는 농작물이 잘 자라 결실을 맺고 수확이 되면 날씨를 관장한 하늘과
한해가 별 탈 없이 마무리됨을 조상의 음덕으로 느끼며 감사의 마음으로 차례상을 차렸다, 풍족한 음식으로 온 가족이 모여 배부르게 먹고 행복한 시간을 공유한 우리의 아름다운 전통문화가 있었다.
산업화가 진행되며 세상의 변화속도가 너무나 빠르다.
현재는 4차 산업시대라고 한다. 이전의 삶의 방식은 용납이 안 되는 시대이다.
게다가 최근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로 사람과의 거리두기가 정해지기도 하고, 식사형태가 달라지기도 하는 등 많은 변화 속에 대가족이 한집에 모이는 것을 꺼리는 분위기는 고착되어
추석이 썰렁해 진 것이 나만의 일은 아닐 것 같다.
이렇게 여유만만의 명절연휴를 삼매수행을 했으면 좋으련만 근기가 안 되는지 산행을 했다.
내 생각은 과거로 빠졌다. 그 시절 내 엄마는 한 달 내내 명절을 준비했다.
그 많은 식구를 위한 먹거리를 장만하는 것은 당연하고 7명의 자식들을 위해 새 옷과 신발도 준비하셨다. 정말 슈퍼우먼이었구나~. 그 시대를 잘 보내신 지혜로움에 미안하고 참 감사하다. 라는 생각이 들자 따스한 기운이 온 몸에 퍼졌다.
어쩌면 모든 것이 단출해 지는 요즘의 시대가 모두에게 수행할 수 있는 시절인연일까?
그러나 둘러보면 모두가 바쁘다. 정말 정신없이 바쁜 것 일까? 컴퓨터로 결과물을 내는 작업들은 기다려 주지를 않는 것 같다.
부처님께서는 새벽녘에 선정에 드셔서 그날 깨달음을 얻을 수 있는 인연이 무르익은 수행자를 죽 둘러보시고 그곳으로 포행을 가셔서 설법을 하시고 깨침을 얻게 하셨다고 한다.
우린 진정 무엇을 위해 아침에 눈을 뜨고, 하루를 어떤 일로 보내야 하는지를 의문해 보았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오온(물질, 느낌, 인식, 심리현상들, 알음알이)이 실감 났던 날이다.
나는 오온으로 뭉쳐진 개념적 존재일 뿐이다.
죽은 이들은 자기 집에 와서 담장의 밖에 서서 머문다네.
혹은 여러 갈래 갈라진 틈이나 혹은 문기둥에 의지해 서 있다네.
하지만 먾은 먹을 것과 마실것, 씹을것과 삼킬것, 친지들에게 있어도
그들의 불선업, 바로 그것때문에 아무도 죽은 이를 기억하지 못한다네.
죽어버린 이들을 연민하는 이라면 친척에게 이와같이 보시한다네.
적당한 시간에 깨끗하고 훌륭하고 올리기에 적당한 마실 것과 먹을 것을.
'이 공덕이 친척에게 도달하기를, 죽은 친척들이 행복하기를'
그러면 죽은 친척이었던 아귀들,그들도 또한 그 자리에 모여들어
먹을 것과 마실것,많은 보시에 대해서 공손하게 사두를 외치면서 기뻐한다네.
"그들 때문에 이러한 것 얻었다. 살아있는 친척들이 오래오래 살기를!
우리에게 공양도 또한 올렸다. 보시한 이들도 큰 결실을 얻었다."
죽은 이들 사는 곳에 농사도 없다네. 소키우는 목축업도 찾아볼 수 없다네.
장사를 하는 상업도 없으며 돈으로 사고파는 그런 일도 없다네.
목숨을 마친 그곳의 죽은 이들, 오직 이곳의 보시로만 살아가네.
높은 곳에서 흘러내린 빗물이 아래로 아래로 계속 흘러가듯
이곳에서 보시한 그것이 죽은 이들에게 이익을 가져다주네.
흘러 내려오는 냇물로 넘치는 강물이 바다를 가득 채우듯이
이곳에서 보시한 그것이 죽은 이들에게 이익을 가져다주네.
"나에게 이러한 것 주었고 해주었다. 나의 친척이고 친구이자 동료였다."
망자들이 해주었던 일들을 회상하며 죽은 이들 위해서 공양을 올려야 하네.
우는 것도 슬퍼하는 것도 땅을 치며 통곡하는 것도
죽은 이들 위해서는 아무 이익 없은데도 남은 친척들은 그렇게만 지낸다네.
훌륭하게 실천하며 잘 머무는 승가에 올릴 만한 공양을 잘 올린다면
오랫동안 자신에게 복덕이 생겨나고 즉시 이익을 가져다준다네.
보시한 이 친지 의무 다한 것이고 망자위해 뛰어난 공양 행한 것이고
비구들에게 힘도 선사한 것이어서 보시한 이 큰 공덕 실천한 것이라네.
-담장 밖 경(Khp.7~8)-
어제의 이런 생각을 정리하고 오늘을 맞은 나는 홀가분한 마음으로 향 하나를 피우고
삼귀의와 오계를 수지 독송한다.
자애경과 큰 행복경 그리고 세가지 보배경 독송으로 기쁨을 느끼며 향이 다 탈 때까지 명상에 잠긴다.
오늘 기도 할 수 있는 인연에 감사하며 그 충만함을
모든 분들이 행복하기를 바라며 회향합니다.
저의 이 작은 기도의 공덕으로
보리원의 불사가 원만하게 잘 진행되기를 발원합니다.
법사스님과 원장스님 두 분의 건강이 잘 유지되기를 발원합니다.
공부하고 계시는 상좌스님들 모두 원하시는 공부가 성취 되어
저희들에게 회향되길 발원합니다.
저와 가족들이 모두 행복하기를 발원합니다.
보리원의 모든 법우님들과 그 가정이 건강하고 행복하기를 발원합니다
저와 인연 있는 모든 분들이 행복하기를 발원합니다.
이 세상 생명 있는 모든 존재들에게도 이 기도를 회향합니다.
이 자유로움과 행복감을 고루고루 나누어 가지기를 바랍니다.
사두 사두 사두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