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웃기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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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에 있었든 일입니다. 옆 집 아줌마가 와서 부탁을 하더군요. "닭 잡을 줄 알아예?" "닭이야 모가지 비틀어 꼭 쥐고 있으마 디지는 것 아닙니까?" "당체 그것을 못 하겄습니다. 좀 해 줄 수 없겄습니까?" "아저씨 한테 카지 와 내 한테 와서 카는교?" "우리 아저씨도 한번도 안 잡아 봤다고 합니더. 그래서 못 잡겠다고 하네요." 사연은 간단했답니다. 봄에 학교 앞에서 파는 병아리를 사 왔는데(대부분 죽습니다) 그 병아리가 안 죽고 잘 커서 중 닭이 되었는데 그 닭을 못 죽이겄다는 것이었지요. 안 죽이고 그냥 키우려니 냄새도 나고 더럽고 그렇다는 것이었지요. 시골도 아니어서 아마 그냥 키우기는 곤란할 것이었습니다. 남의 집에 세 들어 사는 입장에서 더 이상 못 키우겄다는 것이었지요.
참 갈등했습니다. 내가 살생을 해 가면서 저 닭을 잡아야 하느냐? 아니면 불편한 대로 그냥 살아라고 하느냐? 아무리 생각해도 잡긴 잡아야 했습니다. 비록 그것이 살생임은 맞으나 그런 대접 받고 살아가는 것 보다는 일찍 죽음을 맞이 하는 것도 괜찮은 것 같았습니다.
"물은 끓이 놨는교?" "물은 말라꼬예?" "이 아지매가 닭 잡는 것 한번도 안 봤나? 털리기 빼야 할 것 아인교?" "털은 우예 빼는데예?" "참 환장 하겄네. 알았구마 같이 가 봅시다."
물을 팔팔 끓는 것을 보고 닭을 데려 오라고 하였지요. 모가지를 잡고 살짝 돌려서 살며시 눌렀습니다. 잠시 '파드득' 하든 닭은 곧 생을 놓았답니다. "이 다리 잡고 끓는 물에 살짝 집어 넣었다가 꺼내이소." 그렇게 해서 닭 잡았답니다.
요즘 사람들은 참 그런 일 못 합니다. 대개 잡은 닭을 사와서 먹고, 잡은 돼지를 먹다보니 죽이는 것은 잘 못 합니다. 전에 한 방송에 보니 제주도에 어느 씨름 선수들이 연습을 하러 갔답니다. 그 선수들에게 제주도의 한 유지가 돼지 한 마리를 주었답니다. 백키로가 넘는 선수들이 득실득실한 씨름꾼들 중에 그 돼지를 잡을 사람이 없었답니다. 어떻게 잡는지 모른다는 것이었지요. 마침 그 씨름 선수 중에 이북에서 내려온 사람들이 있었는데 그 사람들이 잡았다고 하더군요.
내가 닭 잡은 것 자랑 하려는 것이 아닙니다. 이제 사람들이 배가 불러서 그런 일을 잘 하지 않으려고 한다는 것이지요. 아마 배 고픈 상황이 되면 누구나 닭 같은 것은 잘 잡을 것입니다. 삼십 몇 년 전에 닭 잡아 보고 처음 잡아 보았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