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예쁜 소녀- 이의선
1960년대 휴반
낡은 교실 마루에 초와 기름칠로
반들반들 발 미끄럼타던 시절에
풍금 소리에 맞춰
서툰 목소리로 노래 부르던 우리,
그 시절 국민학교 시절
넌 가끔
말없이 나를 바라보곤 했지.
눈이 마주치면
괜히 주먹을 쥐며 장난스럽게 겁주던 너.
그 짧은 순간들이
왜 그렇게 오래 남는 건지…
유난히 눈망울이 예뻤던 소녀야,
햇살을 머금고 반짝이던 그 눈을
나는 아직도 잊지 못한다.
시간은 흘러
우린 서로의 계절을 놓쳐버렸고,
이름만 남긴 채
각자의 삶 속으로 흩어졌다.
그리고…
세월을 한참 건너 서로 가정을 이루고
40대가 되어 겨우 닿았던 목소리.
“나중에… 늙어서 한번 보자.”
웃으며 건넨 그 말이
이렇게 긴 기다림이 될 줄은 몰랐다.
혹시…
그날 이후로
무슨 일이 있었던 건 아닐까.
혹시…
나처럼 가끔은
그 시절을 떠올리고 있는 건 아닐까.
지금도 나는
그 풍금 소리가 귓전에
멈춰 서서 너를 찾는다.
바람이 스치던 교실 창가,
나를 바라보던 너의 눈빛
나는 아직 그 자리에 서 있는데
너는… 어디쯤 와 있는 거니.
보고 싶다.
눈망울이 예뻤던 소녀야,
혹시 이 세상 어딘가에서
이 이야기를 듣고 있다면
부디… 한 번만
소식이라도 전해다오.
나는 오늘도
그 시절의 풍금 소리를 따라
조용히, 너를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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