얇은 종이 한 장이
나를 말한다
검은 활자들
핏줄처럼 이어져
아버지에서 어머니로
나는 그 사이
잠깐 돋은 가지
출생의 칸에
일곱 빛 무지개
그날의 울음은
끝내 기록되지 않는다
관계는 가지런히
줄을 맞춰 서 있지만
그 사이
말하지 못한 순서들
식지 못한 시루떡의 김 같은 온기
끝내 빈칸으로 남는다
나는 이 종이를 접어
주머니에 넣고
바람 부는 날이면
읽히지 않은 이름들이
겹겹이 탑을 이룬다
지워지지 않는 것과
적히지 않는 것 사이
우리는
가족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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