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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격수기(공무원)

1년간의 수험생활(9개월은 행정 3개월은 농업)

작성자믿는다면|작성시간06.09.15|조회수7,537 목록 댓글 17
 

합격자 발표가 난지 좀 지났지만..(경남농업9급요..ㅎㅎ), 저와 같은 고민과 상황을 겪고 있을 사람들이 많을 거 같아서 한번 써 봐요. 메일이 막 날라와서 놀랬어요.. 솔직히 제가 이런 합격수기를 적을 만한 실력이 전혀 안되구요. 운이 정말정말 좋았던 것 같아요. 그냥 이런 애도 있구나 하고 봐 주세요.


4학년 1학기를 끝내고 한학기 남기고 휴학을 했죠. 작년 2004년도 여름이었습니다. 4년여의 학교앞 자취생활을 끝내고 진주로 왔죠.

암튼 7월2일짜로 학원을 등록했죠. 학원선택은 별 고민한건 없구 언니가 다니고 책도 있어서 했어요. 일반행정직으로 시작을 했죠. 모아둔 돈이 전혀 없어서 9시 학원수업을 듣고, 1시에 수업이 끝나면 산업대가서 점심먹고 학원에서 6시정도까지 공부하다가 집에 왔죠. 근데 그것도 한달 지나니까 흐지브지 해서 4시에도 가고, 3시에도 가고 집에 가서도 컴터에 테레비에 늦게 일어나면 학원도 안 가고... 징짜 제대로 안했던거 같아요.

첫 시험은 그해 9월에 있었던 선관위 시험이었죠. 엄청 어려웠죠. 켁! 수능 다시 보는줄 알았어요. 점수는 기억도 안나는데 50점대였던거 같아요. 영어는 과락이고.

암튼 나름대로 조금 충격먹어서 공부했는데 한달가고 다시 흐지브지...ㅎㅎ


그렇게 2004년을 넘기고 2005년이 되었습니다. 먼저 경기도시험을 쳤죠. 제가 본적은 경기도거든요. 경기도 연천을 썼거든요. 휴전선 근처 군인들만 보인다는 거기에 경쟁률이 낮을거 같아서 썼는데 완전 실패였죠. 경쟁률 장난 아니엇어여. 시험치는 날 기차를 탔는데 이게웬일! 다들 장난 아니게 책 보구 있더군요. 한눈에 알수 있잖아요. 보통 애들이 아니라는 느낌... 크흑...완전 망했다 싶었죠. 시험은 그닥 어렵지 않았어여. 그냥 난이도가.. 저한테는 힘들었죠. 영어는 어려웠어여. 성적은 60점대였던거 같아요. 영어가 40점인가..과락인가.. 행정학인지 법인지가 과락이었어여.

그때 생각했죠. 아무래도 행정직은 아닌거 같다구. 영어도 못하구 행정학 행정법 희망이 전혀 안보이더군요. 굳이 행정으로 고집하는건 아니었으니까요. 여러 직렬을 보니까 농업이 맘에 들더군요. 제가 먹을 거에 관심이 좀 많거든요. 그래서 인터넷으로 검색해서 어떤지 보니까 ‘농업쉽게 보지마라’ ‘농업 커트라인 낮은게 다 이유가 있다’ 등등 경고성 문구들이 많았죠. 그래서 속으로 그래.. 전공자도 어려운데 비전공자인 내가 할수 있겠나 싶었죠. 의지 약한 제가 다시 슬슬 포기할때쯤 남친 친구가 경상대 농대에 다니고 있었는데 한번 물어봤죠. 전공 자격증은 많이 갖고 있냐구요. 그러니까 어려워서 그렇게 많이 가지고 있지는 않다더군요. 그래? 싶어서 서점에 가서 농업직 책을 보니까 너무 좋더군요. 행정학 행정법 솔직히 아직 공무원 생활하지 않는 사람으로서는 할맛 안나잖아요. 농업은 징짜 맘에 들더군요. 실생활에 도움도 되고. 그래! 결심했어! 농업으로 가는거야~~ 하면서 농업으로 확 직렬을 바꿨죠.

국가직은 이미 행정으로 등록해 놓은 상태고 남은 경남직은 농업으로 신청했죠.


농업직 준비를 3월달부터 시작하게 되었죠. 돈이 없었기 땜에 어떻게든 싸게 해 보려고 용을 썼죠. 아무래도 비전공자이다 보니까 책을 봐도 뭔소린지 모르겠어서 동영상을 들어야 겠더군요. 그래서 같이 공유를(헉! 이런거 적어도 되나...)했는데 그게 걸렸죠.  이래서 사람은 정직해야 하나... 싶었지만 그래도 돈이 없는걸 우얍니까...ㅎㅎ 치밀하게 공유를 했죠..^^;; 최상민쌤꺼 재배학을 일단 들었죠. 식용작물은 재배학과 비슷하다니까 안들으려고 했죠. 쌤이 쉽게 설명해서 잘 들었습니다. 시험에는 그닥 나오지는 않았지만.. 암튼 기초는 확실히 잡았어여. 그래도 식용작물 편은 머가 먼지 모르겠더군요. 그래서 같이 공유할 사람 구했는데 .. 제가 정말 운이 좋은 아이였나 봐요. 누군가 공짜로 강의를 준다는 거야요. 이게 웬일 하면서 당근 한다고 했죠..ㅎㅎ 근데 그 수업 솔직히 재미가 없었어요... 죄송^^;서울고시각 강의였는데 이름도 까먹었네.. 대학수업같이 가르쳐서 하나도 모르니 뭔말인지 모르겠더라구요. 그래도 열씨미 다 들었죠.

아참! 교재는 서준한쌤것이 좋다고 하여 그걸로 두권 다 샀죠. 시험치고 나니까 굉장히 좋았던거 같아요. 서술식으로 쭉 적혀있어서 처음에는 힘들었지만 그게 생각을 많이 필요로 하니까 공부가 더 많이 된거 같아요. 근데 강의 공짜로 양도하신 분이 서울고시각 책에 잇는 문제도 좋다고 복사를 해서 보내주셨죠. 속으로 이야~~ 이런사람이 아직도 있다니.. 고마워서 몸둘 바를 몰랐어여. 메일로 여러 가지 고민도 주고받고, 어느 지역에 쓸건지 의견도 물어보고 .. 정말 많은 도움이 되셨죠. 아직도 너무 고마워요~^^


학원은 이론은 그만듣고 문제풀이할 때 가서 듣고요. 4월부터는 남친의 도움을 받아서 드디어 독서실을 끊었죠. 9시에 독서실가서 중간에 점심,저녁 집에서 먹고 10시나 11시에 집에 왔죠. 고3때 이렇게 공부했으면 1등했을 꺼다, 공무원이 머길래 이래야 하나, 그냥 취업해서 돈버는게 낫겠다... 등등 온갖 생각 다하면서 공부했죠. 결론은 붙기만 해봐라! 다 죽었어!하면서 공부하는 거엿죠. 이때가 지금까지 살면서 제일 열심히 공부한거 같아요.


국어공부- 학원수업충실했고요. 학원문제풀이 듣고. 재정국어 책으로 공부를 했죠. 막판에 김재정쌤 파일을 받아서 한번 들어봤는데 양이 너무 방대해가지고..ㅡ.ㅡ; 조금 듣다가 못 들었어요. 최대한 문제 많이 풀려고 노력했죠. 한문을 너무 못해서 한문공부 많이 했는데 많이 나오진 않았지만 그것도 틀렸던거 같아요. 국어는 80점먹었어요.


영어공부- 영어 원래 못합니다. 수능때도 영어 때문에 망쳤고요. 토익도 쳐봣는데 젤 잘 친게 495점이었어요. 영어 도대체 모르겠더군요. 학원 수업듣고 스파르타 문제풀이도 들었는데 헐~~ 그 스파르타 강의 하신분 정말 어렵더군요. 기초없으면 못들을거 같아요. 영어 점수 공개하면 놀라실 텐데.. 45점이죠..ㅋㅋ 이점수에도 합격한다는게 저도 놀라워요.


국사- 학원수업충실했고요. 심국사 동영상 강의 하나 들어봤는데 국사는 다 똑같은거 같아서 안 들었어요. 원래 국사는 좋아하고 자신있었으니까요. 심국사 교재를 봣는데요. 문제는 3번정도 반복해서 풀어봣어요. 그 책이랑 문제만 충실해도 80점은 나올거 같아요. 점수는 85점이요.


농업 전공 - 농업전공은 교재는 서준한. 전공동영상 들었구요. 문제풀이는 최상민꺼 들엇어요. 근데 문제풀이는 별로 도움이 안됐어요. 이제 간단한 기초문제나 기출문제 안나옵니다. 경향이 완전 달라졌어요. 내년에는 정말 어려울 거 같아요. 인터넷상에 있는 정리된 파일 프린트해서 거기에 제가 첨가를 해서 정리했어요. 문제풀이된거 옆에도 이론을 다시 정리해서 넣어서 반복해서 봤죠. 교재에 있는 문제들은 반복해서 보구요. 시험쳤을때는 너무 못쳐서 망한줄 알았어요. 너무 많이 찍었거든요. 재배학을 더 잘 쳤어요. 85점인가? 식용작물이 70점인가 그랫어요. 제가 원래 찍기에 소질이 있어요. 이번기회로 찍기 달인이 됐죠..ㅎㅎ


경남 시험치기 전에는 그 전날 선배언니 집에 가서 신세를 좀 지고(창원대라서 다행이었죠.)아침에 여유롭게 갔죠. 근데 가서 수험번호를 자세히 안 봐가지고 다른 지역에 가서 앉아있었던 거예요. 어찌나 민망하던지 자리를 박차고 뛰어나왔죠. 화장실에 갔더니 막혀있고. 시험전에 재수없는 일들이 많이 생겨서 이게 혹시 합격하려고 이러나? 하는 생각도 했죠.

경남 시험은 전공과목이 진짜 어려웠어요...ㅠ.ㅠ 모르는 용어도 있었고, 암튼 뜨아~~~였죠.

전공 진짜 무시 못한다더니 그게 거짓말은 아니었어요. 책에 있는 게 그대로 나온 게 아니라 거기서 한차원 더 끌어올렸다고 해야 하나? 교재에 있는 거보다 조금 더 다른것과 접목을 시켜서 생각을 해보게 하는 그런 문제들이었어요. 그냥 제가 아는 한도에서 머리를 굴려서 찍었죠. 시험치고 나서 저의 은인인 그분을 만나서 점심이랑 간단히 낮주를 하고 보내드렸죠.


왠지 느낌이 좋았지만 시험성적을 알 수가 없으니 기다리던 나날속에 합격자 발표날이 되었죠. 설마설마 하면서 보는데 세상에! 이럴수가! 제 이름이 있더군요. 제 이름밖에 안보였어요. 오직 제 이름만... 다른게 전혀 안보이고 합격자 명단과 저만 이 세상에 있는 거 같더군요. 정말 그 짜릿한 감정은 살면서 처음이었어요. 축하한다는 사람들의 말을 들으니 그제사 실감이 나더군요. 그런데 행정직을 본 언니는 떨어졌더라구요. 그래서 머라고 해야할지 진짜 고민하고 있는데 언니가 더 좋아서 전화를 했더라구요. 너무 좋다고. 정말 수험생활을 같이 하면서 서로에게 너무 큰 도움이 되었는데 미안하기도 하고 고맙기도 하고..

정말 제가 운이 좋은 아이라는건 시험성적이 발표되고 나서죠. 커트라인이었죠. ㅋㅋ 그런데 농업직 커트라인이 낮아서 쉬울줄 아시는데 그렇지 않더라구요. 저는 진짜 운이 좋은 편인거구요. 제가 쓴 지역에 3명을 뽑는데 커트라인은 70점대지만 위에 두분은 90점대랑 80점대이거든요. 그러니까 제가 정말 운이 좋은 거지 농업직에도 실력자분들이 많다는 거죠. 그리고 전공 자격증 가산점도 무시못하니까요. 참고로 전 정보처리기사 3점갖고 있었어요. 가산점 없었으면 떨어졌을 거예요..^^;;


이상 저의 수험생활이었습니다. 9개월은 행정직 준비 3개월은 농업직 준비.. 수험생활 혼자서 하는건 정말 힘들구요. 친구 정말 있어야 할 거 같아요. 그리고 정보가 굉장히 중요하더라구요. 인터넷도 보면서 요즘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아봐야 해요. 그리고 전공과목 정말 어려워졌어요. 그냥 책만 봐서는 안되구 생각을 해야 합니다. 영어 중요한건 말할 필요도 없구요. 그리고 중요한건 마음가짐인데요. 합격 불합격을 떠나서 최선을 다한다는 생각을 가져야 할 거 같아요. 그리고 수험생활을 하면서 성당에 다녔는데 그것도 도움이 된거 같아요. 전환도 되구, 마음도 조금 여유로와지고. 공부한다고 공부만! 하는건 별로 효율적이지 않은거 같아요. 그리고 직렬 변경을 하시는게 중요한게 아닙니다. 얼마나 열심히 공부를 하느냐에 달려있어요. 어느 직렬이던지 노력한 자에게 영광이 돌아갑니다. 전공자라고 자만해서도 안되고 비전공자라고 주눅들 필요도 없죠.

커트라인이라 그런지 발령이 늦네요. 큭! 그래도 학교 다니면서 젊음을 느끼고 있어요~ㅎㅎ

진주나 창원분이시면 직접 도움이 되 드릴수도 있어요. 도움 받은거 저도 다른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어야지요. 공부하시는 분들 대박나시길 기원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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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웃자- | 작성시간 06.02.05 이제 시작하는데 부럽네요..본적이 경남이라 경남도 생각하고 있는데 조금은 희망이 생기네요..축하해요~~
  • 작성자엑돌이 | 작성시간 06.03.26 축하합니다. 열심히 살고 계시죠?^^;
  • 작성자믿는다면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06.06.15 음.. 이거 올리고 초기에는 몇몇분들한테 조금 도움이 되 드리고 했는데.. 발령나고 집에 안 있고 하니까 자료가 어디 있는지 잘 모르겠네요..누구한테 주기도 하고..^^;; 도움이 못 되어서 죄송합니다...ㅡㅡ;;
  • 작성자미이소 | 작성시간 07.01.23 정말 축하드려요 저도 늦은나이에 공무원하려고 준비하려니 위로의 말들이 많이 필요한데 글을 올리면 다들 힘들다고 행정식 하라고 하는데 저역시 행정학자신없거든요 그런글 읽은때마다 힘없이 축늘어지곤했는데... 또 직장더다니면서 하는 준비라 용기가 필요했는데 님글읽고 힘을냅니다 이곳에 합격수기 올리는 날을 기다리며...
  • 작성자삼식이ddg | 작성시간 12.05.17 잘 읽었습니다. 스크랩해갈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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