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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격수기(공무원)

우리가 끝까지 낙심하지 말아야 할 이유...

작성자푸른우유|작성시간07.06.03|조회수3,429 목록 댓글 9
우리가 끝까지 낙심하지 말아야 할 이유...
“1년만”이라는 약속을 ‘2년’이란 시간으로 채우며
본지 주최 ‘2005년 국가직 7급 합격수기 현상공모’ 수상작 - 우수상
김봉현 - 농업직 합격
시작하는 글

2003년 여름, 외국계 제약회사를 다니던 저는 장래의 직업 불확실성으로 많은 고민을 하던 중 공직에 입문하기로 결정하고, 아내를 설득한 후 직장을 그만두고, 공무원 수험준비에 전념하였습니다.

“1년만 시간을 투자해 공부에 전념하면 꼭 합격할 수 있다”고 약속을 하고 시작한 공무원 수험생활 만 2년을 채운 후, 국가직 7급(농업직) 합격이라는 열매를 맺었습니다. 지난 2년간의 공부 과정 및 하고 싶은 이야기들을 문답식으로 정리하였습니다. 아울러 한국고시신문을 통해 많은 수험정보를 얻어 학습에 도움을 받은 점, 먼저 감사드립니다.

왜 공무원이 되기로 결심했나?

주변친지 분들 중 공직에 계신 분들이 많이 있었고, 그분들의 영향을 많이 받았습니다. 무엇보다도 결정적 지원 동기는, 공무원의 신분보장(?)을 큰 매력으로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직장생활 경험이 있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사오정이니, 삼팔선이니 하는 말들에 위기의식을 가질 수밖에 없었고, 그러한 일들이 5년이나 10년 후에 나에게도 일어날 수 있겠다는 위기감이 저로 하여금 직장생활을 포기하고 오직 공무원 수험 준비를 선택하게끔 했습니다.

처음 공부시작 할 무렵, 가장 어려웠던 점은?

첫째, 가족들을 설득하는 일이었습니다. 갓 결혼한 신혼이었고, 아이도 생길 무렵이었고, 나이는 32살로 주변에서는 우려의 말로, 만류하는 말로 저의 결심을 흔들었습니다. 하지만, 제 아내의 승낙과 절대적인 지지를 배경으로 주저 없이 결정했습니다.

둘째, 공부하기 위해 책상에 앉아 있는 것이 너무 힘들었습니다. 고등학교 졸업이후, 13년 넘도록 공부하기 위해 책상에 몇 시간씩 앉아 본 경험이 없는 고로, 책상에 앉아 있는 것 그 자체가 고통이었고 고문이었습니다.

오직 합격해야겠다는 의지로 버텼고, 학원생활에 제 자신을 내맡기어 강제적으로 공부하는 습관을 갖도록 했습니다. 무려 2달 넘게 책상에 앉는 연습만 했습니다.


처음부터 7급 준비를 했나?

오로지 9급 시험만 준비했고, 9급 시험 과목 위주로만 공부했습니다. 단기간에 합격하겠다는 목표로 공부를 시작했기에, 7급 시험은 전혀 준비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던 중, 2004년 8월 국가직 7급 시험을 모의고사 삼아 시험을 쳐 본 것이 계기가 되어, 7급 공부도 겸하게 되었습니다.


왜 농업직렬을 선택했나?

처음엔 행정직렬을 준비했었지만, 기술직렬(농업직)로 직렬을 바꾸었습니다. 이유는, 영어 실력이 부족했고, 이공계 출신이라, 법 개념을 잡기가 어려웠습니다. 그리고 중3 때 [농업]을 1년간 배운 적이 있어, 자연스레 농업직렬을 선택했고, 공부하기 시작했습니다. 미생물학을 전공했기 때문에, 생물공부하기가 수월했고, 나머지 농업관련 전공과목들도 생물개념이 많이 도입된 학문이라, 독학으로 공부하는 게 가능했습니다.

과목별 학습 방법

♠ 국어, 영어, 국사(개략)
2004년, 학원에서 사용한 교재로만 공부했습니다. 2005년, 수험생들이 좋다고 추천한 교재 중 국어는 ○○국어, 영어는 ○○○○○ 시리즈, 국사는 ○○한국사를 선택해 공부했습니다.
♠ 생물, 재배학, 식용작물, 토양학(개략)
2004년, ○○○에서 출간한 교재로 공부했습니다. - 생물, 재배학, 식용작물, 토양학. 이 교재들의 장점은 초보자가 쉽게 접할 수 있었고, 과목별 학습개념을 빨리 잡는데 그 장점이 있었습니다.

2005년, ○○○에서 출간하는 교재로는 부족한 내용들이 많아, 대학교재를 통해 보완했습니다. 생물의 경우, 제가 보았던 전공서적을 다시 보고 정리했고, 나머지 농업전공 3과목의 경우, 농과대학에서 전공서적으로 보는 ○○○출판사의 교재로 방대한 내용을 보완했습니다.

▶총 학습기간 ‘실제로 공부한 시간’
2003.9~2003.12: 총 4개월간 국어, 영어, 국사 위주로 학원수강을 함.
2004.1~2004.7 : 총 7개월간 전공과목 위주로 공부함.
2005.2~2005.7 : 총 6개월간 영어+전공과목을 공부함.

중간에 2004. 8~2005. 1까지 공백기간이 있었는데, 이 기간 중에 첫아이가 태어났고, 산모의 산후 조리를 제가 직접 하면서, 공부하는 것을 중단했던 기간입니다.

합계 17개월간, 하루 동안 순수공부시간 10~12시간씩 시간을 투자했습니다. 처음 공부 시작할 때 하루 16시간 공부할 계획을 세웠었습니다. 16시간 공부, 이것은 희망사항일 뿐이었습니다. 하루 10시간 공부하기에도 빠듯했습니다.

그래서 점심 먹는 것도 생략하고, 1시간 더 공부시간을 확보했습니다. 점심을 생략하고 한동안은 배고픔을 달래느라 공부에 집중할 수 없었지만, 적응이 되다 보니 나른함, 포만감과 식곤증이 사라져 오후시간에 공부집중도가 높아지더라고요.


2년간 총 시험 응시 회수 및 결과

교육행정 1회(불합격), 9급 지방직 6회(5회 불합격, 1회 합격), 9급 국가직 1회(불합격), 7급 국가직 2회(1회 불합격, 1회 합격). ‘통산 전적: 10전 2승 8패...’ 이것이 제 개인 기록입니다.

가장 어려웠던 과목 및 극복방법 ‘가장 약한 곳에 집중 투자’

영어가 가장 큰 문제였습니다. 2003년, 2004년도에 응시한 모든 시험에서 영어과락 또는 영어 저득점으로 불합격의 고배를 연속해서 마셔야만 했습니다. 더구나, 영어 점수를 올리기 위해서 어떻게 영어 공부를 해야 할지 몰라 막막하기만 했습니다.
영어의 경우, 처음부터 다시 시작한다는 각오로, 영어 기출 문제를 분석해 보았습니다. 각 시험마다 평균적으로 단어/어휘가 1/4, 문법이 1/4, 독해가 1/2정도 비율로 출제되었더라고요. 저의 영어 실력은 단어실력도, 문법지식도 형편없는 상태이고, 그러다보니 독해도 잘 안 되는 최악의 경우였습니다.

그래서 문법 하나만이라도 제대로 공부하기로 결정하고, 2005년 2월부터는 ‘S문법'을 하루에 6~8시간씩, 오로지 영문법만 집중적으로 공부했습니다. 3개월간 공부를 해도 전혀 나아질 기미도, 희망도 보이지 않았지만 계속 문법만 보았습니다.

그 후 어느 순간부터, 문법 문제를 보면, 내 눈이 아주 짧은 시간에 정답을 향해 무의식적으로 가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왜 답인지 설명하라면, 정확히 설명할 수는 없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본능적으로 정답을 찾아낼 수 있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독서백편의자현] ‘책을 많이 읽으면 뜻이 저절로 나타나는 그런 수준’이 된 거 같습니다.

이렇게 문법적 개념이 잡히다 보니, 독해 끊어 읽기가 자연스럽게 되면서, 독해 속도도 빨라지게 되었고, 정답확률도 높아지더라고요. 영어 시험의 결과가, 8월 국가직 7급 시험에서는 60점, 9월 지방직 시험에서는 90점이 나왔습니다. 불과 1년 전에 20점, 25점에 비해 점수가 3~4배 성장했습니다.

저의 가장 약한 부분(영어)을 회피하지 않고, 정공법(7개월간 전체 시간과 노력의 70%를 영어에 투자하면서)으로 극복했습니다.


합격을 위한 나만의 [필승 학습법] ‘고구마 덩굴 캐기’

합격자들이 누구나 한마디씩 하는 학습법, 즉 ‘복습 철저, 10회 또는 20회 이상의 다독, 서브노트 만들기, 스터디 만들기 등’을 전혀 하지 않았습니다. 저도, 그렇게 하고 싶었지만, 그럴 시간도, 실력도 없어 하지 못했습니다.
유일하게 서브노트 만든 과목은 생물, 그것도 시험이 끝난 후에 정리한 게 다였고, 수험서도 과목별로 각 1~2권을 본 것이 전부였고, 그것도 2년 동안 2회독한 과목이 없었습니다. 다만, 영어의 'S문법' 15회 본 것이, 가장 많이, 그리고 유일하게 다독한 교재일 뿐이었습니다.

“아니, 2년 동안 그렇게 책을 적게 보고도, 제대로 공부하기는 했냐?”고 궁금해 하시겠지만, 여기에 저만의 [필승공부법]이 있었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한 과목을 공부할 때, 예를 들어, 재배학(전공)을 공부하면서, 한 단원, 한 주제를 정독합니다. 그런 후에, 나머지 전공 3과목의 목차를 훑어 본 후, 연관된 단원 및 주제에 대해 각 과목별로 정독합니다. 이런 방식으로 한 주제 및 문제에 대해, 여러 과목에서 중복되거나 연관된 주제 및 문제를 한꺼번에 보게 되면, 입체적으로 기억되고, 기억용량도 커지고, 기억 저장 기간도 길어집니다.

물론, 학습시간이 길어져, 한 과목을 다 보는데, 최소한 2달 이상 걸릴 때도 있었지만, (고구마 덩굴을 잡아당기면, 고구마 여러 개가 줄줄이 달려 나오듯이) 한 주제 및 한 문제에 연관된 내용을 머릿속에 기억의 연결고리를 만들어, 실제 시험에서 그것들을 활용했습니다. 이러한 학습법의 장점은, 종합적이고 복합적인 문제와 난도가 높은 문제 일수록 학습효과가 크게 나타났다는 것입니다.


공무원 시험 준비를 하는 모든 수험생들에게…….

제가 이렇게 글을 쓰는 것은 제 자랑을 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지금도 어려움 속에서 공부를 계속 하거나, 이제 공부를 새로이 시작하는 수험생들에게 조금이나마 위안과 격려를 주고자해서 쓰는 것입니다.
저보다도 더 어려운 상황에서 공부하고 있는 수험생들도 있을 줄 압니다만, 저 역시, 나이는 34 세로 많은데다가, 공부 잘하는 머리도 아니고, 결혼도 했고, 아이도 있고, 가장으로서 의무도 제대로 못하는 상황에서, 가족들(친가, 처가)로 인한 부담감, 경제적 압박감과 싸우며 공부하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니었습니다.(글로는 표현할 수 없는 어려움이 저에게도 있었습니다.)

그러기에, 아직은 젊고, 처자식 걱정 안 해도 되는, 그로 인해 파생되는 많은 심적 부담도 상대적으로 적은 환경에서 공부하시는 수험생님들, 여러분들은 저보다도 더욱 잘 해내실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첫째, 긍정적 이미지를 만드세요. 현재의 어려움과 고통들, 즉 성적이 향상되지 않고, 특정과목을 극복하기가 수월치 않고, 수험기간이 길어지고, 나이는 점점 들어가는데 자신을 되돌아보면 해 놓은 게 없어 답답하기만 하고, 건강도 나빠지고(도서관에서 오래 공부하다보면 생기는 직업병-비염, 천식, 요통 등이 공부를 방해하고), 경제적으로 힘든 상황. 이러한 어려움들이 여러분의 갈 길을 방해하는 걸림돌이 아니라, 합격으로 안내하는 디딤돌이라고 생각하고, 친구로 받아들이세요.

♣둘째, 자신감을 가지세요. 우리 모두는 단점이 많은 존재들이면서, 장점도 많은 존재라는 사실을 명심하세요. 남과 비교하지 말고, 지금의 나의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고, 장점을 극대화 시키면 승리의 그 날은 곧 옵니다.

♣셋째, 가족, 친지, 친구들을 협력자로 만드세요. 이들은 성적을 올리는데, 전혀 도움이 안 되는 존재들로, 방해하지만 않아도 고마울 따름이죠. 하지만, 이들이 건네는 격려의 한마디가 공부로 인한 스트레스를 날려버리고, 느슨해진 학업에 대해, 각오를 새롭게 다지는 계기를 마련해 줍니다. 그들에게 늘 감사한 마음을 갖고, 합격의 기쁨을 그들과 나누도록 하세요.

♣넷째, 자신만의 학습법을 확실하게 만드세요. 사람이 각양각색이듯이, 각 사람에 알맞은 공부법도 여러 가지일 겁니다. 학원에 가는 것, 동영상강의를 듣는 것, 독학 하는 것, 서브노트 만드는 것, 스터디 결성 하는 것, 여러 책들을 여러 번 보는 것, 한 책을 한번만이라도 꼼꼼히 정독하는 것…. 여러 가지 공부법을 시도해본 후 자신의 방법을 만들면 됩니다.

획일화된 방법이 아닌, 상황에 따라 능동적인 변화를 꾀할 수 있는, 자신만의 공부방법을 터득한다면 수험기간을 줄이고, 공부하는 재미도 느낄 수 있을 겁니다.


끝맺는 글

무엇보다도 지난 2년간 저보다도 더 마음 고생하면서, 아이를 낳고 키우는데 고생한, 그리고 헌신적으로 내조한 아내에게 제일 미안하고, 고마운 마음이 듭니다. 말없이 눈물로 기도한 아내의 시간들을, 이제는 제가 보상해 주어야 할 때가 된 거 같습니다.
우리가 끝까지 낙심하지 말아야 할 이유는 지금 우리 곁에 있는 가족들, 그리고 미래에 우리와 함께할 가족들 위해서, 아무리 어려운 상황에 있을지라도 결코, 낙심하거나 포기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합격의 그 날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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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캔디^ | 작성시간 07.06.05 눈물 나네요;;
  • 작성자반딧불이♡ | 작성시간 07.06.07 아..이글을 보면서 많은 반성이 되네요. 하루10시간..우와,저도 열심히 할게요.
  • 작성자차칸 | 작성시간 07.06.13 감동이네요,,,, 심기일전하게 되네요,, ㅇㅇ파이팅~!^----^
  • 작성자광년이 | 작성시간 07.06.16 정말 열시미 하는 사람은 어떡하든 합격하는것 같습니다... 감동적이네요...우리 모두 힘내요...^^
  • 작성자카푸치노1 | 작성시간 07.12.27 퍼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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