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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투생 넋두리

이 세상은 나 혼자가 아니다.

작성자대물|작성시간10.12.15|조회수332 목록 댓글 1

집단폭행을 당한 후 후유증으로 엇나가던 한 여학생의 마음을 따뜻하게 품은 김귀옥(47) 부장판사가 네티즌의 눈길을 끌고 있다.

다음은 조선 일보에 실렸던 기사 내용입니다.

"앉은 자리에서 일어나렴." 지난 날 초 서울 서초동 법원 청사 소년법정. 
서울 도심에서 친구들과 함께 오토바이 등을 훔쳐 달아난 혐의로 피고인석에 앉은 A양(16)에게 
서울 가정법원 김귀옥(47) 부장판사가 다정한 목소리로 말했다.
무거운 보호처분을 예상하고 어께를 잔뜩 움츠리고 있던 A양이 쭈뼛쭈뼛 일어나자 김 부장판사가 다시 말했다.

" 자, 날 따라서 힘차게 외쳐 봐. 나는 세상에서 가장 멋지게 생겼다."
예상치 못한 재판장의 요구에 잠시 머뭇거리던 A양이 나직하게 "나는 세상에서...." 라며 입을 뗐다.
김부장판사는 " 내말을 크게 따라 하라." 고 했다.
" 나는 무엇이든지 할 수 있다. 나는 이 세상에  두려울 게 없다. 이 세상은 나혼자가 아니다."
큰 목소리도 따라 하던 A양은 " 이 세상은 나 혼자가 아니다." 고 외칠 때 참았던 울음을 터뜨렸다.
법정에 있던 A양 어머니도 함께 울었고,  재판 진행을 돕던 참여관.실무관.법정 경위의 눈시울도 빨개졌다.

A양은 작년 가을부터 14건의 절도,폭행을 저질러 이미 한 차례 소년 법정에 섰던 전력이 있었다.
법대로 하면 '소년 보호 시설 감호위탁' 같은 무거운 보호 처분을 받을 수 있는 상황.
그러나 김부장판사는 이날 A양에게 아무  처분도 내리지 않는 불처분 결정을 내렸다. 
그가 내린 처분은 '법정에서 일어나 외치기' 뿐 이었다.

그가 이런 결정을 내린 건 A 양이 범행에 빠져든 사정을 감안했기 때문이다.
작년초까지만 해도 반에서 상위권 성적을 유지하던 A양은 간호사를 꿈꾸던 발랄한 학생이었다.
그러난 작년초 남학생 여러 명에게 끌려가 집단폭행을 당하면서 삶이 바뀌었다.
A양은 당시  후휴증으로 병원치료를 받았고, 충격을 받은 어머니는 신체 일부가 마비되기까지 했다.
죄책감에 시달리던 A양은 학교에서 겉돌았고 비행 청소년과 어울리면서 범행을 저지르기 시작한 것이다.

김 부장판사는 법정에서 말했다.
" 이 아이는 가해자로 재판에 왔습니다. 그러나 이렇게 삶이 망가진 것을 알면 누가 가해자라고 쉽사리 말하겠어요?  
아이의 잘못이 있다면 자존감을 잃어버린 것입니다. 그러니 스스로 자존감을 찾게 하는 처분을 내려야지요."

눈시울이 붉어진 김 부장판사는 눈물범벅이 된 A양을 법대 앞으로 불러세웠다.
" 이 세상에서 누가 제일 중요할까. 그건 바로 너야. 그 사실만 잊지 않으면 돼.  
그러면 지금처럼 힘든 일도 이겨낼 수가 있을 거야."
그러고는 두 손을 쭉 뻗어 A양의 손을  꽉 잡았다. 
"마음 같아선 꼭 안아 주고 싶은데, 우리 사이를 법대가 가로 막고 있어 이 정도 밖에 못 해주겠구나."

이 재판은 비공개로 열렸지만 서울가정법원 내에서 화제가 되면서 뒤늦게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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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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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똥꼬 | 작성시간 10.12.15 멋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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