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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낙서장

한 잔의 차와 시 -- 茶禪一味와 茶禪一迷

작성자시유심|작성시간15.01.21|조회수46 목록 댓글 0

 

 

한 잔의 차와 시  --  茶禪一味와  茶禪一迷

 

 

 

 

중국 황제가운데, 유명 다인을 꼽으라고 한다면 송나라 휘종을 이야기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는 황제이면서도 회화와 예술에 능통했을 뿐 아니라, 다에 정통하여 <대관다론>을 저술했다. 그의 저술에 나타난... 음다의 방법과 격식을 다룬 “ 칠탕 점다법”(七湯 點茶法 )이나 , 좋은 물 감별법을 보면 그의 차에 대한 지식이 세밀하고 치밀하며 그 광대함에 놀라지 않을 수 없습니다. 다의 성인이라 불리우는 육우의 <다경>을 초월하는 부분이 없지 않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그를 진정한 다인으로 보지 않습니다. 왜 일까요? 그것은 그가 다인으로써의 본분을 다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중국의 북송이라는 나라는 조광윤이 당나라 말기 오대십국의 난세를 극복하고 세운 통일왕조입니다. 그러나 북송은 오대십국의 무인시대의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문을 숭상하고 지방장관의 병권을 크게 제약하는 정책을 추진하게 됩니다. 그 결과 송은 황제권의 강화와 중앙권력의 집중이라는 성과는 얻었지만, 국방력과 군사력의 약화라는 문제점을 노정하게 됩니다. 게다가 마침 북방에는 유목민족인 요, 금, 몽고족이 차례로 흥기하여 남침하게 되는데... 북송의 마지막 황제는 그의 아들인 흠종이지만, 북송을 멸망으로 이끈 주인공은 휘종인 셈입니다. 그는 정치인이만 정치에 무관심하고 다에만 천착했기 때문입니다. 결국 그와 그의 아들, 흠종은 금의 침입에 의해 나라가 망하고 자신들은 포로로 잡혀 만주에 유배되었다가 뒤에 죽게 된다....우리는 이 사건을  중국 역사에서 “정강의 변 ” 라 부르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역사와 관련이 있는 송나라 사신, 서긍(徐兢)이 고려에 와서 그린 《선화봉사고려도경(宣和奉使高麗圖經)》은 이 휘종에게 바친 그림입니다...고려도경의 "선화"는 바로 휘종의 연호인 셈이다.... 이러한 휘종은 예술방면에서 보면 시문과 서예, 그리고 그림의 대가이다..그가 황제로 있지 않고 순수하게 문학과 예술가로 살아 갔다면 아마 그는 다의 성인으로 추앙되었을지도 모르겠다...차를 좋아하고 차에 대해 많이 안다고 해서 훌륭한 다인이 아니다. 다인은 자신의 본분을 다해야 하는 것이다. 그가 황제였다면 정치인이다..정치인의 본분은 정치를 잘하여 백성을 행복하게 하고 나라를 편안하게 보전하는 것일 것이다..그는 다인이면서 정치인으로써의 본분을 망각한 것입니다.



우리는 茶禪一味, 茶禪一如 라는 말을 합니다..모두 다와 선은 하나다..라는 것이다. 그러나 반드시 그렇치는 않는 것 같다.. 때로는 “茶禪一迷”(다선일미)가 될 수도 있다..마음을 바로 세우지 않고, 본분을 지키지 않고 차를 마시고, 선을 할 때 ...하나같이 미혹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송나라 휘종과 같이 말입니다.... 茶禪一味가 되는냐, 茶禪一迷가 되는 냐는 다인의 마음가짐에 달려 있다...말하자면, 화엄경에 보이는 “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 )인 것이다.. 학문을 하는 사람이 차를 마시며 학문에 전염 할 때..차가 학문이 되고 학문이 차가 되는 경지가 진정한 다인의 본분이다..정치를 하는 사람은 차를 마시며  정치에 최선을  다하고 백성을 편안하게 하여  차가 정치가 되고 정치가 차가 되는 경지에 이르러야 합니다. . 이런 일화가 있습니다...강원도 정선지방의 구전 민요라고 합니다만.. 우리 모두가 알고 있는 민요가운데..아래와 같은 구절이 있습니다..

“뒷 동산의 딱따구리는 생나무 구멍도 잘 뚫는데 ,
우리집 멍텅구리는 뚫어진 구멍도 못 뚫는구나.... ”

우리는 이 노래가 불만스러운 잠자리를 투정하는 여인네의 애한을 담은 가사로 알고 있습니다.. 과거 성이 자유롭지 못하던 전통시대.. 그 불만을 밖으로 표출할 수도 없고, 하늘같은 지아비를 나무랄 수도 없던 그 때 .....딱따구리를 보며 부러워하는 그 애잔한 마음을 훔쳐보는 것 같아... 오히려 우리로 하여금 옷깃을 여미게 하는 엄숙함이 묻어나는 가사입니다...그런데 충남 정혜사의 만공 스님은 이 노래를 다시 이렇게 풀이 했습니다..

“진리라는 것은 본시 막힌 것이 아니고 이미 뚫려 있는 것인데,
우리 절 멍텅구리 대중은 이미 뚫려 있는 진리도 알지 못하는 구려... ”

선승 만공은 현전일심으로 차를 마시고 선을 행한 것입니다. 근본을 바로 세우고 자신의 본분에 맞은 참된 선을 행했기에 저 민요에서 이와 같은 진리를 볼 수 있었던 것입니다..다선일미에서 차를 마시며 선의 내용을 담은 것은 우리의 몫입니다. 그리고 그것을 할수 있느냐, 없느냐는 일체유심조인 것입니다..

 

 

오늘의 시는  김기원 교수가 밀양 표충사 부근의 민가에서 채록한 茶 민요를 소개합니다..

새는새는 나무자고 님은님은 품에자고
우리님은 어디잘노 새혀닮은 작설잎은
선비품에 잠을자네 샛별보고 농사짓고
이슬밭에 찻잎따는 저아가씨 손을보소
낭군님은 어디두고 낮늦도록 찻잎따노
아랑다랑 빠른손끝 한잎한잎 따는재미
소복소봇 상사디여...


---송림청솔 시유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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