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삿날
정현숙
평생 산 오래 된 집 손 없는 이삿날에[
치매 앓는 아버지 마음 길 한쪽에는
부모님 영정 사진을 공손하게 품었다
자식 출가 시킨 뒤 큰 집이 휑하다며
묵혀둔 살림 털고 추억만 챙겼어도
어머닌 김장 김치 통 손수 안고 실었다
가족을 들러 앉은 바뀐 집에 별이 돋고
추억을 소환하는 아버지 바쁜 손길
먼 기억 이끌고 와서 족보 펼쳐 보셨다
자자한 소요지나 고요의 중심에서
한 시대 선연한 꿈 꽃 피고 꽃 진 자리
제 색깔 무늬로 피어 웃고 우는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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