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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억의 시

작성자김문억|작성시간26.06.21|조회수3 목록 댓글 0

섬 /김문억 

 

 

 

 

완강한 시간 속으로 난파한 내 사랑은 

물결에유배되어 섬으로 떠 있습니다 

파도는 갈퀴를 세워 뱃길을 다 지웠습니다 

 

부도한 백기를 들고 뭍에서 나왔습니다 

떨군 고개 위로 낮별이 찔려 오던 그 날 

물길은 하늘에 올라 상한 가슴 울었습니다 

 

향수로 앉아 있기엔 의지가 없습니다 

연안으로 달려 오다가 우뚝 서서 망연자실 두뚝 서서 

못가는 투정입니다. 물장구만 쳤습니다 

 

밧줄을 풀지 않는 그대 뱃전으로 

파도는 엎어져서 애 터지게 때리지만 

서투른 사랑 공부는 옷을 벗지 못했습니다. 

 

 

글이 갖는 중심사상은 사랑타령이고 금감으로 쓰이는 재료는 섬이다

바다 한가운데 떠 있는 섬을 의인화 하여 이루지 못한 고독한 사랑을 노래한 작품이다.

어느 날 부도난 백기를 들고 뭍에서 떨어져 나온 섬은 그 때부터 이루지 못하는 사랑을 안게 된다. 파도는 갈퀴를 세워서 뱃길을 다 지웠기 때문이다. 슬픈 얘기다.

슬픈 이야기는 더욱 슬프게 표현해야 글맛이 난다. 시는 어차피 작품을 통하여 얻을 수 있는 카타르시스이기 떼문이다. 기쁘고 즐거운 일도 아름다운 표현을 해야 쓰겠지만 운문 쓰기에 있어서 어디 그런 경우가 있겠는가. 고통과 외로움이 없이는 시가 되기 어렵다.

필자는 진작부터 말하기를 시문학은 가난한 사람이 할 수 있는 학문이다. 음악이나 미술은 돈 있는 사람도 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문학만큼은 그렇지 못하다.

-김문억 시조 집<음치가 부른 노래 1991 백상>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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