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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상 유감

작성자김문억|작성시간26.06.13|조회수2 목록 댓글 0

문학상 유감

 

 

 

1983년에 문단에 나왔으니까 근 40년 동안 아주 열심히 시조를 썼습니다

다른 장르는 넘보지 않고 그냥 시조만 썼습니다. 컴퓨터가 생기고 인터넷이 나오면서 정말 무지무지하게 시조를 많이 썼습니다. 가수는 노래를 잘 하는 것이 최고요 시인은 시롤 잘 쓰는 것이 최고다 하는 단순한 생각에 몰입되어서 변방에서 시조만 썼습니다. 근 40년 쓰고 생각한 바 있어서 은퇴? 하고 지금은 읽지도 쓰지도 않고 그냥 놀고 지냅니다

그 동안에 시조를 썼다는 이유로 무슨 賞이라는 것은 단 한 번도 받다 본 일이 없습니다.

그냥 글이나 열심히 쓰면 그만이다. 예술의 진정한 평가는 작가가 죽은 뒤에 하는 것이지 살아있는 동안에는 公보다 私가 더 많이 들어가기 때문이어서 진정성이 없다고 했습니다. 틀린 말은 아니지만 사실은 많은 상중에서 한 번도 못 받아오는 따분한 신세가 자신을 보전하기 위한 궁색한 항변입니다. 시조 쓰는 것을 너무나 반대하는 집 사람 때문에 정신과 의사는 우리 부부를 앉혀놓고 이혼 하라고 했습니다. 우리만치 싸우면서 그냥 살고 있는 부부가 있을까 싶을 만큼 그 놈의 시조 때문에 젊은 시절은 희망과 절망으로 분해되는 생활이었습니다. 누구 말처럼 도대체 시가 무엇이기에 돈이 나오냐 밥이 나오냐는 비아냥 속에서 무슨 목숨으로 알고 시조를 써 봤습니다.

처음에는 솔직히 출세에는 뜻이 없고 상 따위는 초개같이 버리고 작품만 만들겠다는 생각뿐이었습니다. 그런 마음이 아니고서는 無學이라는 내 프로필로 뭇 시인들을 따라 갈 수 없을 것이라는 조바심도 작용 했습니다.

지금까지 직설적인 수다를 많이 떨면서도 구태여 문학상에 대한 이야기만큼은 입을 닫고 지내 온 까닭 역시 내가 상을 받아 본 일이 없기 때문에 자칫 오해를 받을 것 같아서였습니다.

작품집을 내면 보통 1천부를 찍어서 발송을 하는데 곳곳 마다 주소를 자필로 꼭 써서 우체국에 갑니다. 가능하면 신인들 위주로 발송을 해 보지만 내 기억으로는 상을 안 받아 본 작가의 프로필은 거의 없는 것으로 압니다. 상을 받고 사진을 찍어야 좋은 작가로 알고 있는 집안에서 처신하기가 좀 곤란했지만 그냥 까뭉개고 지냈습니다. 내 나름대로 확고한 문학관도 있지만 내 글이 상 받을 글이 못되나 보다 하고 고개 숙이면서 집안에서의 위기를 잘 넘겼습니다. 그리고 나는 지금 늙어있고 아주 고요합니다.

 

그렇게 까칠한 성미도 잘 다스리고 집안도 매우 평온하면서 동네 아저씨들이랑 잘 지내고 있는 중 뒤늦게 은근히 부화가 터지고 있습니다. 노망의 시작일까?

지금의 협회 집행부 사람들이 눈치도 없이 하루가 멀다 하고 연일 보내오는 수상 메시지 때문입니다. 어쩌면 그렇게 상이라는 행사도 그리 많은 고. 좋은 일이겠지요? 상이 많다는 것은 나쁜일이겠습니까? 누가 또 작품 좀 쓰는 분이 돌아가시면 상 하나가 더 생기겠지요? 더구나 후배들이 그렇게 상을 많이 탄다는 일은 분명 희망적이겠지요. 그렇게 자위 하면서도 심드렁 합니다

나가 충청도 구들장을 지고 사는 부뚜막이잔 아무리 황소가 여물 씹으면서 구름 떠 보기로 속 없겠습니까.

단체로 보내는 메일이라도 김문억 이름만큼은 콕 찍어서 삭제 하고 봐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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