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일상이 기적입니다.
편히 자고 일어나 숨 쉬고 보고 듣고 말하고 먹고 마시고 용변 보고 걷거나 뛰는 일이 어려워지면, 기력이 약해져서 늘 해오던 일을 하기 어려우면, 오가는 이웃이 사라지면, 마을과 지역과 나라의 평화가 깨지면, 대자연이 변동하면, 그동안 누린 평범한 일상이 얼마나 놀라운 기적인지 깨닫습니다.
오늘도 기적을 누립니다.
해거름에 이웃집 들마루에 앉아 어른이 살아 오신 인생사를 듣는 기적,
앞집 할머니가 텃밭에 기른 상추, 뒷집 할아버지가 호박 따서 썰어 넣은 부침개, 건넛집 어머니 손맛으로 무치고 볶은 반찬을 함께 먹는 기적,
도서관에 온 아이가 이웃 할아버지 댁에 가서 큰절하고 스마트폰 고쳐드리고 떡 얻어 먹는 기적,
이 집 저 집에서 음식을 가져와서 차려 놓고 '잘 먹고 잘 싸 감사' 노래하고 즐겁게 잔치하는 기적,
듣기와 말하기가 어려운 동네 어머니께서 농아인 벗이 농사 지은 고구마를 나누고 들판에서 찾은 네잎클로버를 곱게 말려 선물하는 기적,
이웃이 만나 가정에 애경사를 털어놓고 서로 위로하고 격려하며 힘 나게 북돋우는 기적,
동네 골목에 아이들 뛰어 노는 소리를 듣는 기적,
날마다 아이들과 어울리는 기적...
기쁘고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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