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헌이와 첫 책마실 했습니다.
“선생님 저희 언제 만나요?”
겨울 야영 준비모임 마치고 곧바로 예헌이가 다가와 묻습니다. 얼른 만나고 싶어 어제부터 “책마실~”거리는 예헌이. 야영 준비모임 끝나자마자 만났습니다.
몸 상태가 좋지 않다고 들었는데, 오늘도 만나자마자 밝은 미소로 저를 꼭 안아줍니다.
예헌이가 책을 신중히 고릅니다. 앉아서, 일어서서, 한 권 한 권 유심하게 살펴봅니다. 그리하여 고른 책은 ‘졸려 졸려 크리스마스’입니다.
곰 세 마리가 크리스마스트리 앞에 있는 표지가 사로잡았나 봅니다.
“예헌이 책 어떻게 읽고 싶어?”
“같이 읽고 싶어요!”
한쪽씩 번갈아 읽었습니다. 또박또박 읽으려고, 책에 얼굴이 닿을 것 같은 예헌이. 책 읽는 게 좋은지 맨 뒷장 표지까지도 읽어줍니다.
곰 가족이 크리스마스를 보내고 싶어 겨울잠을 자지 않으려고 노력합니다. 크리스마스트리전구도 빌리고, 양말도 준비해 놓습니다. 꽤 그럴듯한 크리스마스 케이크도 만들었습니다. 산타 보기 위해 일찍 잠자리에 들지만, 일어나보니 봄입니다.
예헌이는 곰들이 크리스마스를 준비하는 모습이 인상 깊었다고 말합니다. 곰 가족이 만든 크리스마스 케이크를 보고, 똑같이 그려봅니다. 곰 가족도 그려줍니다. 크리스마스는 지났지만, 곰 가족이 준비하는 크리스마스는 궁금합니다.
예헌이와 첫 책마실, 함께 읽어 좋았습니다. 돌아가며 읽으니 새롭습니다. 고맙습니다.
이제 집에 갈 시간입니다.
“이제 광활 선생님들 볼 날들이 얼마 남지 않았어요. 많이 안아주세요.”
김동찬 선생님이 집에 가려는 아이들에게 선생님들 꼭 안아달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럼 하루에 열 번 안아야지!”
예헌이가 한 번, 두 번, 세 번을 외치며 포옹 인사 세게 해줍니다. 그러다가 어느새 백 번까지 왔습니다. 열 번, 이십 번, 삼십 번…. 이렇게요.
몸은 작지만 예헌이가 전해주는 포옹 인사가 참 따뜻합니다. 기분 좋은 선물을 건네받는 기분입니다. 그런 힘을 전해줍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