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소득 5만 달러 시대에 다다르기 위해서는 경제와 문화, 이 두 가지 측면 이외의 또 다른 한 가지 요소도 갖춰야 한다면 그것이 무엇인지 글쓴이의 생각을 자유롭게 논하시오.
며칠 전 내가 좋아했던 크리에이터 대도서관의 비보 소식을 접하고, 어렸을 적을 떠올리게 됐다. 나는 어렸을 때만 해도 게임을 전혀 좋아하지 않은 아이였으나, 사춘기 시절 그의 컨텐츠를 보고 게임을 좋아하게 됐다. 그는 한때 <100분 토론:게임 중독은 질병인가 편견인가>라는 방송에서 공부만을 중요하게 여기는 학부모에게 이런 말을 남겼다. “게임을 하는 행위에 집중할 게 아니라, 아이들이 왜 하는지에 주목해야 해요. 게임은 지금 하나의 사회 관계망입니다. 게임 이야기를 통해 관계를 맺고, 오프라인뿐 아니라 온라인 세상도 하나의 중요한 곳이 됐어요.” 즉, '게임'이라는 수단이 아니라 게임을 하는 '행위자'의 의도를 파악한 그의 말을 듣고 나도 내가 왜 게임을 좋아하게 됐는지 이해하게 됐다. 국민소득 5만 달러 시대라는 말에 전문가들은 ‘경제, 문화 등’ 특정 분야를 집중적으로 분석한다. 그러나 이는 수단일 뿐이다. 5만 달러를 일궈 가는 건 우리 국민이다. 국민이 왜 5만 달러 시대로 나아가려 하는가에 집중해야 한다.
국가적 차원에서 5만 달러의 의미는 OECD 38개국에서 선진국의 반열에 속하는 기준선이다. 이는 윤석열 전 정부의 ‘5.7.5 경제(1인당 국민소득 5만 달러, 중산층 70%, 5대 수출강국)’ 로드맵에서도 알 수 있다. 현재 GDP가 3만 달러 선을 넘지 못하는 상황에서 국민 개인에게 5만 달러는 꿈의 숫자이면서 한국 경제의 성장률과 주가 등 경제적 지표를 끌어올릴 수단이다. 그러나 이것이 다는 아니다.
국민이 5만 달러 시대를 원하는 까닭은 단순히 잘 먹고 잘 살기 위해서가 아니다. 국민총소득이 늘어나면 우리 경제의 주축인 개인의 가치가 높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국민총소득과 가계 소득은 2000년대 들어서 직결되지 않는다. 책 <한국의 자본주의>에 따르면 1990년대에는 대체적으로 낙수효과가 나타나 국민총소득이 5.9% 늘었을 때, 가계 소득도 5.7%로 비슷한 수준으로 증가했다. 그러나 2000년대 들어서면서 낙수 효과가 점점 사라지고 있는데, 2008년에서 2012년 사이 국민총소득은 2.1% 증가했으나 가계 소득은 1.4% 증가에 그쳤다. 따라서 국민소득 5만 달러에서 중요한 건 당장의 경제보다도 국민 개개인의 노력을 인정받고, 그들이 안정적으로 일자리에 머무르며 다른 나라 사람들과 더욱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자신의 능력을 마음껏 펼치는 것이다. ‘경제, 문화’가 5만 달러의 중요한 기준이라 말하지만, 이는 수단일 뿐이다. 이 두 분야는 국민 개개인의 역량에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전체적인 국가의 수준을 일시적으로 끌어올리는 데 주로 쓰이기 때문이다.
'교육’은 5만 달러 시대를 위한 하나의 목적이 될 수 있다. 당장의 효과는 가시적으로 나타나지 않을 지라도 장기적 관점에서 보면 국가의 꾸준한 발전을 이룩하게 만든다. ‘평생교육’이라는 말이 괜히 등장하는 게 아니다. 5만달러 시대에서 중요한 건 구성원 개인이다. 교육은 행위자를 얼마나 가치 있게 만드는지 좌우한다. 국민은 자신에 특화된 교육을 통해 스스로 브랜드 가치를 높이려는 욕망을 갖는다. 교육은 인생을 설계하기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하는 과정이며, 자아가 확장되는 시기에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다. 실제로 스웨덴, 캐나다 등 국민총소득이 높은 선진국에서는 ‘하브루타 교육(토론), 자발적인 탐구, 놀이교육 등’ 성취의 과정에 초점을 맞춘 교육이 이뤄져 교육에 대한 만족도가 높다. 반면, 한국은 OECD 국가 중에 고등교육 이수율이 가장 높지만, 성인 문해력은 하위권이고 효율성도 거의 꼴찌 수준이다. 교육경제학에서는 한국 청소년의 학습은 노동시간이 매우 길고 생산성은 낮은 한국 취업자의 노동 형태와 비슷한 모습을 보인다고 분석한다.
결국, 틀에 박힌 교육은 틀에 박힌 국민을 만든다. 이는 우리 사회가 정체하게 만든다. 즉, 국민소득 5만 달러 달성을 위해서 현 문제점을 명확히 진단하고 개선하는 게 필요하다. 최근 학생들의 특성에 맞는 교육을 하겠다며 ‘고교학점제’를 정부가 들고 왔다. 그러나 이는 학생들에게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과목 선택이 대학 입시에 반영되는 구조라, 학생들이 어렸을 때부터 자신의 진로를 선택해야 한다. 그리고 과목별로 이수 기준을 적용해 학생들의 졸업 및 진급이 어렵게 만들어 불안정한 학습 환경에 놓이게 된다. 종로학원에 따르면 실제로 고교학점제 도입 이후 공교육을 포기하는 고등학교 1학년 수는 서울 경기 기준 2만2797명으로 3년 새 30% 급증했다. 정해진 학습, 정해진 입시, 정해진 취업, 정해진 삶. 이 모든 것들의 시작은 교육이다. ‘국민소득 5만 달러’의 다른 말은 ‘국민 5000만의 삶을 더욱 다채롭게’다. 따라서 현재 표면적으로만 이뤄지는 개혁에서 벗어나 입시 위주의 단편적인 교육 체계를 전면 전환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