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물건도 없다 / 법상 스님
절학무위한도인 부제망상불구진
絶學無爲閑道人 不除妄想不求眞
배움이 끊어진 함이 없는 한가한 도인은
망상도 없애지 않고 참됨도 구하지 않는다.
무명실성 즉불성 환화공신 즉법신
無明實性 卽佛性 幻化空身 卽法身
무명의 참 성품이 곧 불성이요
허깨비 같은 빈 몸이 곧 법신이다.
법신 각료무일물 본원자성 천진불
法身 覺了無一物 本源自性 天眞佛
법신을 깨달음에 한 물건도 없으니
근원의 자성이 천진불이라. [증도가]
이 마음, 자성, 법을 깨달은 자는 더 이상 배울 것이 없다.
할 것이 없다.
그래서 배움이 끊어진 한가한 도인이라 한다.
이 한도인(閑道人), 무사인(無事人)은 더 이상 할 일이 없으니,
망상을 없애는 일도 하지 않고,
그렇다고 참됨을 구하는 일도 하지 않는다.
망상을 없애려고 하지도 않고, 망상을 일으키려 하지도 않는다.
아무 일 없음이 곧 진리이니, 더 이상 진리를 추구하지 않는다.
눈을 가지고 눈을 찾지 않듯이,
말을 타고 말을 찾지 않듯이,
이미 일을 다 해 마친 한도인은
아무 일 없이 살지만 온갖 무량공덕이 함께 한다.
무명(無明)이 곧 불성이다.
중생의 어리석음이 곧 부처의 지혜다.
허깨비 같은 이 텅 빈 육신이 곧 법신(法身)이다.
삼라만상 일체만법이 그대로 진리요 법신불(法身佛)이다.
한 티끌도 차별이 없다.
그 어떤 나뉨이 없다.
완전한 불이법(不二法)으로써 둘이 없다.
이것이 그것이고, 그것이 곧 이것이다.
어리석은 중생의 눈에는 보이는 모든 것이 시비분별거리이지만,
깨달은 부처의 눈에는 일체 만법이 있는 그대로 완전하다.
참된 진리만이 이렇게 만법으로 나투고 있다.
하루하루가 눈부신 오늘이요, 날마다 좋은날이다.
법신을 증득하면,
만법이 다 있으면서도 한 물건도 없다.
지난 밤 꿈속에 무수히 많았던 사건들과 존재들이
꿈에서 깨고 보면 흔적조차 없이 사라지듯이,
이 생생한 삶의 현실 또한 깨어나고 보면 한 물건도 없다.
인연 따라 일어나고 사라지는 생사법(生死法)의 존재들은
말 그대로 인연이 모이면 생겨나고,
인연이 다하면 흩어질 뿐,
그 어떤 실체도 있지 않다.
인연 따라 모이고 흩어지는 것은 진실이 아니니,
근원의 자성만이 본래 천진불(天眞佛)이다.
출처 : 가장 행복한 공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