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벌 릴리와 천하무적 차돌 특공대를 읽고
저자 박상재
머스트비
윙, 위이잉, 곧 꿀벌들을 만날 계절이 다가온다. 워낙 겁이 많은 성격인지라 사실 꿀벌은 나에게 반가운 생명체가 아니다. 초등학교 여름방학 외할머니 댁에 놀러갔다 뒷목이 간지러워 뒤로 젖힌다는 게 꿀벌을 깔아 죽이고, 나는 쏘인 경험이 있어 더욱 그럴 수도 있다.
그렇다고 꿀벌이 사라져버리기를 원하는 건 절대 아니다. 가능하면 나에게 가까이 날아오지 않았으면 하는 거지, 더 많은 꿀벌이 더 많은 꽃들의 ‘사랑의 마술사’가 되어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릴리는 참으로 용기 있는 꿀벌이다. 공주로서 조금만 있으면 여왕의 자리에 올라 모두의 존경을 받을 수도 있었다. 하지만 릴리는 큰언니의 바깥세상 이야기를 들으며 더 넓은 세상에서 ‘사랑의 마술사’로 살아가길 원한다. 이런 릴리의 꿈을 진심으로 이해하고 응원하는 여왕 덕에 릴리는 드디어 원하는 삶을 살 수 있게 된다.
꽃들의 ‘사랑의 마술사’로 살아가길 원했던 릴리는 꽃들에게 뿐만 아니라 봉순이와 노랑나비를 위해, 그리고 우리 집과 여왕을 구하기 위해 자신의 희생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그런 릴리 옆에는 함께 용기를 내고 멋지게 싸우는 미리와 영리도 있다.
말벌, 이름만 들어도 온몸에 닭살이 돋는다. 손가락 한마디만한 말벌을 보고 온몸이 얼어붙은 적도 있었다. 나는 말벌보다 수백 배가 큰데도 그러한데, 꿀벌들에게 말벌은 얼마나 무서운 존재일까? 하지만 지켜야 하는 것 앞에 차돌 특공대는 그런 두려움 따위는 없다. 그 용기는 어디에서 오는 걸까? 결국 자신이 속한 사회를 신뢰하고 사랑하는 마음에서 나오는 것 아닐까?
자신이 꿀벌처럼 작다고 생각하는 친구들이 이 동화를 읽었으면 좋겠다. 몸집이 작아도 얼마나 소중하고 훌륭한 일들을 해낼 수 있는지, 용기를 낸다는 것이 얼마나 짜릿하고 멋진 일들인지 느꼈으면 좋겠다. 릴리에게 영리나 미리가 없었다면 차돌 특공대를 그렇게 멋지게 이끌 수 있었을까? 세상 모든 친구들에게도 영리나 미리 같은 친구가 생겼으면 하는 마음도 보태어 본다.
읽은 책
- 햄스터, 햄스터를 구하다
- 무기를 팔지 마세요
- 기미년 태극기 특공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