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금까지 남아있는 외경 사도행전 가운데 가장 오래된 베드로 행전Acta Petri은 서기 180~190년경에 소아시아 아니면 로마에서 씌었다. 작품의 약 3분의 1은 소실되었고, 제2부의 대부분의 내용과 결론 부분 및 제1부의 서로 다른 두 이야기는, 라틴어로 쓰여진 베르첼렌수스 행전Actus Vercellenses과 그리스어로 씌어진 두 수사본 등에서 전해져 온다. 그밖에 동방의 여러 번역본이 증언하는 베드로 사도의 순교에 관한 소식이 따로 전해진다. 전승에 따르면 제1부에서 베드로 사도는 예루살렘에서 12년 동안 머물렀고(서기 30-45년경) 그곳에서 마술사 시몬을 처음으로 만난 사건(사도 8,18-24 참고)을 다룬다. 제2부에서는 하느님의 명령에 따른 베드로의 로마 여행과 그곳에서의 활동을 이야기한다.
마술사 시몬은 로마에 나타나 그곳의 그리스도교 공동체와 소수의 신실한 사람들까지 자기 사람으로 만들었으며 불가사의한 행위로 로마 사람들을 경탄시겼다. 베드로 사도는 시몬에 맞서 많은 기적을 행하고 공개적으로 열린 기적시범 시합에서 그를 이겼다. 마술사 시몬이 비행술을 보여주려고 높은 곳에서 뛰어내렸을 때 사도의 기도가 이루어져 시몬의 다리가 부러졌다는 대결의 마지막 장면은 할리우드 영화에도 나올 정도로 유명하다. 결론 부분은 여러 사도행전(외경인 요한, 바오로, 토마, 필립보, 안드레아 행전 등)에 자주 나타나듯이 성적, 금욕적 요소를 통해 야기된 베드로 사도의 순교를 서술한다. 베드로 사도는 정결에 관하여 설교하였다. 이때 로마의 총독 아그리파는 설교에 분노하였고 도시에서는 소요가 일어났다. 새로운 정결 문제로 아그리파의 소실 네 명이 그를 떠났으며 많은 부인이 남편과 헤어지거나 정상적인 부부생활을 거부하였기 때문이다. 베드로 사도는 임박한 체포를 두려워하여 로마에서 아피아Appia로 도망가는 길에서 그리스도를 만났다. 그가 "주여, 어디로 가시나이까Quo vadis, Domine" 하고 물었을 때, 그리스도께서는 "다시 십자가에 못 박히러 로마로 가노라" 하고 대답하였다(Beatus Petrus Apostolus vidit sibi Christum occurrere. Adorans eum ait: Domine, quo vadis? Venio Romam iterum crucifigi 복되신 사도 베드로는 자기에게 마주 오시는 그리스도를 뵙고 절하면서 아뢰었다. 주여, 어디로 가시나이까? 다시 십자가에 못 박히러 로마로 가노라). 이 말을 듣고 베드로 사도는 로마로 되돌아가 십자가에 못 박혀 죽었다. 물론 사도는 예수님과 반대로 머리를 거꾸로 한 채 못 박혔다.

쿼바디스 성당

쿼바디스 이야기에서 바로 이 행전의 대중적인 영향을 알 수 있다. 오늘날에도 베드로 사도께서 예수를 만났다고 전해지는 압비아 거리Via Appia Antica에는 이러한 만남을 기억하기 위한 교회가 세워졌다. 교회의 대리석에는 예수께서 이곳을 떠나 하늘로 올라갈 때 남긴 발자국이 조각되어 사람들에게 공경을 받고 있다. 폴란드 작가 헨릭 시엔키비즈Henryk Sienkiewicz(1846-1916)는 작품 "Quovadis"로 세계적 명성을 얻었으며 1905년 노벨문학상을 받았다.


문학적으로 베드로 행전은 행위문학에 속한다. 베드로 행전이 쓰여진 목적은 이단자와 벌이는 논쟁이 아니라 악인에게 하느님의 뛰어난 능력을 보여준 거룩한 사람인 성 베드로 사도의 놀랍고도 비범한 행위를 묘사하는 데 있다. 기적과 환시 같은 영웅담적 요소가 작품의 주된 내용이며, 작품 안에 연설, 대화, 기도가 되풀이하여 삽입되어 있다.
출처 : 교부학(H.R.드롭너, 하성수 옮김, 분도출판사), 영혼의 성(아빌라의 성녀 데레사, 바오로딸출판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