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춤추는 잔 아브릴
준비된 유화용 두꺼운 종이 위에 간결한 선으로 다리를 들어올려 보이는 동적 움직임이 한결 시각의 변화를 가져온다. 검정선으로 그린 후에 밝은 흰색으로 양감을 처리하고 중간 톤으로 애조를 띤 한 색조로 주변을 감쌌다. 뒷면의 정겨운 표정의 여인들은 장소의 분위기를 확인해 주는 듯. 주변 여인들 중에서도 세련된 취미와 섬세한 감정을 가졌고 보기 드물게 예술을 이해한 잔 아브릴. 이탈리아 귀족과 창녀사이에 태어난 쇠잔한 인생을 안은 그녀의 많은 고뇌를 공감했던 로트렉은 기회만 있으면 화폭에 담았다.

여자 어릿광대 샤 위 카오
로트렉의 작품 중에서 루브르 미술관에서 처음으로 공개된 것이 이 작품인데 그 전에 로트렉에게서 직접 이 그림을 산 카몬드 백작도 이런 종류의 주제 또는 표현에 얼마간 저항을 느꼈는지 그가 수집한 다른 그림과는 별도로 하여 이것만 눈에 띄지 않는 곳에 걸었다 한다. 여성의 이와 같은 표정이나 자태를 스냅 쇼트로 포착하는 방법에는 많건 적건 드가의 영향이 느껴지나, 이런 세계에서 사는 여자들이 거칠고 품위 가 없기는 하나 일종의 굳센 생명력을 그려내거나 또는 암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로트렉만의 특징을 살리고 있다.

물랑街의 살롱에서
한 사람이나 둘만이 아닌 군상으로서의 이 작품은 화면의 리듬을 특히 강조한 듯하며 색채의 부드럽고 아름다운 조화는 로트렉 특유의 선과 잘 어울려 그가 즐겨 다루는 몽마르트의 사창가나 살롱을 중심으로 한 작품이면서 즉흥적인 맛을 내기 위해서 신중한 제작 태도로서 정력을 기울였다. 좌측 상단 여인의 머리에서 주 인물의 다리까지 뻗치는 직선이 상반되는 소파선과 반쪽 여자 입상의 머리에 이어져 언뜻 X자 구도를 연상하게 된다.

물랑루즈의 샤 위 카오
물랑루즈(붉은 풍차) 시리즈를 수없이 제작하던 31세 때의 로트렉은 밤의 세계에 익숙해졌고 여기 중국풍의 이름을 지닌 댄서 카오 양의 유채나 데생, 석판화를 다수 남겼다. 샤 위 카오의 팔을 낀 가브리엘의 옆 모습은 분장한 채 무대를 내려온 우수에 젖은 샤 위 카오를 돋보이게 한다. 뒤의 많은 군중 속에 가브리엘의 시선과는 정반대로 자신의 자화상을 집어 넣어 화면의 더욱 연장된 느낌을 시도함을 볼 수 있다.

두 여자 친구들
지금도 관광객들이 끊이지 않는 삐갈가(街)에 있는 바 '앙통(풍뎅이)'나 브레다가(街)게 있는 '수리(생쥐)' 등은 당시의 파리의 레즈비언의 메카로 알려졌는데, 화가 자신도 이들의 세계에 깊이 젖어 살며 그림의 소재로 마음먹곤 했다. 그들의 세계를 흔연스럽게 그러면서도 평소의 날카로운 눈으로 파악되어 있음을 특이한 표정이랄지, 왼쪽 어깨의 흘러내린 시미지의 끈에서나 토라진 채 반대쪽을 보고 누워 있는 나부의 유연한 선이나, 풀어헤친 머리카락이 의자에 벗어 던진 옷과 함께 전체적 균형을 유지하고 있다.

화장하는 여인
상반신을 벗어버린 채 등을 보이고 있는 여자, 그 아름다움이나 미모를 그리는 다른 작가와는 달리 화폭에 꽉 찬, 등을 보이는 한 모델을 통하여 인간의 내면을 생각하게 한다. 로트렉이 여성을 모델로 한것 중에 1890년을 경계로 화가를 위해 포즈를 취한 평범한 초상 중심인데 반해, 후반엔 여성 특유의 사생활에서 얻은 특이한 포즈들이 중심을 이루는 대조를 보인다. 지극히 평범한 포즈이지만 드가를 연상케하는 대담한 구도가 보이지 않는 얼굴에서긴 여운을 남긴다.

오페라 극장의 막심 드토마
화가 겸 판화가인 막심 드토마는 로트렉의 친구로 28세의 나이에 비해 훨씬 더 들어 보이는데, 거구인 큰 몸과 정장한 옷차림 때문이기도 하지만 구도상 대각 앵글로 취급된 세 여인의 밝은 뒤 부분에 힘입어서 더욱 박진감을 주기도 한다. 그림으로서의 인물에 수반되는 배경 처리는 중심 인물의 성격이나 화면 구성상 절대적 임을 실감케한다. 욕심 같아선 앞 인물의 얼굴도 좀더 어두운 톤의 처리였으면 하는 아쉬움을 남긴다.

獨室에서
자신을 가눌 수 없게 된 로트렉의 정신적, 신체적 건강의 어려움은 한층 고조되고 특히 알코올에 의해 이어지는 로트렉의 생활은 작품에도 적잖은 영향을 준다. 유명한 창녀 루시 쥘당과 친구인 영국 화가 찰스콘데라지만 확실치는 않다. 테이블을 전면에 둔 두 인물에는 날카로운 선묘 표현은 사라지고 대신 색조의 변화를 주로 한 거칠고 투박한 그러면서도 강인한 선을 수반하고 있음이 눈에 띈다. 1899년 초에 3개월 동안 사우나 토리움에 입원을 한 후 6개월을 르아브르에 휴양 중에 그린 마지막시기의 스타일을 볼 수 있는 좋은 예이다

모자점의 여자
여인의 아름다운 옆 얼굴과 금발에 마음이 쏠리는 것은 짙은 청록색의 주조 속에 점의 상태로 밝은 빛이 내리 비치고 어둠 속벽장에 놓인 모자며 여인을 돋보이기 위한 앞부분의 머리 장식의 배열도 만년의 로트렉의 대담한 시도를 넘겨다볼 수 있다. 모델은 이미 1893년 로트렉이 가게에서 모자를 만지는 모습을 석판화로 제작할 정도로 친숙한 르네베일이다. 병으로 쇠약해진 그는 지난날의 선묘터치를 살리려 하였지만 유채의 색조는 단조롭고 무거우며 터치는 조심스럽게 정돈되어 있다.


비오 제독의 초상
젊은 로트렉이 운명하기 전에 남긴 것으로 작품에 대한 왕성한 제작 의욕을 보인 작품 중의 하나이다. 비오는 로트렉가(家)의 의뢰로 주벽을 버리지 못하는 로트렉의 감시역을 맡은 터라 함께 생활을 하며 여행을 하였지만 비오도 술을 무척 좋아해 둘이 서로 호흡이 잘 맞았다. 1901년 남프랑스 보르도, 아카숑 등지로 여행을 했을 때의 그 추억을 더듬어 그린 그림인데 붉은 제독 차림의 비오를 화면 전면에 깔고 보기 드물게 바다 풍경 위에 기웃하는 돛배를 그려 신체적인 불구에 의한 지루한 도시 생활에서의 탈출을 의미하는 듯한, 그러면서도 만년의 운명을 점치는 듯한 환상적인 강한 느낌을 주는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