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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김성환|작성시간11.09.15|조회수710 목록 댓글 5

일본은 왜 한국을 못살게 굴까?

한일간 갈등의 연원을 풀어줄 책이 마침내 출간되었다.

한류열풍이 일본열도를 뒤덮었어도 한일간의 갈등은 올해도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다. 최근에는 독도 상공을 비행했다는 이유로 일본 외무성이 대한항공 이용을 자제할 것을 직원들에게 지시했다. 그리고 일본 자민당 의원들은 한수 더 떠 울릉도를 방문을 시도하였다. 올해도 어김없이 8월 15일이 오면 한국에서는 광복절 행사가 거행될 것이고, 일제의 만행에 대한 규탄, 그리고 일본 정부의 진심어린 사과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울려 퍼질 것이다. 한편 일본에서는 우익 의원들의 야스쿠니신사(靖?神社) 참배가 또 감행될 것이다. 도대체 한국과 일본은 왜 갈등을 하는가? 일본은 왜 한국을 못 살게 굴까?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이 문제에 관심이 있으면서도 그 연원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한다. 그런데 이번에 한일간 갈등의 연원을 풀어줄 책이 지샘출판사에서 발간되었다. 책 제목은 『일본은 왜 한국을 못 살게 굴까?: 역사지리학적 고찰』이다. 이 책을 쓴 저자는 서울시립대학교에서 도시행정학과 박사과정을 수료한 김병섭씨이다.

저자는 교환학생으로 일본에 가 있는 동안 일본열도를 발로 누비고 다니면서 일본의 마을과 도시에 남아있는 여러 계파들의 흔적을 추적하였다. 저자에 따르면 일본사는 고(구)려계, 백제계, 신라계 간의 끊임없는 대립의 연속이었고, 어떤 계파가 열도를 장악하느냐에 따라 한반도와의 관계가 재정립되었다고 한다. 저자는 이 책에서 도시학 전공자답게 일본의 마을과 도시의 변형을 실감나게 보여주고 있으며, 이런 공간의 변형을 계파의 주도권 교체와 관련지어 설명하고 있다.

일본의 신사에 들어서면 코마이누(?犬)라 불리는 석상을 흔히 볼 수 있다. 코마이누는 고려개(高麗犬)를 의미한다. 그런데 일본 신사의 고려개 석상은 도쿠가와 이에야스(德川家康)가 열도를 장악한 이후에 설치되기 시작한 것이다. 그는 왜 열도에 고려개를 세웠을까? 왜 석상의 이름에 고려가 들어갈까? 그런데 더욱 우리의 흥미를 유발하는 것은 그가 거쳐했던 에도성(江戶城)의 성문 10채가 모두 고려문(高麗門)이었다는 것이다. 이건 어떻게 보아야 할까?

저자에 의하면 도쿠가와를 포함한 막부 가문들은 모두 다 고려계에 속한다. 그리고 막부와 대립하였던 임진왜란-메이지유신-한국병합-현 일본지배 세력은 백제계에 속한다. 백제계의 대표가문은 사쓰마번(薩摩藩)을 통치하였던 시마즈(島津) 가문인데 이 가문이 통치하였던 사쓰마, 즉 현 가고시마(鹿?島)에는 지금도 신사에 고려개가 존재하지 않는다.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전총리의 본향이 바로 가고시마이다. 그리고 메이지 정부가 손을 댄 신궁에서도 우리는 좀처럼 고려개를 볼 수 없다. 메이지 정부는 에도성의 고려문 2채를 철거하면서 에도(江戶)라는 마을(町)을 동경(東京)이라는 도시(都市)로 개조하였다. 근대공간인 도시는 고려문 철거로부터 시작되었던 것이다.

왜 중세시대 일본열도에서는 한반도를 언제나 고려라 칭했을까? 이 의문에 필자는 이성계 이후로도 한반도에는 계속해서 고려(高麗)가 있었고, 한반도를 포함한 대륙 전체가 조선(朝鮮)으로 불리었다는 주장을 펼친다. 이를 증명하기 위해 필자는 각종 지도와 문헌, 그리고 언어분석을 총동원한다. 그리고 당시 본조(本朝)라 불리었던 이씨조정(李氏朝廷)이 일제에 의해 이조(李朝)로 바뀌어 불리면서 이씨조선(李氏朝鮮)로 둔갑되었다는 사실을 실감나게 설명한다.

한반도에 고려가 1000년 동안 이어졌고 - 비록 조정은 왕씨조(王氏朝)에서 이씨조(李氏朝)로 바뀌었지만 - 열도가 고려계에 장악되었을 때에 열도는 고려의 영향권 아래에 있었다. 중세시대 일본열도에는 여러 번국(藩國)들이 있었는데 이 번국(속국)들을 느슨하게 세력권 아래에 두었던 것이 바로 고려의 제국체제였다. 이는 신채호가 『조선상고사(朝鮮上古史)』에서도 언급한 바 있다. 한편, 저자에 의하면 명(明)과 이조, 그리고 청(淸)과 이조가 함께 조선이라는 제국을 구성하고 있었다고 한다.

일본의 역사왜곡에 열 받아 하면서도 정작 일제가 도대체 무엇을 왜곡했는지 우리는 잘 모른다. 좀 제대로 알고 열 받아도 받아야 한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그리고 일본이 왜 자꾸 한국을 못 살게 구는지 그 연원에 대해서도 제대로 알아야 진정한 협력적 한일관계가 구축될 수 있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다소 파격적인 주장이 있지만 이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저자는 일본열도를 발로 누비고 다니며 자료를 수집했다. 이 책은 일본의 마을과 도시를 자세히 설명하고 있어 일본여행 가이드북으로도 손색이 없을 것이다. 이 무더운 여름. 이 책을 읽어보며 한일간 얽히고설킨 실타래를 풀어봄은 어떠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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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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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김홍필 | 작성시간 11.09.15 이 책은 일전에 저자이신 김병섭 선생님이 이 카페에서 직접 소개하셨습니다.
  • 작성자김병섭 | 작성시간 11.09.15 고맙습니다.
  • 작성자김대준 | 작성시간 11.09.16 시대소리에서부터 좋은 정보, 감명깊게 보고 있었습니다. 금번에 출판하신 책 또한, 이미 나오자마자 구입하여 현재 즐거운 마음으로 독서중에 있습니다. 내용을 접하다보면 -제 주관적인 생각에 기인하여- 제가 생각해오던 역사적 가치관과 부합되지 않는 경우도 있고, 기존의 알려진 강단 역사를 생각보단 너무 인정하시는게 하는가 하는 생각도 들었고, 또한 가정(추론)을 선생님의 주장의 근거로 삼고 있는 부분도 있지 않나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생각은 아주 작은 부분만을 차지할 뿐, 엄청난 조사와 노력을 기반으로 방대한 사항들에 대한 훌륭한 논리를 펴시는 모습에 감동받고 있습니다.
  • 작성자김대준 | 작성시간 11.09.16 아직은 다 읽어 보지도 못했고, 1~2회 독서로는 방대한 내용을 미처 파악하기도 힘들것 같아서, 충분히 숙독한 뒤에 몇가지 의문들에 대하여 문의도 드려보고, 좋은 저서에 대한 감사의 말씀도 드리고 싶습니다.
  • 작성자김대준 | 작성시간 11.09.16 그리고, 김홍필 선생님께서 자유게시판을 통해 김병섭선생님과 검증토론을 하셨던 내용들도 매우 긴요하게 잘 보았습니다. 역사의 "o"도 모르는 사람이지만, 선생님들의 노력에 멀리서나마 항상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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