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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사보고서

작성자차재현|작성시간07.04.10|조회수84 목록 댓글 0

답사를 다녀와서...

답사에 대한 여러 정의가 있겠지만 내가 생각하는 답사는 과거의 사람들과 현세의 사람들을 이어줄 수 있는 끈을 찾아 떠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백제의 미륵신앙의 본거지이지만 지금은 폐허가 되어 터만 남은 미륵사지나 약 110년 전의 농민들의 핍박의 설움과 흐느낌을 느낄 수 있는 황토현 전적지처럼 당시의 모습은 찾을 수 없지만 그곳에서 옛 우리 조상들의 치열했던 삶의 현장을 내 손으로 만져보고 그곳의 흙을 밟아볼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는 답사가 참 매력 있다고 생각한다. 또한 낮 시간에는 옛 우리 조상들의 진면목을 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면 밤에는 선후배사이의 어색함을 없애고 개개인의 진면목을 약간의 음주가무(?)를 통해서 알아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는 점에서 답사는 친목의 기능까지 한다. 새내기 배움터, 입학식, 온갖 환영회, 개강총회, 엠티 등 3월 한 달의 바쁜 일정들이 있지만 그래도 뭐니 뭐니 해도 3월 최고의 행사는 춘계답사라고 생각한다. 교정을 떠나서 야외에서 또 같은 숙소에서 서로 부대끼면서 3박4일을 지겹도록 붙어 다니면서 피어나는 선후배간의 우정과 사랑(?)등이 생겨나기 때문이다.

 

전라북도...이곳은 생각보다 많은 애환을 갖고 있는 지방이다. 물론 남도음식과 육자배기 소리, 한지 등 아름다운 우리 전통문화의 본고장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런 것을 가능케 했던 넓고 기름진 평야에서 풍성하게 나오는 물자들이 수탈의 대상의 되었고 이를 저지 하기위한 투쟁의 불씨가 타오르기도 했던 곳이고, 이러한 억압과 핍박 속에서 그들의 정신적 해방을 염원했던 메시아니즘이 성행했던 곳 이기도하다. 전라북도 일대는 토질이 비옥하고 물이 풍부하여 넓은 평야가 형성되어 곡식이 풍부하였다. 때문에 남도음식이 오늘날까지 상다리가 휘어질 만큼 많은 반찬의 수와 좋은 쌀로 지은 밥으로 많은 이에게 음식하면 남도음식이라는 인상을 준다. 특히 여러 가지 야채와 찰진 밥으로 만들어진 전주비빔밥은 이곳을 대표하는 음식이라고 생각한다.

 

답사기간 동안에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메시아니즘이다. 전라북도 일대는 미륵신앙과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다. 금산사, 미륵사, 금산교회, 구릿골약방 등은 그들의 현실에서의 억압받는 삶의 해방구를 찾는 곳이기도 하였다. 금산사나 미륵사는 도솔산에서 수행하며 57억년이 지나면 세상 모든 중생을 구제하러 내려온다는 백제의 미륵신앙의 성지이다. 백제에서는 6세기 이후부터 미륵신앙이 널리 퍼져 있었다. 634년에 낙성된 미륵사는 왕이 익산 지방에 별도를 경영함에 따라 세운 삼국 제1의 규모를 가진 대 가람이었다. 창건 연기 설화가 말해 주고 있듯이 이 절은 왕과 왕비의 원찰이었고, 백제 미륵신앙의 중심사원이었다. 특히 용화산 아래의 연못에서 미륵 삼존이 출현하였다고 한 것으로 보아 당시의 미륵신앙은 주로 하생신앙이었음을 살필 수 있다. 금산사의 미륵전의 어마어마한 불상과 미륵사지의 남아있는 석탑은 그 당시 사람들의 열망을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금산교회는 이곳 전라북도의 지방에서 미륵신앙의 또 다른 면모를 살펴 볼 수 있다. 불교계의 미륵신앙은 기독교적 메시아니즘과 관계가 많다. 이러한 사실에서 볼 때 금산교회는 미륵신앙의 성지에서 또 다른 관점에서의 미륵신앙이라고 볼 수 있다. 비록 종교는 틀리지만 그들이 갈구 하는 현세의 고통을 덜어주길 바라는 염원이 담겨져 있는 거 같다. 그리고 불교계에서 분파된 신흥 종교 중에는 전통적인 불교의 미륵 신앙을 그들의 교리 속에 절충하여 가진 경우가 있다. 주로 증산교와 용화교가 그 대표적인 예이다. 증산 강일순은 평소 제자들에게 금산사의 미륵불로 강림할 것이라고 말해 왔다고 한다. 한편 서백일이 세운 용화교는 금산사를 본거지로 삼아 한 때 그 교세를 떨치기도 하였다. 1966년 교주 서백일이 피살된 뒤 그 교세는 쇠퇴하였지만 금산사 주변의 용화동을 중심으로 용화교를 신봉하는 사람들이 많이 살고 있다. 이처럼 김제의 금산사 미륵전을 중심으로 찾아들었던 대부분의 미륵 신자들은 증산교 계통의 신흥종교의 신도들이었다. 이러한 증산교 계통의 신흥종교의 시발점이 되는 곳이 구릿골 약방이다.

 

이처럼 이곳 전라북도는 천혜의 자연환경 덕분에 잦은 수탈과 학정이 빈번하였던 곳이다. 따라서 이러한 지역에서의 특수성을 띄고 성행하였던 미륵신앙은 그 당시사람들의 현세에 대한 불만과 억압에서 해방되고자 하는 욕구들이 얼마나 절박했는지 알 수 있었다. 비록 3박 4일의 짧은 답사였지만 57억년이 지나면 세상 모든 중생을 구제하러 내려온다는 미륵불을 애타게 기다리던 그 당시 사람들의 심정과 이를 비롯하여 후대에 나오게 되는 메시아니즘적 성향을 띈 한국의 전통종교들의 성지가 된 전라북도, 나에게 이번 답사는 전라북도는 단지 풍부한 음식과 소리와 한지의 고장이라는 인식을 뛰어넘어 약 1500년 전부터 이어져오기 시작한 미륵신앙의 성지라는 생각을 갖게 해줄 수 있는 좋은 경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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