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10.21.주보.금주의 나눔)
작성자청대산|작성시간18.10.21|조회수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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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 오세영
우리 모두
시월의 능금이 되게 하소서.
사과알에 찰찰 넘치는 햇살이
그 햇살로 출렁대는
아아, 남국의 바람
어머니 입김 같은
바람이게 하옵소서
여름내 근면했던 원정(園丁)은
빈 가슴에 낙엽을 받으면서,
짐을 꾸리고
우리의 가련한 소망이
능금처럼 익어갈 때,
겨울은 숲 속에서
꿈을 헐벗고 있습니다.
어둡고 긴 밤을 위하여
어머니는 자장가를 배우고
우리들은 영혼의 복도에서
등불을 켜드는 시간,
싱그런 한 알의 능금을 깨물면
한 모금, 투명한 진리가,
아아, 목숨을 적시는 은총의 가을
시월에는 우리 모두
능금이 되게 하소서.
능금알에 찰찰 넘치는
햇살이 되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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