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접시꽃
말씀
우리가 이 보배를 질그릇에 가졌으니 이는 심히 큰 능력은 하나님께 있고 우리에게 있지 아니함을 알게 하려 함이라(고린도후서 4:7).
묵상
‘접시꽃’하면 생각나는 시인이 있다.
도종환 시인의 ‘접시꽃 당신’, 먼저 하늘로 간 아내를 그리워하며 지은 시다.
옥수수잎에 빗방울이 나립니다
오늘도 또 하루를 살았습니다
낙엽이 지고 찬바람이 부는 때까지
우리에게 남아 있는 날들은 참으로 짧습니다(접시꽃 당신 – 1연)
여름 초입에 피어나기 시작하는 접시꽃은
한여름에 절정을 이루지만,
그 이후에 낙엽 지고 찬바람 불 때까지도 간헐적으로 꽃을 피워낸다.
그 꽃의 행렬은 무서리가 내리기 전까지 이어진다.
접시꽃은 꽃의 크기로는 상당히 큰 꽃에 속한다.
크지만 이파리는 여리고 부드러워 잠자리 속날개보다도 얇은듯하다.
그 접시에 뭘 담을까?
고작해야 자기가 떨군 꽃술을 담고도 쩔쩔매는데.
어느 여름날 아침,
활짝 피어난 붉은색, 흰색, 연분홍색 접시꽃을 바라보니
그 빈 접시에 하늘과 바람을 가득 담고 노란 꽃술로 상을 차려
귀한 손님들을 초대하여 한껏 잔치를 벌인다.
그는 낮이면 그 여린 꽃잎을 열어 하늘과 바람을 담고,
밤이면 닫힌 꽃 떨어진 곳에 별을 담아 낙엽지고 찬바람 불기 전에 씨앗을 맺는다.
기도
주님, 질그릇과 같은 우리의 마음에 임하시어 함께하시니 감사합니다. 아멘.
접시꽃 : 봄이나 여름에 씨앗을 심으면 그 해에는 잎만 무성하게 영양번식을 하고 이듬해 줄기를 키우면서 꽃이 핀다. 씨앗이 촘촘한 바퀴모양이며 꽃과 열매의 둥근 모양이 접시를 닮아 접시꽃이라고도 한다. 꽃가루가 많아서 벌과 곤충이 즐겨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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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절" 50가지 들꽃과 나무를 묵상하며, 창조주 하나님 안에 깊이 머물러 보길 소망합니다.
점점 심각해지는 기후 위기와 생태계 파괴는 피조물 전체의 삶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이 때, 우리는 창조주를 기억하며
우리 주변에 얼마나 아름답고 소중한 생명들이 함께 살아가고 있는지 바라보아야 합니다.
9월 1일부터 대림절 전까지를 동방 정교회는 1989년부터, 가톨릭교회는 2015년부터
‘피조물 보호를 위한 기도의 날’로 정하여 기념하며 기도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기독교환경교육센터 '살림'에서는 9월 1일부터 시작되는 창조절 동안 하루 한 생명 씩,
총 50가지의 들꽃과 나무를 묵상함으로 창조주를 기억하며, 기후 위기 속에서도 나를 살아 있게 하는 지구와
그 안에서 우리와 더불어 숨쉬고 있는 생명을 보고 듣는 시간을 갖고자 ‘창조절 생태묵상 50’캠페인을 시작합니다.
50일 동안 창조주 안에 깊이 머물며, 그 안에서 들려오는 살아있는 말씀에 귀 기울이고,
생명 하나하나를 보고 듣고 느끼는 시간을 갖는다면,
나와 이웃을 이해하면서 지구를 지키고 돌보는 일에 큰 힘이 될 것입니다.
매일 한 가지씩 들꽃(혹은 나무) 이미지 묵상카드를 묵상하는 가운데 창조주 하나님이 우리 안에 심겨두신
살림의 씨앗을 싹틔워 세상을 살릴 힘을 더하여 주시리라 믿습니다.
우리 교회도 같은 마음으로 9월 16일(월)부터 주 5일(월~금), 50일 동안 기독교환경교육센터 '살림'에서
제안하여 제공하는 묵상자료(생태묵상 카드)를 하루에 하나씩 올려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