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 윤판나물
말씀
하나님은 죽은 자의 하나님이 아니요 산 자의 하나님이시라 너희가 크게 오해하였도다 하시니라(마가복음 12:27).
묵상
식물 이름은 아무렇게나 붙인 것이 아니다.
세심한 관찰력의 결과다.
때로는 외형을 따라, 때로는 효능을 따라, 혹은 열매의 모양에 따라, 맛에 따라…….
그렇다면 이름을 붙일 때 비슷한 것, 그러니까 ‘사촌격’에 해당하는 식물의 이름을 붙일 때는 어떻게 할까? ‘개, 아재비, 벌’ 이런 것이 붙은 이름을 보셨을 것이다. 이런 것들은 대부분 좀 못난 것으로 분류된다. 비슷한데 못생겼거나 효용이 덜하거나 쓸모가 적으면 이름 앞이나 뒤에 이런 단어를 붙여주는 것이다.
개별꽃, 개망초, 미나리아재비, 윤판나물아재비. 벌노랑이.
한동안 ‘윤판나물’을 ‘윤판나물아재비’로 알고 있었다.
그 한동안은 무려 10년이 넘는 시간이었다. 나름 식물에 대해서 안다고 생각하고 있었으므로, 단 한 번도 내가 그 이름을 잘못 알고 있을 것으로는 생각하지 못했던 것이다. ‘윤판나물’이 너무 궁금했다. ‘아재비’가 이 정도면, 윤판나물은 더 대단할 것이라는 생각 때문이었다. 그런데 윤판나물아재비로 알고 있었던 그것이 윤판나물이었다. 무려 10년 만에.
윤판나물의 꽃말은 ‘당신을 따르겠습니다.’이다.
이른 봄에 여린 순은 나물로 먹어도 좋다는데, 지난 10년 동안 무성하다 못해 잡초처럼 무성한 윤판나물 맛도 보질 못했다. ‘아재비’므로, 독성이 있을지도 모른다고 지레짐작했던 것이다.
이런 오해는 애교일 수도 있겠다.
그러나 만일, 우리가 하나님을 오해하고 있다면 어떨까?
하나님을 사랑한다는 이들은 넘쳐난다.
그런데도 이 세상은 여전히 안녕하지 못하고,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다는 사람들이 오히려 하나님의 이름을 더 망령되게 한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기도
주님, 당신을 사랑한다며 스토커로 살아가는 것은 아닌지 돌아보게 하옵소서. 아멘.
*윤판나물: 4~6월에 황금색과 흰색의 꽃이 피고 가지 끝에 1~3개씩 아래를 향하여 달린다. 꽃이 아름답고 번식 및 재배가 용이하여 공원 등의 낙엽성 교목 하부식재용 지피식물로 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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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절" 50가지 들꽃과 나무를 묵상하며, 창조주 하나님 안에 깊이 머물러 보길 소망합니다.
점점 심각해지는 기후 위기와 생태계 파괴는 피조물 전체의 삶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이 때, 우리는 창조주를 기억하며
우리 주변에 얼마나 아름답고 소중한 생명들이 함께 살아가고 있는지 바라보아야 합니다.
9월 1일부터 대림절 전까지를 동방 정교회는 1989년부터, 가톨릭교회는 2015년부터
‘피조물 보호를 위한 기도의 날’로 정하여 기념하며 기도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기독교환경교육센터 '살림'에서는 9월 1일부터 시작되는 창조절 동안 하루 한 생명 씩,
총 50가지의 들꽃과 나무를 묵상함으로 창조주를 기억하며, 기후 위기 속에서도 나를 살아 있게 하는 지구와
그 안에서 우리와 더불어 숨쉬고 있는 생명을 보고 듣는 시간을 갖고자 ‘창조절 생태묵상 50’캠페인을 시작합니다.
50일 동안 창조주 안에 깊이 머물며, 그 안에서 들려오는 살아있는 말씀에 귀 기울이고,
생명 하나하나를 보고 듣고 느끼는 시간을 갖는다면,
나와 이웃을 이해하면서 지구를 지키고 돌보는 일에 큰 힘이 될 것입니다.
매일 한 가지씩 들꽃(혹은 나무) 이미지 묵상카드를 묵상하는 가운데 창조주 하나님이 우리 안에 심겨두신
살림의 씨앗을 싹틔워 세상을 살릴 힘을 더하여 주시리라 믿습니다.
우리 교회도 같은 마음으로 9월 16일(월)부터 주 5일(월~금), 50일 동안 기독교환경교육센터 '살림'에서
제안하여 제공하는 묵상자료(생태묵상 카드)를 하루에 하나씩 올려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