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 능소화
말씀
내 사랑하는 형제들아 너희가 알지니 사람마다 듣기는 속히 하고 말하기는 더디 하며 성내기도 더디 하라(야고보서 1:19).
묵상
능소화는 ‘양반꽃’이라고 불리기도 했다.
지금이야 누구나 능소화를 키울 수 있지만, 과거에는 그렇지 않았다.
소위 ‘양반’들만이 소유할 수 있었던 꽃이었고, 양반 아닌 이들이 능소화를 키웠다가는 사형을 당하는 일도 있었다고 한다.
시절이 많이 좋아졌다.
누구나 능소화를 키우고 싶으면 키울 수 있다.
줄기가 덩굴처럼 타고 올라가므로 도시의 시멘트방음벽이나 옹벽에 많이 심는다.
꽃도 아름답지만 줄기가 시멘트나 옹벽의 갈라지는 틈을 잡아준다.
풍성한 이파리는 비가 많이 내리는 여름 장마철 방수에 그만이다.
흠이 있다면,
나무를 타고 올라가면 이내 기둥 역할을 하던 나무는 죽는다는 것이다.
안타까운 것은
요즘 조경화로 심어지는 능소화 대부분이 외래종이라는 것이다.
토종 능소화의 꽃은 조금 연한 빛이고, 외래종은 진한 빛이 난다.
물론, 모양도 약간 다르다.
개인의 취향에 따라 다를 수 있겠지만, 나는 토종이 좋다.
조금 못 생기고, 작아도 토종이 좋다.
토종 씨앗을 지키자는 운동이 있다.
아주 중요한 운동인데 일반인들의 인식은 그 중요성에 비하면 미미하다.
미래의 전쟁은 씨앗, 특히 식량과 관련된 것이 한 나라의 운명을 좌우할 것이다.
능소화는 귀를 닮았다.
말하기는 더디 하고 듣기는 속히 하라는 말씀을 떠올리게 하는 꽃이다.
오늘 당신의 귀는 어디를 향하고 있는가?
기도
주님, 우리의 입을 열어 생명을 살리는 말을 하게 하옵소서. 아멘.
*능소화: 6월부터 주홍색의 꽃이 피며 화관은 깔때기와 비슷한 종 모양. 금등화라고도 한다. 줄기의 마디에서 생기는 붙음 뿌리를 벽이나 다른 나무에 붙여 가며 타고 오르는 덩굴식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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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절" 50가지 들꽃과 나무를 묵상하며, 창조주 하나님 안에 깊이 머물러 보길 소망합니다.
점점 심각해지는 기후 위기와 생태계 파괴는 피조물 전체의 삶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이 때, 우리는 창조주를 기억하며
우리 주변에 얼마나 아름답고 소중한 생명들이 함께 살아가고 있는지 바라보아야 합니다.
9월 1일부터 대림절 전까지를 동방 정교회는 1989년부터, 가톨릭교회는 2015년부터
‘피조물 보호를 위한 기도의 날’로 정하여 기념하며 기도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기독교환경교육센터 '살림'에서는 9월 1일부터 시작되는 창조절 동안 하루 한 생명 씩,
총 50가지의 들꽃과 나무를 묵상함으로 창조주를 기억하며, 기후 위기 속에서도 나를 살아 있게 하는 지구와
그 안에서 우리와 더불어 숨쉬고 있는 생명을 보고 듣는 시간을 갖고자 ‘창조절 생태묵상 50’캠페인을 시작합니다.
50일 동안 창조주 안에 깊이 머물며, 그 안에서 들려오는 살아있는 말씀에 귀 기울이고,
생명 하나하나를 보고 듣고 느끼는 시간을 갖는다면,
나와 이웃을 이해하면서 지구를 지키고 돌보는 일에 큰 힘이 될 것입니다.
매일 한 가지씩 들꽃(혹은 나무) 이미지 묵상카드를 묵상하는 가운데 창조주 하나님이 우리 안에 심겨두신
살림의 씨앗을 싹틔워 세상을 살릴 힘을 더하여 주시리라 믿습니다.
우리 교회도 같은 마음으로 9월 16일(월)부터 주 5일(월~금), 50일 동안 기독교환경교육센터 '살림'에서
제안하여 제공하는 묵상자료(생태묵상 카드)를 하루에 하나씩 올려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