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 산벚
말씀
나의 걸음이 주의 길을 굳게 지키고 실족하지 아니하였나이다 / 하나님이여 내게 응답하시겠으므로 내가 불렀사오니 내게 귀를 기울여 내 말을 들으소서(시편 17:5,6).
묵상
걷을 수 있다는 것은 축복이다.
몸의 가장 밑바닥, 온몸을 지탱하고 있는 발바닥은 걷기의 신(神)이다.
걷기의 神인 발바닥은 노래한다.
"멈춰 섬 또한 좋은 일"이라고. -나나오 사카키,<걷기의 신, 발바닥> 중에서
천천히 걸어도 오랜 시간이 지나자 발바닥이 뜨거워졌다.
신발을 벗어 던지고 맑은 계곡물에 발을 담그자, 온몸이 그 맑은 물을 빨아올리듯 맑아진다.
가만히 계곡바위에 앉아 신록의 이파리들을 바라보았다.
빛과 신록의 이파리들이 어우러져 신비한 빛의 잔치를 벌이는 중이다.
이런 축제의 숲길을 바쁘게 지나치는 것은 축제를 연 그들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어디 숲길, 산만 그렇겠는가?
조금 더 마음이 넓어져 더 많은 생각을 품게 되었다는 느낌,
여전히 부족하지만 간혹은 손해를 보고서도 허허로이 웃을 수 있게 된 것도
그들에게서 배운 삶의 단편들이다.
계곡에 발을 담그고 숲을 바라보니 산벚이 봄바람에 춤을 춘다.
산벚은 꽃을 먼저 피우고 이파리를 내는 벚꽃과 다르게 이파리와 꽃이 함께 피어난다.
약간 분홍빛이 도는 산벚과 갓 올라온 연록의 이파리는 금상첨화다.
잘 어울리는 한 쌍이다..
그를 바라보자 휘파람이 절로 나온다.
마음이 편해진다.
걷기의 신(神)인 발도 편안하다고 한다.
걷기의 神 가라사대, "아직도 등산만 하십니까?" 우리에게 묻는다.
기도
주님, 숲길을 천천히 걸을 때에 마음이 넓어져 손해를 보더라도 허허로이 웃을 수 있게 도우소서. 아멘.
* 산벚나무 : 산에서 자라는 벚나무란 뜻. 잎과 꽃이 거의 같이 핀다. 꽃차례에는 잎자루가 거의 없으며 작은 꽃자루, 자방, 암술대에 털이 없고 꽃받침통도 부풀지 않으며 잎자루에 선점1~2개가 있다. 재질이 균일하고 비중이 글자 새김에 최적격이어서 팔만대장경의 64%가 이 나무로 만들어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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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절" 50가지 들꽃과 나무를 묵상하며, 창조주 하나님 안에 깊이 머물러 보길 소망합니다.
점점 심각해지는 기후 위기와 생태계 파괴는 피조물 전체의 삶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이 때, 우리는 창조주를 기억하며
우리 주변에 얼마나 아름답고 소중한 생명들이 함께 살아가고 있는지 바라보아야 합니다.
9월 1일부터 대림절 전까지를 동방 정교회는 1989년부터, 가톨릭교회는 2015년부터
‘피조물 보호를 위한 기도의 날’로 정하여 기념하며 기도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기독교환경교육센터 '살림'에서는 9월 1일부터 시작되는 창조절 동안 하루 한 생명 씩,
총 50가지의 들꽃과 나무를 묵상함으로 창조주를 기억하며, 기후 위기 속에서도 나를 살아 있게 하는 지구와
그 안에서 우리와 더불어 숨쉬고 있는 생명을 보고 듣는 시간을 갖고자 ‘창조절 생태묵상 50’캠페인을 시작합니다.
50일 동안 창조주 안에 깊이 머물며, 그 안에서 들려오는 살아있는 말씀에 귀 기울이고,
생명 하나하나를 보고 듣고 느끼는 시간을 갖는다면,
나와 이웃을 이해하면서 지구를 지키고 돌보는 일에 큰 힘이 될 것입니다.
매일 한 가지씩 들꽃(혹은 나무) 이미지 묵상카드를 묵상하는 가운데 창조주 하나님이 우리 안에 심겨두신
살림의 씨앗을 싹틔워 세상을 살릴 힘을 더하여 주시리라 믿습니다.
우리 교회도 같은 마음으로 9월 16일(월)부터 주 5일(월~금), 50일 동안 기독교환경교육센터 '살림'에서
제안하여 제공하는 묵상자료(생태묵상 카드)를 하루에 하나씩 올려드립니다.